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 호의 선원 중 아탈란타는 여자다. 아르테미스 처럼 처녀이기를 고집하고 활을 기가 막히게 쏘는 사냥의 명수다. 게다가 달리기도 따를 자가 없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하필 이 여자의 외모가 볼 만한 정도를 넘어선 모양이다.
사냥터에 가면 남자들을 만나기 마련일텐데 이들이 아탈란타를 보기만 하면 졸졸 따라다니며 구애를 하는 통에 어지간히 시달렸던 것 같다. 게다가 그녀의 아버지도 과년한 딸을 시집보내려고 무던히 압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마침내 아탈란타는 자신을 달리기에서 이기면 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공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신화는 항상 반대 급부가 있다. 아탈란타의 조건에도 무서운 반대급부가 있었는데 달리기에서 지는 남자는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이 이쯤되니 오다가다 한번씩 찔러보던 껄떡쇠들은 대부분 나가 떨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남자가 아탈란타를 놔둔것도 아니어서 심심치 않게 달리기 내기가 벌어졌고 번번히 남자들이 죽어나갔다. 아마 여신 아르테미스가 자신을 섬기는 아탈란타를 도와주었을 것이다.
히포메네스는 아탈란타를 사모하면서도 목숨을 잃을 것이 두려워 도전하지 못하고 아프로디테에게 간절한 기도를 올린 모양이다. 모든 여자가 사랑의 즐거움을 만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프로디테가 기도를 무시할리가 없다.
조용히 히포메네스를 불러 황금사과 세개를 건넨다. 달리기 도중에 아탈란타가 앞설것 같으면 사과를 하나씩 흘려버리라며...
히포메네스는 정말 아탈란타를 사랑했던 것 같다. 요즘 남자들 같으면 황금사과 세개 갖고 다른 여자랑 사귈텐데 아탈란타에게 뜀박질을 해보자고 도전한다.
황금에 눈이 머는 건 심순애 뿐이 아닌가 보다. 아탈란타도 히포메네스가 흘린 황금사과를 줍느라 결국 경주에서 지고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이 커플이 사자로 변해버린것. 두가지 버전의 얘기가 전해 오는데 하나는 아프로디테 가 결혼하고도 자신에게 감사 표시를 하지 않는 것에 격분해서 그랬다는 것이다. 평범한 얘기다.
두번째 버전은 제우스가 이들을 사자로 만들었다는 전설인데 이유가 걸작이다. 이들이 제우스의 신전에서 불경스럽게도 making love를 했단다. 제우스 자신은 별 짓 다하면서 남이 하는 것엔 못참는 것이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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