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의 오디세이가 호메로스를 배반한 두 장면 — 흑인 헬레네와 서쪽으로 떠나는 오디세우스
놀란의 오디세이가 호메로스를 배반한 두 장면 — 흑인 헬레네와 서쪽으로 떠나는 오디세우스
tourinfo.org · 그리스 신화 × 영화 읽기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디세이》를 보고 나서 두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하나는 헬레네와 클뤼템네스트라를 루피타 뇽오가 1인 2역으로 연기한 것. 다른 하나는 오디세우스가 이타카에 돌아온 뒤 페넬로페와 함께 서쪽으로 떠나는 결말입니다.
두 장면 모두 호메로스의 원전과 명확히 다릅니다. 3,000년간 전승되어 온 신화를 놀란이 의도적으로 바꾼 것입니다. 왜 바꿨을까요? 그리고 원래 신화에서는 어떤 이야기였을까요?
헬레네는 왜 흑인이 되었는가
그리스 신화에서 헬레네(Helen)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스파르타의 왕비였으나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납치(또는 유혹)되면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됩니다. 천 척의 배를 출항시킨 얼굴 — "the face that launched a thousand ships"라는 표현은 헬레네에서 나온 것입니다.
클뤼템네스트라(Clytemnestra)는 헬레네의 쌍둥이 자매입니다.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의 아내였으나,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에서 돌아온 남편을 목욕탕에서 도끼로 살해합니다. 미케네 유적에는 지금도 클뤼템네스트라의 무덤이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놀란은 이 두 자매를 케냐계 미국인 배우 루피타 뇽오에게 맡겼습니다.
왜 논란이 되었나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헬레네는 제우스와 레다 사이에서 태어난 스파르타의 공주입니다. 3,000년간 서양 미술에서 백인 여성으로 묘사되어 왔고, 2004년 영화 《트로이》에서는 다이앤 크루거가, 다른 영상물에서도 백인 배우가 연기해 왔습니다.
따라서 흑인 배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역사적 고증 논란이 일어난 것은 예상된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나 놀란의 의도는 다른 곳에 있었다
놀란이 루피타 뇽오에게 1인 2역을 맡긴 것은 단순한 다양성 캐스팅이 아니었습니다.
헬레네 — 트로이로 끌려가(또는 따라가) 전쟁의 원인이 된 여인
클뤼템네스트라 — 전쟁에서 돌아온 남편을 죽인 여인
같은 얼굴을 가진 두 자매가 하나는 전쟁을 일으키고, 하나는 그 전쟁의 승자를 죽입니다. 같은 배우가 연기함으로써 "전쟁이 만든 비극은 결국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됩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이 선택이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헬레네의 얼굴을 한 여인이 트로이에서 아름다움으로 전쟁을 불러일으키고, 같은 얼굴을 한 여인이 미케네에서 복수의 도끼를 들어올립니다. 관객은 같은 얼굴에서 완전히 다른 운명을 봅니다.
원래 신화에서 두 자매는 어떤 사이였나
흥미로운 점은, 원래 신화에서도 헬레네와 클뤼템네스트라의 관계는 매우 복잡합니다.
헬레네는 제우스의 딸(신의 혈통)이고, 클뤼템네스트라는 인간 틴다레오스의 딸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어머니 레다에게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 — 한쪽은 신의 피, 한쪽은 인간의 피. 한쪽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한쪽은 남편을 죽인 악녀로 기억됩니다.
이 대비를 놀란은 "같은 얼굴"로 시각화한 것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왜 서쪽으로 떠났는가
영화의 결말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확연히 다릅니다.
오디세우스는 이타카에 돌아와 구혼자들을 모두 죽이고 페넬로페와 재회합니다. 그리고 이타카의 왕으로 남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오디세우스는 구혼자를 제압한 뒤 왕위를 아들 텔레마코스에게 넘기고, 페넬로페와 함께 서쪽으로 떠납니다.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기 위해.
이것은 매우 큰 변경입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전체가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인데, 놀란은 그 집에 도착한 뒤 다시 떠나게 만들었습니다.
20년 만에 돌아와서 왜 다시 떠나는가
영화의 오디세우스는 원전의 "교활한 영웅"과 다릅니다. 놀란의 오디세우스는 전쟁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인간입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동료들이 죽어가는 것을 봤고, 10년간의 귀향길에서 또 많은 부하를 잃었습니다. 키클롭스의 동굴에서, 세이렌의 바다에서, 스킬라와 카립디스 사이에서. 출발했던 동료들 중 살아 돌아온 것은 오디세우스 한 명뿐입니다.
