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현재 대한민국은 살기 혹독한 곳이다.
세계 역사에서 종교 전쟁이 없었던 것은 2차대전 이후 냉전 시대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 전쟁 때 뿐이다. 이데올로기는 어느 종교보다 무서운 명분이 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수천만의 인명이 상하는 전쟁도 불사하는...
지금 이 나라는 좌파와 우파의 이데올로기 내전 상태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한 발의 총성으로 유럽 전체를 전쟁으로 몰아 넣었던 1차 대전의 악몽이 이 땅에서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어떤 사실도 음모론의 덮개를 씌우면 모함에 의한 허위사실이 되어 버린다. 음모론은 논리와 근거가 필요없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음모론은 약자의 무기이며 권력을 가지지 못한 집단이 권력자를 상대로 싸우는 좋은 무기가 된다.
하지만 집권의 궁극적인 목적이 카오스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 아닌 이상 정권을 쥐고 있는 집권층이 사용하기엔 지극히 위험한 수단이다. 음모는 불신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지금 여권은 자신들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그만큼 조국 사태는 진보세력에게 공멸로 가는 악몽이다. 그렇다고 지금 벌이고 있는 일들은 단기적인 위기 모면 용 치고는 진보의 미래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 자전거 피하다 트럭에 치인다는 말이다.
맹목적 공격성. 아침에 한 말을 저녁에 뒤집는 행위. 바로 대통령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에 대한 대응 방식이다. 과거 박정희 독재 시절에 저지른 경찰의 탈법적 잔혹행위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법 질서에 대한 국민의 회의적인 시각이 남아 있는 이 나라에서 집권 여당과 청와대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을 공격하는 것은 자폭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조국을 일찌감치 쳐내고 진보가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더라면 지금처럼 위기에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 위선자가 조국이 처음은 아니니까.
그리스 신화에 에뤼시크톤 이야기가 있다.
에뤼시크톤 Erysichthon은 지금의 테살로니키 근처의 테살리의 왕이었다. 그의 영토 안에는 대지와 농업의 신 데메테르의 신전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신성한 신전부근의 나무 한그루도 자르지 않는 관례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에뤼시크톤이 신전부근의 나무를 잘라버리라는 명령을 내린다.
사람들은 신의 복수를 두려워하며 왕의 명령마저 따르기를 거부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왕은 직접 도끼를 들고 나무를 찍어 쓰러뜨리고 말았다. 그 꼴을 본 데메테르 여신은 굶주림의 신 리모스를 시켜 에뤼시크톤에게 채워지지 않는 허기의 저주를 내린다.
에뤼시크톤은 자신의 왕국 재산을 모두 팔아 치우며 먹기를 그치지 않았다. 알거지가 되고 나서는 딸까지 팔아치웠다. 처음 팔아 먹고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 온 딸을 다시 팔아치워 저주스런 식욕을 채웠다. 그리고 팔아먹을 자식마저 사라지자 자신의 살을 먹었다고 한다. 결국 그의 허기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았으며 자신의 입술을 마지막으로 먹고서야 씹기를 그쳤다고 한다.
권력에의 과욕은 스스로를 해칠 수 있다.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을 욕심에 눈이 멀어 계속한다면 건전한 진보세력, 양심이 살아있는 지지층, 판단능력이 있는 유능한 협력세력들을 모두 잡아먹어 말살시키고 말 것이다. 지금도 정권에는 인재가 없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나라를 운영하는 것은 실무에 능한 인재가 필요하다. 연애와 달리 결혼은 생활이란 점과 같다.
초조함에 근거한 과욕은 위험하다. 이제 대한민국은 극단적 사고를 갖는 자들이 지배하기엔 너무나 선진국이고, 윤택하다. 절대로 정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어리석은 정치인의 공개발언은 그가 망쳐놓은 국가 교육체계에 대한 역사의 심판이 두려워 하는 말인지 모르겠으나 스스로 수명이 다했음을 고백하는 증언처럼 들린다. 독재시대에나 하던 그런 사고체계는 이제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절대 정권을 놓지 않는 것은 독재자들이 꿈꾸는 것이다. 600만명의 유태인을 죽인 히틀러나, 자국민 2천만명을 죽인 스탈린이나, 3백만을 굶겨 죽인 김정일 같은 독재자들이 이룩한 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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