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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외 지역 여행/세계일주여행

[비즈니스 클래스 커플 세계일주여행]3일째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빅토리아 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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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항공의 비즈니스 클래스를 탄 것은 둘째날 늦은 오후이었다. 세계일주여행의 첫 기착지 였던 홍콩의 더위에 지친 우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스튜어디스에게 샴페인을 청해 갈증을 달랬다. 이륙한지 한시간 정도 지나자 저녁 식사를 서빙한다. 애피타이저 세팅을 사진에 담았다. 테이블 보 부터 소금 후추 통까지 모두 5성급 호텔의 식당 수준이다. 

식사는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치즈와 과일 순으로 스튜어디스가 가져다 주고 술도 샴페인, 와인, 코냑, 포르투 와인 순으로 마실 수 있으나 와인과 포르투 와인만 마셨다. M은 와인 한잔이 고작...

세계일주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한 여러 항공사 중에서도 최고의 항공사답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세심한 서비스를 받으며 세시간 남짓을 날아 싱가폴 창이공항에 내리니 밤이 깊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가로수로 덮힌 아름다운 길이 그리웠지만 그날은 공항에서 바로 환승을 해야 했다. 우리는 휴식을 위해 싱가폴항공의 비즈니스클래스 라운지를 찾았다. reception에서 항공편을 알려주고 boarding 시작하면 알려 달라고 부탁을 해두었다. 혹시 잠들지도 모르니까. 

항공사 홈구장 격인 창이공항의 싱가폴항공 비즈니스클래스 라운지는 넓고  안락했다. 음식 역시 미국이나 유럽항공사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이었다.

밤 비행기를 타면 또 거나한 식사판이 벌어질테니 허기가 지지 않을 정도만 요기를 하고 쉬었다. 

우리를 아프리카로 데려다 줄 항공편은 심야에 출발하는 바람에 타자 마자 잠이 들었다. 낮동안의 피로가 모두 몰려 와 자리를 완전히 눕히자 마자 바로 기절한 것 같다. 목적지는 케이프타운. 

보안관처럼 우락부락한 스튜어디스가 서비스를 하는 미국과 유럽의 항공사를 타면 본전이 간절해 진다.  반대로 지나치다 싶을만큼 personal 친절을 베푸는 우리나라 항공사의 서비스도 부담스럽다. 수영복 심사까지 한다는 소문이 있는 싱가폴항공의 서비스는 있는듯 없는듯 숲속의 맑고 편안한 공기처럼 완벽하다.

침대만큼 넓지는 않아도 완전히 펼쳐져 누울 있는 좌석 덕에 나와 M은 다섯시간 이상 숙면을 취할 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세계 최고의 금과 다이아몬드 생산국이자 흑인의 인권이 마지막까지 철저히 짓밟혔던 나라. 서양 열강이 갈구하는 자원을 가졌다는 것이 오히려 저주가 되어 원주민들이 비참하게 착취당하는 희생양의 전형인 나라. 만델라의 흑인 해방운동으로 이룩한 민주화 이후 오히려 범죄가 늘어 최대 상업도시 요하네스버그가 버려진 도시가 되어가고 있는 나라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발전된 국가다.  

공항만 벗어나면 날치기에 노상강도가 판을 친다는 요하네스버그와는 달리 케이프타운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공항에서 도심의 호텔로 가는 택시안에서 모습도 정돈되고 관리된 모습이어서 아내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숨기고 있던 불안감을 날려 버릴 있었다. 


남아공 나라꽃 이름을  프로테아 호텔은 거대도시의 호화로운 모습은 아니었지만 지내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미국 대도시에서 만나는 holiday inn같은 느낌이랄까. 

배정받은 객실에서 정오까지 머물며 쉬었는데 아무데서나 자는 잠을 이룰 있었지만 M은 그렇지 못한 눈치다. 점심도 먹을겸 호텔을 나서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내를 거쳐 케이프타운 최고의 관광명소인 Victoria and Alfred Waterfront 걸어갔다

줄여서 워터프론트 또는 빅토리아 워프 Victoria Wharf 라고 부르는 항구엔 유람선이 가득 정박하고 있고부두엔 호객꾼들이 손님을 유혹한다

카페쇼핑몰음식점으로 가득해 무척 번화하고 그만큼 사람도 다른 어느 거리보다 많이 다닌다.

 멀리 케이프타운의 명물 Table Mountain 유월의 시리도록 푸른 하늘 아래 병풍처럼 도시를 둘러싸고 있었다.


수많은 상점들 adventure center라는 간판에 이끌려 들어가 보니 다이빙부터 사파리까지 도시에서 있는 모든 관광상품을 예약하는 곳이었다. 우리는 시내구경, 다음 날은 희망봉 관광, 마지막인 사흘째는 골프를 하기로 하고 필요한 예약을 마쳤다

활동계획을 세우고나니 갑자기 시장기가 엄습한다. 크고 작은 카페와 보다 격식을 갖춘 레스토랑까지 너무 다양한 식당이 있어 오히려 선택이 어려웠. 두 바퀴를 돌아 보고난 후에야 해산물 전문식당의 부둣가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먹고싶은 메뉴가 많은 탓에 한참을 고민하다 해산물 모듬 구이와 맥주를 시켰다. 먼저 가져다 맥주잔을 마주 놓고 아내와 남반구의 태양을 즐겼다. 겨울이 한창인데 기온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공기는 너무나 상쾌하였다. 

테이블엔 엄마, 이모 그리고 아들 둘이 앉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 눈길을 돌려보니 아들은 엄마 얘기를 경청하고 있는데 작은 녀석은 앞의 핫쵸콜릿 잔에만 관심이 쏠려 눈을 떼지 못한다. 귀여운 녀석이었다.

20 남짓이 흐르자 주문한 요리가 세수대야 크기의 팬에 가득 담겨 나왔다. 생선들과 조개들, 새우에 바닷가재까지정말 입이 벌어지는 풍성함이었는데 숯불에 구워낸 또한 일품이었다.


점심을 한시간 이상 천천히 먹고 난 후, 빅토리아 워프를 둘러보았다. 요트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좁은 물길 위에 놓인 철제 다리에서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그리고 곧 이어 다리가 옆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리가 90도 오른편으로 돌아간 후 높은 돛대를 단 카타마란 한 척이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 



유람선이 정박한 곳에는 출항시간이 가까웠는지 사람들이 하나 둘 배에 오르고 있었다. 

동경과 불안함으로 시작한 아프리카 여행의 첫 날은 세련되고 아름다운 케이프타운의 워터프론트에서 편안한 즐거움으로 가득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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