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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케팔로니아 사미에 입항했을 때 — Levante 페리 옆에 요트를

유럽탐험 2026. 8. 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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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케팔로니아 사미에 입항했을 때 — Levante 페리 옆에 요트를
SAILING STORY
처음 케팔로니아 사미에 입항했을 때 — Levante 페리 옆에 요트를

12미터 요트가 노란 페리 옆에 서는 순간 — 사미라는 항구를 알게 되었다

콕핏에서 바라본 Levante Ferries와 역광
사미 항구로 접근 중 — Levante Ferries의 노란 선체가 역광 속에 빛나고 있다
Approaching Sami with Levante Ferries in backlight
이타카에서 케팔로니아를 향해 해협을 건넜다. 사미 항구에 들어서는 순간, 방파제 끝에 서 있는 거대한 노란 페리를 보고 잠시 주저했다. 저 옆에 정말 요트를 대도 되는 건가. 그런데 됐다. 그리고 그날 밤, 로볼라 와인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이타카에서 출발

아침 일찍 닻을 올렸다. 케팔로니아의 동쪽 해안을 향해 이타카 해협을 횡단하는 항해다. 이오니아해 특유의 온순한 바람을 기대했지만 그날따라 동풍이 강하게 불어 20노트에 육박했고 우리는 뒷바람을 맞으며 broad reach로 서진했다. 하지만 처음 가는 항구라는 사실이 늘 긴장을 만든다.

이타카의 갈색 산이 뒤로 물러나면서 케팔로니아의 녹색 산맥이 점점 커졌다. 두 섬은 해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 이타카가 마르고 거친 섬이라면, 케팔로니아는 풍성하고 초록이 깊다.

사미 접근

사미 만으로 들어서면 양쪽으로 녹색 산맥이 만을 감싸고 있는 것이 보인다. 만 깊숙이 들어갈수록 마을이 조금씩 형태를 드러낸다. 그리고 항구 왼쪽에 — Levante Ferries의 노란 선체가 떡하니 서 있다.

페리의 크기에 비하면 내 요트는 장난감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안도감도 있었다. 저런 대형 페리가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항구라면, 수심도 충분하고 시설도 되어 있을 것이다. 사미는 관광 항구가 아니라 진짜 교통의 거점이었다.

콕핏에서 접근하는 Levante Ferries
Levante Ferries가 사미로 접근하고 있다 — 요트 콕핏에서 바라본 장면
Levante Ferries approaching Sami, view from the cockpit

계류

방파제 옆에 alongside로 붙였다. 바로 30미터 옆에 Levante Ferries가 정박해 있다. 페리가 출항할 때 일으키는 파도가 요트를 흔들었다. 펜더를 점검하고, 줄을 한 번 더 확인했다. 12미터 요트와 120미터 페리가 같은 항구에 나란히 서 있는 풍경은 초현실적이었다.

규모의 차이에 압도되면서도 묘한 동질감이 있었다. 우리 모두 바다 위에서 이 항구를 찾아온 것이다. 크기만 다를 뿐, 같은 만에 같은 바람을 맞으며 정박해 있다. 사미 항구의 매력은 이 거친 공존에 있는지도 모른다.

첫 저녁

계류를 마치고 워터프론트로 걸어 나갔다. 타베르나들이 줄지어 있었고, 각 식당 앞에는 문어가 말라가고 있었다. 좌석에 앉으면 바로 앞이 항구이고, Levante의 노란 선체가 석양 빛을 받아 금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로볼라"라고 적힌 와인 리스트를 보고 처음으로 주문했다. 잔에 따라진 와인은 투명한 연두색이었고, 한 모금에 미네랄과 레몬 향이 동시에 올라왔다. 케팔로니아에서만 나는 포도라고 했다. 에노스 산의 석회암 토양에서 자란다고. 생선구이 한 접시에 이 와인 한 잔이면 — 사미에 온 보람이 있었다.

사미 항구 황혼
사미 항구의 황혼 — 첫 저녁, 로볼라 한 잔의 기억
Sami harbor at dusk — the night I first tasted Robola

배운 점

사미는 피스카르도 같은 요트 타운이 아니다. 관광객을 위해 꾸며진 곳이 아니라, 페리가 다니고 트럭이 내리고 어부가 그물을 손질하는 진짜 그리스 항구 마을이다. 그래서 오히려 좋았다. 물가도 합리적이고, 사람들도 자연스러웠다.

다만 케팔로니아의 진짜 하이라이트인 미르토스 해변과 멜리사니 동굴은 사미에서 렌터카 없이는 갈 수 없다. 항구에서 렌터카를 빌려 하루를 투자하는 것이 필수다. 요트로만 돌아보는 섬이 아니라, 배를 두고 육지를 달려야 하는 섬 — 그것이 케팔로니아였다.

실전 팁: 사미 방파제는 여름에도 공간이 넉넉한 편이지만, Levante Ferries 출입항 시간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페리가 움직일 때 생기는 파도에 대비해 펜더를 넉넉히 달아두자. 그리고 로볼라 와인은 슈퍼마켓보다 와이너리에서 사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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