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트로기르 첫 입항기 — 치오보 언덕 위 빌라에서 바라본 중세 도시
First Arrival in Trogir
수영장 너머로 중세 도시가 보이던 그날의 기록
도착 — 치오보 언덕 위의 빌라
스플리트 공항에서 렌트카로 약 15분 이동하여] 치오보 섬으로 들어갔다. 좁은 언덕길을 올라 빌라에 도착하니,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주인이 문을 열어주며 테라스를 가리켰다.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트로기르 구시가의 파노라마가 한눈에 들어왔다.
빌라는 언덕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트로기르 구시가 전체가 발아래 보였다. 주황빛 적벽 지붕이 빼곡히 들어선 섬 도시, 그 위로 솟은 성 로브로 대성당 종탑, 양쪽의 푸른 바다 — 그리고 바로 눈앞에 수영장. 이보다 더 완벽한 숙소가 있을까 싶었다.
수영장에서의 오후
짐을 풀자마자 딸 아이와 손녀는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물속에서 놀며 올려다보면 파란 하늘, 건너다보면 중세 도시 — 이런 수영장이 세상에 또 있을까. 나는 테라스 의자에 앉아 와인 한 잔을 따르며 풍경을 바라보았다. 항해의 긴장이 풀리고, 이곳에 왔다는 실감이 서서히 밀려왔다.
오후 내내 수영과 휴식을 반복했다. 수영장 물에 반사된 햇빛이 테라스 천장에 물결무늬를 만들었고, 가끔 아래쪽 수로에서 보트 엔진 소리가 올라왔다. 여행 중 가장 완벽한 오후였다.
구시가 산책 — 다리를 건너
저녁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언덕을 내려가 다리를 건넜다. 치오보 섬에서 트로기르 구시가로 들어가는 다리 위에 서면, 양쪽으로 수로의 물빛과 구시가의 성벽이 동시에 보인다. 다리를 건너 성문을 통과하는 순간, 시간이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좁은 석조 골목에 발을 들이자 바깥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공기가 흘렀다. 돌바닥은 수백 년간의 발걸음으로 반들반들해져 있었고, 석조 벽 사이의 화분에서 바질과 제라늄 향이 났다. 아이는 골목이 미로 같다며 신이 났고, 우리는 대성당 앞 광장에서 잠시 멈춰 라도반의 문을 올려다보았다.
저녁 식사 — 골목 안의 레스토랑
골목을 걷다 카메를렝코 란 이름의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석조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테이블 서너 개가 놓여 있었다. 돌바닥 위에 앉아 흑리조또와 그릴 생선을 문어 샐러드와 함께 시켰다. 달마시안 와인 한 병을 나누며, 석조 벽에 반사되는 따뜻한 조명 아래에서 식사를 했다.
음식은 소박하지만 완벽했다. 그날 아침 잡은 생선이라고 했다. 그릴에 구운 생선과 야채는 환상적이었다. 손녀 아이가 잠이 올 때까지 우리는 천천히 먹고 마시고, 골목에 울리는 식기 소리와 웃음소리를 들었다. 트로기르에서의 저녁 식사는 음식이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먹는 것이다.
돌아오는 길 — 야경
식사를 마치고 골목을 나오니 밤이 깊었다. 카메를렝고 요새가 황금빛 조명을 받아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워터프론트를 따라 걸으며 정박한 요트의 불빛이 수면에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성당 종탑은 밤하늘 위에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다시 다리를 건너 치오보 언덕을 올랐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며, 뒤를 돌아보면 트로기르 구시가의 야경이 점점 작아지며 더 아름다워졌다. 빌라에 도착해 테라스에 서서, 바다 건너 빛나는 중세 도시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보았다.
트로기르에서의 3일. 돌아보면 너무나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수영을 하고, 골목을 걷고, 밥을 먹고, 야경을 보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2300년 된 석조 도시 위에서, 아드리아해의 바람 속에서 일어났다는 것 — 그것이 트로기르의 특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