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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흐바르의 역사와 문화 — 2,400년 아드리아해 문명의 교차로

유럽탐험 2026. 8. 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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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흐바르의 역사와 문화 — 2,400년 아드리아해 문명의 교차로
HISTORY · CULTURE
흐바르의 역사와 문화

2,400년 아드리아해 문명의 교차로

그리스 식민지에서 베네치아의 보석까지, 시간이 쌓아올린 섬의 이야기

스파냘라 성채(Fortica) 항공 전경
하늘에서 내려다본 스파냘라 성채 — 16세기 베네치아 요새가 산등성이에 우뚝 서 있다
흐바르 섬의 역사는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식민지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리스, 로마, 비잔틴, 베네치아, 합스부르크, 유고슬라비아의 지배를 거치며 문명의 교차로 역할을 해왔다. 항구에 정박한 요트에서 내려 구시가 골목을 걸으면, 돌벽 하나하나에 새겨진 시간의 무게가 느껴진다.

역사의 흐름

시대연도주요 사건
그리스BC 385~384파로스(Pharos) 식민지 건설 — 현재 스타리그라드
로마BC 2세기~AD 5세기로마 속주 달마티아의 일부
비잔틴/크로아티아7~11세기슬라브 민족 정착, 크로아티아 왕국 편입
베네치아1420~1797흐바르 타운 전성기, 성채·대성당·극장 건설
합스부르크1797~1918오스트리아-헝가리 지배, 관광지로 발전 시작
유고슬라비아1918~1991두 차례 세계대전, 사회주의 체제
크로아티아1991~현재독립, 세일링·관광 메카로 부상

스파냘라 성채 (Fortica / Španjola)

흐바르 타운을 내려다보는 언덕 위의 스파냘라 성채는 이 섬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원래 비잔틴 시대에 기초가 놓였지만, 현재의 모습은 1551년 베네치아 공화국이 오스만 제국의 위협에 대비해 대대적으로 증축한 것이다. '스파냘라'라는 이름은 건설에 참여한 스페인 병사들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1571년 오스만 함대가 실제로 흐바르를 공격했을 때, 주민들은 이 성채로 피신해 목숨을 건졌다. 성채 위에서 바라보면 왜 이 위치에 요새를 쌓았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파클레니 제도를 포함한 360도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적의 접근을 일찍 감지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프란체스코 수도원과 종탑, 바다
프란체스코 수도원의 종탑과 사이프러스 — 15세기부터 바다를 지켜온 고요한 수호자

성 스테판 대성당과 광장

흐바르 타운의 중심인 성 스테판 광장(Trg Svetog Stjepana)은 달마시아 해안에서 가장 큰 광장으로, 길이가 약 100m에 달한다. 광장 동쪽 끝에는 16~17세기에 걸쳐 완성된 성 스테판 대성당이 서 있다. 르네상스 양식의 정면과 높이 솟은 종탑은 흐바르의 스카이라인을 정의하는 상징물이다.

대성당 내부에는 베네치아 화파의 종교화와 달마시아 목공예품이 보존되어 있다. 광장 우측의 아르세날(무기고)은 1612년 유럽 최초의 공공극장으로 개조되었는데, 이는 베네치아의 산 카시아노 극장(1637)보다 25년이나 앞선 것이다. 귀족과 평민이 함께 연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이 극장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실험이었다.

프란체스코 수도원

흐바르 타운 남동쪽 해안가에 자리한 프란체스코 수도원은 1461년에 설립되었다. 아름다운 르네상스 회랑과 사이프러스 나무 정원이 있으며, 수도원 박물관에는 마티요 인고리(Matteo Ingoli)의 최후의 만찬을 비롯한 르네상스·바로크 회화 컬렉션이 소장되어 있다.

수도원 앞 해안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흐바르를 대표하는 엽서 같은 장면이다. 종탑과 사이프러스 나무가 석양빛에 물들고, 그 너머로 파클레니 제도의 섬들이 실루엣을 이루는 모습은 수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성 스테판 광장과 대성당, 석양
석양에 물드는 성 스테판 광장 — 돌바닥에 반사된 빛이 수백 년의 시간을 비춘다

라벤더 — 흐바르의 보라빛 유산

흐바르는 '라벤더의 섬'으로도 불린다. 프랑스 프로방스와 함께 지중해 최고의 라벤더 산지로, 섬 내륙의 언덕과 계곡에 보랏빛 라벤더 밭이 펼쳐진다. 매년 6월 중순~7월 초에 만개하며, 흐바르 타운의 구시가 골목에서는 라벤더 에센셜 오일, 향낭, 비누 등을 파는 작은 가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라벤더 재배는 193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흐바르의 건조하고 햇살이 풍부한 기후가 라벤더 재배에 최적이어서, 한때는 섬 경제의 주축이었다. 지금도 라벤더 향이 이 섬의 정체성 중 하나다.

세일러에게: 흐바르 구시가를 걸을 때 돌벽 사이로 뻗어나온 올리브 나무, 무화과 나무, 그리고 곳곳에서 풍기는 라벤더 향을 놓치지 말자. 좁은 골목의 석벽에는 수백 년 된 문장과 장식이 새겨져 있다. 역사를 알고 보면, 평범한 돌 하나도 이야기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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