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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셀리를 떠나 한시간 남짓 비행 끝에 마사이마라에 도착한다. 여기도 공항은 황량한 평원의 비포장 도로에 서 있었다.
같이 비행기를 타고 온 대부분의 승객들은 상기된 얼굴이다. 누구라고 할 것없이 수없이 들어 본 마사이마라 아닌가.
픽업나온 직원의 차를 타고 마사이마라 최초의 lodge인 키코록 Keekorok으로 이동한다. 20분을 달리니 마치 서부개척 시대 아파치족과 싸우는 미군의 요새 입구를 닮은 롯지 정문에 도착한다.
우리의 숙소는 암보셀리처럼 방갈로 타입의 단층 건물이었다.
내부는 소박하긴 했지만 주변 여건을 생각할 때 놀랄만큼 훌륭하다. 매트리스도 적당한 탄력을 유지하고...
방의 바깥은 바로 야생이다. 밤에는 사자울음이 바로 옆에서 들리는…
출입문과는 별도로 테라스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창밖으로 멀리 초원의 동물들을 볼 수 있다. 호텔 직원이 밤에는 테라스에 나가지 말란다.
'이사람아, 말 안해도 안나간다!'
산책 겸 롯지를 다녀보니 상당히 큰 규모인 것 같다. 게다가 확장공사를 하는지 건축이 한창이다.
왠지 게으를 것 같은데 인부들이 제법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다.
엄청난 크기의 나무가 아주 풍성한 가지를 여유롭게 펼치고 있는 풍경이 느긋하다.
어떤 나무는 삼층 높이는 되어 보이는데 꽃이 만발했다.
제법 큰 메인 빌딩이 자연 속에 낮게 엎드렸다. 식당과 카페가 인상적이다.
롯지에서는 식당과 로비가 있는 건물이 제일크다. 그 뒤 편으로는 강이 흐르는 넓은 습지가 있는데 데크로 이어진 통로를 만들어 사람들이 다닐 수 있다.
나무 데크는 습지 위에 제법 높게 설치되어 야생 속으로 길게 뻗어나갔다.
건물보다 큰 나무는 사람을 압도하기 보단 편안한 마을어귀 느티나무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암보셀리가 먼지로 기억되는 곳이었다면 마사이 마라는 훨씬 푸르다. 습지까지 있어 동물들이 살기 좋은 곳이었다. 롯지 내에는 원숭이 가족이 평화롭게 노닐고 있고...
호텔 경내에 마사이족 전사가 지나간다. 사자를 잡아야 성인으로 인정받는... '동물의 왕국'에서만 보던 그 전사가 내 앞을 걷고 있다. 멀리 대평원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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