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의 바람기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오'를 꼬드겨 놀다 와이프 헤라에게 들켜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키고는 끙끙 앓았다는 이야기는 이미 한 바가 있다.
제우스의 바람기가 헤라에게 발각된 대표적인 경우가 또 하나 있다. 바로 레토와 관련된 해프닝이다. 레토는 티탄 코이오 스와 포이베 사이에 태어났으니 제우스에겐 조카뻘 되는 여신이다.
그런 그녀가 제우스와 잠자리를 같이 했으니 소문이 날 수 밖에 없고 결국 헤라의 귀에 들어간다. 헤라는 레토를 신들의 세 계에서 추방하면서 누구라도 그녀를 숨겨주거나 살 곳을 마련해 주면 헤라의 저주를 영원히 받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일이 이쯤되니 레토는 피곤한 몸 하나 누일 곳없는 떠돌이 신세가 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시간이 지나며 배가 불러온다. 임신. 그놈의 제우스, 재주는 좋다.
레토가 그리스의 모든 섬을 떠돌며 문전박대를 당하는 동안 산달이 된다. 해산을 해야하는데 갈 곳이 없다. 레토의 비참한 심정이 어떠했을까.
그 즈음 그리스의 키클라데스 제도 끝에 델로스란 섬이 있었다.
이 떠돌이 섬은 너무 작아 관심을 끌지도 못했고 사람도 살지 않는 곳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잃을게 별로 없었다. 신화 속 에선 섬들도 의사 소통을 한다. 델로스가 헤라의 저주를 받을 리스크를 감내하고 레토에게 해산을 허락한다.
딸 아르테미스가 태어난다. 그런데 배가 계속 부르고 다시 산통이 시작된다.
믿거나 말거나 먼저 태어난 아르테미스가 조산원 노릇을 해 동생 아폴로가 태어난다.
쌍둥이! 제우스, 참!
수많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폴로와 아르테미스는 쌍동이 남매 사이이고 아폴로는 태양신이 되고 아르테미스는 사냥의 처 녀신이 된다. 아테나와 비슷한 성품이라고 할까...
아테나 만큼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여신이다.
우리의 제우스는 델로스에게 감사의 표시로 미코노스 섬 옆에 정착하도록 해주고 번영을 보장한다. 로마시대의 홍콩. 델로스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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