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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기

[노인 요지경] 1.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욕심만 목까지 차서 무단횡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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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은이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 못마땅한 꼴이 많고 섭섭한 일도 점점 많아진다. 

대학에 몸담고 있어 지적질이 몸에 배인 탓이라고 자제하고 있지만 요즘 노인들의 행태는 우스운 요지경을 넘어 만행에 가까우니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 거리를 다니면 그렇지 않아도 복잡하고 불쾌한 상황을 나이 든 사람들이 더욱 꼬이게 만들어 한심한 일이 잦다. 

제발 "너 자신을 알라." 

발기부전 치료제가 개발된 후로 70대 성병환자도 있다던데, 정말 노인들의 신체능력에 대한 자만이 지나치다. 

짜증나게 하는 일 중에 위험천만하기 까지 한 일이 지팡이 짚은 노인네의 무단횡단이다.

누구나 한번쯤 무단횡단을 한다. 집 앞 골목길에서, 또는 한가한 왕복 2차선 도로에서 100미터 떨어진 횡단보도까지 가고 싶지 않은 유혹은 아주 강력하다. 단, 무단횡단이란 불법행위의 전제는 차가 다니지 않거나 최소한 차량 통행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급한 용무라도 있어야 한다.

뛰는 것은 엄두도 못낼 노인네가 차량통행이 빈번한 도로로 내려 선다. 그리고 힘든 발걸음을 떼며 반대편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좌우를 살피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도 되는 듯 의연하기 까지 하다. 내가 본 최악은 왕복 8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지팡이 짚은 할망구였다. 소싯적에 독립운동이라도 한 듯 의연한 태도는 급정거한 수많은 차들을 부끄럽게 만들 지경이었다.

노인을 대접하는 것은 그래도 어쩔 수 없을지 모른다. 나도 은퇴를 하겠지만 노인은 더 이상 이 사회의 주역이 아니다. 그들은 지금 세상을 끌고 나가는 경제활동세대가 부양하는 세대인 만큼 세상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노인들이 바쁠 일이 뭐가 그리 많은지 알 수 없다. 작은 도로에서 좌우도 살피지 않고 무단횡단하는 노인을 보는 것은 오히려 일상이 되어간다. 그러니 그꼴을 보는 어린 학생들까지 똑같이 되어간다. 


좁은 길에서 하는 노인네의 무단횡단은 나름 특징이 있다. 

횡단의 끝이 없다는 것이다. 

우선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 선다. 무단 횡단은 최단 거리로 하는 법이 없고 사선으로 이루어 진다. 게다가 반대편 인도에 접근할 수록 느려터진 걸음의 방향은 인도와 평행한 방향으로 변해 인도를 따라 차도를 걸어간다.  왕복 2차선이라도 되는 도로라면 중앙선을 침범해 노인을 지나치면 된다. 그것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노인네를 따라 가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노인들이여. 제발 젊은이들이 뛰어다니게 앞길을 방해하지 맙시다. 횡단보도가 멀어도 거기까지 걷는 것이 당신들의 건강에도 좋습니다. 그러니 거북이 걸음으로 무단횡단하다 사망사고라도 나면 망가질 한 가정의 가장과 그 가족의 삶을 가엽게 생각합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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