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쿠바를 다녀 올 때만 해도 미국과 쿠바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멕시코를 거쳐서 가야하는데 우리는 칸쿤을 경유하기로 했다.
칸쿤 자체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이지만 우린 몇 년 전 일주일 동안 그곳을 구경했기 때문에 이번엔 밤에 도착해서 이튿날 아침 11시에 하바나로 출발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뉴욕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칸쿤에 도착하는데는 대략 4시간 이상 걸린다. 짐을 찾아 호텔로 가려는데 택시의 호객행위에, 바가지 요금에 난장판이 따로 없다. 그 외에 특별할 것이 없는 밤을 공항에서 멀지 않은 호텔에서 보내고 이튿날 아침 다시 공항.
그 때는 여권에 쿠바 입국심사를 받은 흔적이 남으면 미국 입국이 거부되었다. 쿠바 정부는 관광객은 받아야 했던지 편법을 고안해 냈다. 여권에 비자 도장을 찍어 주는게 아니라 별도의 종이에 찍어준다. Cubana라는 사인이 붙은 곳에서 일인당 25달러를 내고 우리도 쿠바 비자를 받았다. 그리고 비로소 항공사 check-in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시간 남짓 비행한 후 하바나에 착륙했다.
짐 찾는데 한시간 기다리고, 환전하는데 다시 20분을 기다렸다. 공산국가의 비효율은 소련의 멸망에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날씨까지 더운 곳이라 그런지 쿠바는 한 술 더 뜬다.
택시를 잡으려는데 공산국가다운 규율이 멕시코와 차이가 있다.
하바나의 도심 길에는 시커먼 매연을 뿜어대는 차들 때문에 눈과 목이 맵다. 이념이 뭔지 그것에 매몰되어 비참한 40년을 살고 있는 사람들. 체 게바라가 바라던 세상이 이런 것이었을까. 지금 그가 친구인 카스트로를 만나면 조국을 잘 다스려왔다고 칭찬할까? 문득 쿠바는 북한보다 사람들 사는 것이 낫다던 말이 생각나 기가 막힌다.
Iberostar Park Central Hotel에 도착하니 벌써 여섯시다. 40분 비행 시간인 곳을 오는데 무려 일곱 시간이 걸렸다. 참 오기 힘든 곳에 왔다. 그래도 하바나의 몇 안되는 5 star 호텔답게 로비와 방이 만족스러웠다.
샤워와 휴식을 취하고 M과 나는 저녁을 먹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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