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는 아마존이라는 여자들만의 나라가 나온다. 오늘날 남미의 아마존하고는 다르다. 사람에 따라 현재의 우크라이나 근처라는 주장과 리비아 근처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가 아마존에 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 그곳의 여왕 히포리테와 눈이 맞아 결혼하고 아들 히폴리투스를 낳는다.
한편 크레타 미노스왕의 딸 아리아드네에겐 여동생이 있는데 이름이 '파에드라'다.
결혼해서 잘 살던 테세우스가 파에드라를 본 이후 히폴리테를 멀리하더니 결국 이혼하고 파에드라와 결혼한다. 사실 둘이 초면도 아니다. 테세우스가 크레타에 갔을 때 이미 만난 사이인데...
그때는 아리아드네를 이용할 욕심에 파에드라에게 마음은 있으면서도 아리아드네를 택하는 척 했을 수도 있다. 요즘 배우자 선택에 사랑보다 이것 저것 조건을 보는 우리나라 남자들 같다. 남자들의 간사함도 제법 역사가 깊다.
그런 파에드라를 재회했으니 테세우스가 그녀를 놓칠리 없었겠지. 푹 빠져서 애지중지 결혼 생활을 하는데 신의 저주가 비극이 잉태된다.
테세우스와 히폴리테 사이에 낳은 아들 히폴리투스는 헌헌장부로 자라 여신 아프로디테도 탐내는 훈남이었다.
남자는 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욕을 채울수도 있지만 여자는 남자의 의지가 필요한 법인데 아프로디테가 아무리 꼬드겨도 히폴리투스는 끄떡도 않는다. 그는 아프로디테의 사랑 행각을 저속하다고 생각하고 처녀신 아르테미스만을 사랑한다. '플라토닉 러부' 뭐 이런 건가 보다.
사랑과 증오는 종이 한 장 차이였던가? 구애가 통하지 않자 부아가 치민 아프로디테는 히폴리투스에게 저주를 내린다.
심통맞은 그리스의 신들! 파에드라가 히폴리투스를 사랑하게 만든다. 새엄마와 아들의 사랑.
신의 저주에 걸린 희생물 파에드라는 속을 끓이다 고백을 하는데 히폴리투스는 툇자를 놓는다. 당연하지 그럴거면 아프로디테랑 벌써 놀았겠다.
개망신을 당한 파에드라는 복수를 위해 음모를 꾸민다. 격한 여인들!
자신의 옷을 찟고 히폴리투스가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고 남편 테세우스에게 거짓말로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다. 아! 격하다! 죽을 것까진 또 뭐람.
사랑하는 아내가 아들놈에 의해 겁탈당할뻔 했다는 파에드라의 유서를 읽은 테세우스는 눈이 뒤집혀 아들을 추방했는데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저주를 내려 차사고로 죽게한다. 타고 가던 마차가 뒤집어 진 것.
이 이야기의 교훈이 있나? 자매를 다 건드리지 마라? 여자가 꼬시면 못이기는 척 넘어가라? 아무튼 미노스의 자식들 까지도 어지간하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앤소니 퍼킨스가 출연한 훼드라 (Phaedra)는 이 눈먼 사랑의 빚는 비극의 현대판 이야기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의 선율! 주인공이 절벽으로 차를 몰아 자살하는 장면이다.
어처구니없는 드라마를 보던 아르테미스는 휘폴리토스를 가엽게 여기고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부탁해 살려낸다. 이 부활이 또 다른 화근이 되지만 어쨋든 아르테미스는 한편 까칠하면서도 다른 한편 의리를 지키는 여신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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