그런 사람이 집에 돌아와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왕좌에 앉을 수 있을까요?
놀란의 답은 "아니다"였습니다. 오디세우스는 돌아왔지만 그곳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쪽으로 떠납니다. 죽은 전우들을 기리기 위해. 그것은 귀향이 아니라 참회의 항해입니다.
놀란의 오디세우스는 집에 돌아왔지만 다시 떠납니다.
3,000년 전의 시인은 "귀향"이 답이라고 믿었습니다.
오늘의 감독은 "귀향만으로는 치유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단테의 오디세우스를 알고 있었을까
흥미롭게도 놀란의 결말은 호메로스보다 오히려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지옥편 26곡)에 가깝습니다. 단테의 오디세우스는 이타카에 돌아온 뒤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경험되지 않은 세계"를 향해 서쪽으로 항해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끝에서 파도에 삼켜져 죽습니다.
놀란이 단테를 의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쪽으로 떠나는 오디세우스"라는 이미지는 호메로스가 아닌 단테에서 온 것입니다.
놀란이 바꾼 것, 바꾸지 않은 것
영화가 원전과 다른 점은 이 두 가지만이 아닙니다.
| 요소 | 호메로스 원전 | 놀란의 영화 |
|---|---|---|
| 헬레네/클뤼템네스트라 | 별개의 인물 | 루피타 뇽오 1인 2역 |
| 오디세우스의 성격 | 교활한 지략가 | 전쟁 트라우마를 가진 인간 |
| 결말 | 이타카에 남음 | 서쪽으로 참회의 항해 |
| 칼립소 | 사랑에 빠진 님프 | 트라우마를 달래주는 치료사 |
| 폴리페모스 속임수 | "나는 아무도 아니다" | 대사 최소화/삭제 |
| 시논 | 《오디세이아》에 없음 | 죄책감을 유발하는 핵심 인물 |
| 아킬레우스 | 하데스에서 만남 | 시논과의 장면으로 대체 |
그러나 놀란이 바꾸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이타카라는 장소의 의미입니다. 영화에서도 이타카는 여전히 "돌아가고 싶은 곳", "모든 여정의 목적지"입니다. 오디세우스가 20년간 돌아가려 했던 곳. 실제로 그리스 이타카 섬은 지금도 인구 3,000명의 작은 섬이지만, 이 신화 하나로 수천 년간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신화는 누구의 것인가
놀란의 변경에 대해 "원전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타당한 비판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자체가 수백 년간 구전되던 이야기를 기원전 8세기경에 "편집"한 것입니다. 호메로스 이전에도 이야기는 있었고, 호메로스 이후에도 수많은 시인이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풀었습니다.
아킬레우스의 유명한 스틱스강 이야기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후대 로마 시인 스타티우스의 작품에서 널리 알려진 것입니다.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를 버린 이유도 전승마다 다릅니다. 에게해라는 이름이 아이게우스의 투신에서 왔다는 것도 하나의 전승일 뿐입니다.
그리스 신화는 "하나의 정본"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3,000년간 수많은 시인, 극작가, 화가, 감독이 같은 이야기를 자기 시대의 언어로 다시 풀어왔습니다. 놀란도 그 긴 줄의 가장 최근 사람일 뿐입니다.
영화 속 장소를 직접 가볼 수 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들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직접 갈 수 있습니다.
20년간 돌아가고 싶었던 섬
바티 항구, 키오니 마을
→ 이타카 여행 가이드
→ 이타카 FAQ
클뤼템네스트라의 무덤이 남아 있는 곳
사자의 문, 황금 가면
→ 미케네 유적 여행 가이드
헬레네가 왕비였던 곳
레오니다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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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의 거대한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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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팀노 베네치안 항구
오디세우스가 7년간 머문 곳
크로아티아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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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6척의 그리스 군선이 모인 곳
아가멤논이 출정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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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딧세이 촬영지, 세일링으로 직접 항해해 본 5곳
→ 이타카·미케네·믈레트 — 영화 오딧세이 속 실제 여행지 총정리
영화를 보기 전에, 또는 본 뒤에
이 영화를 더 깊이 즐기려면 원전의 신화를 알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놀란이 무엇을 바꿨는지 알아야 그 변경의 의미를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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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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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테세우스는 약속을 잊었을까 — 검은 돛이 부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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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와 올림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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