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도스 첫 방문 여행기 - 크루즈로 만난 기사단의 섬
그리스 로도스 첫 방문 여행기
My First Visit to Rhodes
크루즈 갑판에서 처음 본 중세 성벽, 그리고 언젠가 내 배로 돌아오겠다는 다짐
바다에서 본 첫인상
동지중해 크루즈의 기항지로 로도스가 일정에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솔직히 기대가 컸다. 도데카니사 제도의 중심,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로도스의 거상이 서 있었다는 섬. 해도에서만 보던 그 섬에 드디어 가는 것이다.
아침 6시쯤 갑판에 나갔다. 수평선 위로 길게 펼쳐진 섬의 실루엣이 보였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성벽과 탑의 윤곽이 선명해졌다. 세일러의 눈으로 자동으로 바람 방향을 가늠하고, 항구 입구의 수심을 상상했다. 크루즈 위에 있으면서도 습관은 어쩔 수 없었다.
만드라키 항구에서의 첫 걸음
크루즈 터미널에서 내려 만드라키 항구를 따라 걸었다. 항구 입구의 두 기둥 위에 사슴 동상이 서 있었다. 바로 이 자리에 기원전 280년, 높이 30미터의 로도스 거상이 서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흔적도 없지만, 이 항구가 2,300년 전에도 지중해 최고의 항구였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경이로웠다.
항구를 따라 늘어선 요트들이 눈에 들어왔다. 40피트급 세일링 요트부터 대형 모터요트까지, 다양한 배들이 정박해 있었다. 세일러의 본능으로 정박 상태를 하나하나 살폈다. 페너 방식으로 선미를 부두에 대고 앵커를 앞에 내린 지중해식 정박. 언젠가 저 자리에 내 배를 대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중세 속으로 — 구시가 산책
에반겔리스모스 교회 앞을 지나 구시가 성문으로 향했다. 두꺼운 성벽 사이 아치형 문을 지나는 순간, 시간이 60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좁은 돌바닥 골목, 양쪽으로 솟은 석조 건물, 그 사이로 드리운 부겐빌레아. 두브로브니크를 요트로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감동을 받았지만, 로도스의 구시가는 규모가 다른 수준이었다.
기사단의 거리(Street of the Knights)를 걸었다. 600년 전 성 요한 기사단이 걸었던 바로 그 돌바닥이다. 벽에는 기사단의 문장이 새겨져 있고, 아치형 통로가 건물과 건물을 연결한다. 유럽에서 이렇게 완벽하게 보존된 중세 거리는 처음이었다. 기사단장의 궁전 앞에 서니 성벽의 위압감에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본 에게해
오후에는 택시를 타고 로도스 아크로폴리스로 올라갔다. 몬테 스미스 언덕 위에서 아폴론 신전의 기둥 세 개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었다. 그 너머로 에게해가 끝없이 펼쳐졌다. 저 바다를 언젠가 내 배로 건너올 것이라 생각하니, 풍경이 다르게 보였다.
고대 경기장 유적 옆에 앉아 잠시 쉬었다. 2,400년 전 이 자리에서 운동선수들이 달렸고, 그 옆의 오데온에서 음악이 울려 퍼졌다. 그리스의 섬들을 다니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 땅에서는 역사가 그냥 발밑에 깔려 있다.
항구를 보면서 한 다짐
저녁이 가까워지자 다시 만드라키 항구로 돌아왔다. 석양이 항구 위로 퍼지고, 요트들의 마스트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항구 벤치에 앉아 한참을 바라봤다.
크루즈는 편하다. 갑판에서 커피를 마시며 섬에 접근하고, 셔틀을 타고 내려 구경하고, 저녁에 돌아오면 침대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세일러에게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내 손으로 돛을 올리고, 바람을 읽으며 항구에 접근하고, 직접 닻을 내리는 그 과정이 여행의 본질이다.
항구를 보면서 언젠가 내 배로 여기 들어오겠다고 다짐했다. 도데카니사 제도를 따라 코스, 카르파토스를 거쳐 로도스까지. 아마 2주는 필요할 것이다. 그때는 만드라키 항구 한가운데에 내 배를 대고, 이 구시가 골목을 매일 저녁 산책하겠다. 오늘은 크루즈의 기적 소리에 맞춰 서둘러 돌아가야 하지만, 다음번에는 출항 시간을 내가 정하는 여행을 할 것이다.
크루즈가 로도스를 벗어나자 갑판에서 점점 멀어지는 성벽을 바라봤다. 석양 속에 중세 탑의 실루엣이 작아지고, 마침내 수평선 아래로 사라졌다.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그때는 세일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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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링 허브 가이드
아침마다 다른 섬에서 눈을 뜨는 여행이 있습니다.
항구에 배를 대고 골목을 걷고, 타베르나에서 생선구이를 먹고,
갑판에서 별을 보며 내일 갈 섬을 고르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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