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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외 지역 여행/세계일주여행

[비즈니스 클래스 커플 세계일주여행]3.5일째 케이프타운 희망봉 요새 Leerdam, 테이블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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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마치고 시내 구경을 가려고 빅토리아 워프를 나와 관광용 2 버스를 탔다. 지붕이 없는 2층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심의 금융가와 번화가를 구경할 있었다. 그런데 시내 중심의 가로수마다 노숙자 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공원에도 심심치 않게 있었는데 모두 흑인이었다. 화려한 고층건물 사이에서 시들어가는 흑인들의 초라한 모습에서 나라가 겪고 있는 아픔을 보았다. 

Leerdam 케이프타운의 방어 요새로 바닷가에 지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바다를 없는 곳에 성벽만 건재하다. 선을 향해 불을 뿜었을 대포는 아스팔트에 박혀 가드레일이 되어버렸다. 요새 앞엔 넓은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군데군데 시커먼 것들이 뒹군다. 흑인들낮잠을 자는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건지 모두 누워 있다. 아직 해가 지려면 제법 있어야 하는데의욕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부랑자가 도심을 어슬렁거리면 대도시는 슬럼화되기 십상이다. 멀리 table mountain 아름다운 맑은 하늘이 다웠지만 자칫 모든 것이 폐허가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타깝다. 병든 남아공.

리어담 Leerdam은 희망봉 요새, 희망봉 성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곳이다. 실제 네덜란드에 있는 마을이름을 그대로 쓴 것이라고 한다. 남아공을 처음 정복한 사람들이 네덜란드 사람이었고 그들이 요새를 지었던 것이다. 

멀리 테이블마운틴의 평평한 정상이 보이는데 요새로 들어가는 잔듸밭에 흑인들이 누워 빈둥거리고 있다. 그들이 태평한 것인지 보는 내가 이상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누군가가 "노예의 타성에 빠지면 안된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성벽 위에는 몇 나라의 국기가 게양되어 있고 벽에 Leerdam이라고 써있다. 'dam'은 암스테르담 처럼 지명에 사용되는 어미인 것 같다. 

요새로 들어가는 길에 가드레일이 특이하다. 바로 수백년 전에 사용된 대포의 포신을 땅에 박고 대포와 대포 사이를 체인으로 엮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중요 거점으로 대단한 위용을 떨쳤을 요새의 입구에 이젠 초병도 서지 않는다. 

케이프타운 여행 첫날의 마지막 목적지는 테이블마운틴이었다. 투어 버스에서 내려 정상에 오르는 케이블카를 탔다. 정상으로 오르는 중에 멀리 대서양이 펼쳐진다. 

정상에는 바람이 제법 거세다. 서서히 기우는 태양빛 때문에 자외선으로 뿌연 가운데 멀리 반도 끝의 희망봉이 보인다. 


한동안 평평한 정상을 쏘다니며 이곳저곳을 보았다. 아래서는 완전 평평한 것 같아도 암반이 제법 거칠고 울퉁불퉁하다. 

케이프타운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에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었다. 웃고 있지만 사실 바로 뒤가 까마득한 절벽이라 넘어질까 살금살금 가서 앉은 곳이다. 

정상에 작은 돌로 지은 집이 식당 겸 기념품 가게였다. 안에 들어가 커피와 작은 기념품을 사서 시원하게 펼쳐진 장관을 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가게 앞에 어린 딸을 데려 온 모친이 왠 비둘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까마귀인가? 무엇이 되었건 서울에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녀석들인데 이곳에선 대접이 달랐다. 

방향감각이 둔해져 있는데 태양이 바다로 빠져들기 직전인지 바다에 불이 붙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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