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의 막대한 부채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글에서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런 사태가 생긴 원인에 대해 살펴보자.
한마디로 헝다그룹 사태은 중국 정부의 방조 또는 공모 하에 생긴 부동산 버블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언론에는 잘 보도도 되지 않는 까닭에 Wall Street Journal (약자 WSJ)의 기사를 바탕으로 한다. WSJ 10월 3일자에 의하면 중국의 성장은 부동산 붐에 성장이라고 한다. 중앙 정부, 지방 정부 할 것 없이 부동산 개발회사에 땅을 비싼 값에 팔아 예산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위 그래프는 GDP중 부동산의 비중을 국가별로 나타낸 것인데 중국은 30%에 육박한다. 그것도 2000년에는 다른 나라들보다 낮은 10%에서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놀랍게도 한국은 15%에 불과하다.
루안에 사는 59세 농부는 평생 저축한 돈을 모두 아파트 사는데 넣었는데 공사가 중지되었다고 울상이다. 인구 4백만인 루안시는 지난 10년간 인구가 5% 줄었고 1인당 소득은 중국 평균인 5천 달러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3500달러이다. 그런데 이런 도시에 47개 동으로 구성되는 "옥의 궁전"이란 아파트 단지를 헝다그룹이 개발하고 있었고 몇 달 전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헝다그룹이 루안에 투자한 돈만 100억 달러라고 한다.
중국 전역에 루안과 같은 도시가 무수히 많아 빈 집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 통계청과 유사한 기관인 China Household Finance Survey라는 기관의 2017년 자료에 의하면 중국 도시지역의 주택 중 21%가 빈 집이라고 한다. 무려 6천5백만 채가 빈 집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헝다그룹은 수백군데에서 아파트 등 건축사업을 빚을 얻어 추진하고 있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지방정부들의 탐욕이 원인이다. 지방 정부는 자신들의 예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땅을 팔아 수익을 챙겼다. 이렇게 얻은 수입이 세금으로 걷어들이는 액수를 초과한다. 루안시는 올해에만 땅을 팔아 12억 달러의 수입을 챙겼다. 전체 세수입 9억 달러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 정도되면 헝다그룹이 부동산 개발업자인지 중국 지방정부가 개발업자인지 구별이 안될 지경이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분양할 때 집값의 상당부분을 건설사가 미리 받도록 시스템을 조정했다. 그러니 건축허가만 받으면 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떼 돈을 버는 구조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은 바로 대한민국에서 배워간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도 대장동 사건으로 지방정부가 돈잔치를 벌이는 실태가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거품도 너무나 심각한 상태인데 영끌해서 아파트라도 산 젊은이들이 시장이 붕괴하고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거나 이자율이 급등하면 어떻게 견뎌낼지 걱정이다.
아무튼 헝다그룹 입장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최근 규제에 대해 억울하다고 느낄만 하다. 언제는 빚은 얼마든지 얻게 해주겠다며 잘한다고 부추기더니 이제와서 안면 몰수하고 파렴치한 기업으로 매도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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