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네덜란드는 아주 작은 나라로 생각했다. 기껏해야 표류기를 쓴 하멜의 고향이거나 아니면 한 소년이 무너지는 방파제를 손으로 밤새 막아 마을을 구했다는 미담의 나라 정도로 알고 있었다. 튤립이 피는...
그런 생각은 세계의 근대사를 배우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영국과 패권을 다툰 나라? 의아했다.
세상을 좀 다녀보니 네덜란드가 얼마나 강력한 나라인지 알게 된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무수한 식민지를 두었던...
그래서 네덜란드에 오게되면 유심히 살펴 본다. 무엇이 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지...
지금까지의 결론은 '사람'이다.
근면하고 용감한 사람들이다. 게다가 생각이 트여있어 막힘이 없다. 진취적이고 또 자유롭다.
무엇보다 암스테르담엔 자전거가 많다. 게다가 어찌나 잘 들 타는지... 그래도 아무도 우리나라에서 보는 사이클 복장을 하지 않는다. 그저 교통수단일 뿐이다. 최고 번화가 광장에도 수많은 자전거가 주차되어있다.
자유로움은 자전거를 타는데서 오는 것일까? 요라한 사이클 옷도, 심지어 헬멧도 쓰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기는 암스테르담.
왕궁이 있는 도심 한 복판에 아이 넷을 태우고 가는 아빠가 있다. 네명을!!! 이걸 야만적이라고 해야하나 고민된다.
왕과 왕비의 사진이 걸려있는 왕궁 정면의 모습. 왕정이던 스페인에 맞서 가톨릭을 버리고 신교로 개종한 나라인데 요즘까지 왕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왕궁 옆에 있는 성 같이 생긴 건물은 쇼핑센터이다.
이 자유로운 사람들이 주말의 한때를 친구들과 즐기고 있다.
복잡한 거리에 접한 운하 위에 세운 보트는 그대로 아름다운 발코니가 된다.
운하에는 집으로 사용하는 보트도 제법 많은데 하수등으로 인한 악취는 나지 않았다. 큰 보트는 정박해 놓고 카누를 타고 일상생활을 하는 모양이다.
마신 술병을 마치 탑처럼 쌓아 장식물로 쓰는 배 역시 수상가옥이다.
다리 교각 뒤로 수상가옥 세채가 나란히 정박한 모습이다.
암스테르담의 아름다운 운하를 보려면 중앙역 근처에서 출발하는 운하 크루즈를 타면 좋다.
배가 하도 납작해서 운하에 놓인 다리들의 낮은 교각도 문제없이 통과한다. 좁은 교각은 거의 부딪칠 것 같다.
도심 곳곳에 수상 보트 정류장도 있어 타고 내릴 수 있다. 암스테르담의 운하는 베니스에 비하면 훨씬 넓다.
유람선 옆으로 작은 보트들이 지나갈 수 도 있다. 사람들은 행복한 표정으로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운하 둑에 걸터 앉아 한담을 나누던 젊은이들이 지나가는 유람선을 보고 천진스런 손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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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달리는 젊은 여인도 손을 흔들어 준다. 이들의 스스럼 없는 친근한 태도가 부럽다. 한국에서는 지나가며 눈이나 안 흘기면 다행인데....
커다랗게 자란 나무의 풍성한 자태도 이곳의 분위기를 느긋하게 만들어 준다.
다리 교각에 나란히 앉은 젊은이들의 다리에서 그 위에 있을 여유롭고 또 자유로운 표정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젊은이들이 많다 했더니 대학 캠퍼스를 지난다. 젊은이의 양지. 젊음들은 다정한 사람끼리 행복해 보였다. 오후 햇살이 약간 붉게 물들고 있었다.
복잡한 운하와 거리.
꽃 시장의 상징처럼 보이던 독특한 창문의 건물.
생전에 그림 한장을 팔지 못했다는 빈센트 반 고호의 미술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규모로야 옆에 있는 국립미술관을 따라 갈 수 없지만 난 언제나 고통과 번뇌가 묻어나는 것 같은 고호의 붓놀림을 찾아 이곳에 온다.
네덜란드는 근대 미술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플랑드르 지방이란 말이 미술사에는 무수히 나오는데 바로 네덜란드와 벨기에 지방을 뜻한다. 르네상스 이후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지방이 플랑드르이다. 그리고 네덜란드 국립 미술관은 플랑드르 미술 전시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미술관 앞 뜰은 넓은 잔디 광장으로 매우 아름다워 현지인이나 관광객이나 모두 즐거운 산책을 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자유 분방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홍등가 드 발렌 de Wallen에서 절정에 이른다. 여기서 매춘을 합법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관광상품화까지 한 것이다. 홍등가는 중앙역 앞 광장에서 남쪽으로 뻗어 있다.
이곳은 시에서 운영하는 공짜 가이드 투어까지 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암스테르담 최고의 관광명소다. 밤이 되면 조명도 정말 붉게 켜진다. 그리고 창이 크게 뚫린 가게 안에는 상품 진열하듯 매춘을 하는 사람들이 서 있다.
개인의 성적 취향을 맞추기 위해 뚱뚱보 전문 가게도 있고, 남자를 파는 곳도 있다.
사진 속 남자는 '난 당신이 몇명하고 관계를 가졌건 상관안해요.'란 팻말을 들고 여인들을 또는 남자들을 유혹한다.
드 발렌의 특징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우범지대가 결코 아니다. 그래서 가족단위의 여행객들도 낯 뜨거운 구경을 하러 많이 찾는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 암스테르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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