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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샹그릴라! 그리스!/그리스여행기

[두번째 그리스여행]13 미케네: 그리스를 정복한 산 속 아가멤논 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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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첫 문명은 크레타의 미노아 문명이고, 그 뒤를 이은 것이 미케네 문명이다. 미케네는 아르고스와 코린트의 중간 정도에 있는데, 아르고스에서 가는 길은 평야지대를 지나간다. 

미케네 그리스

목적지에 가까워지면 오르막이 되지만 미케네까지는 산이 험하지 않다.

미케네 그리스 

도시는 높지않은 산의 중턱부터 정상에 걸쳐 있고 그 뒤로 두 배는 높은 돌산이 버티고 서 있다.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 연합군이 소아시아에 있는 트로이로 쳐들어 간 기원전 1200년 경의 전쟁이다. 인류 최초의 서사시인 호머Homer는 왕비 ‘헬렌’을 납치해 간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썼지만 요즘의 고고학자들은 흑해로 가는 무역항로를 지배하는 위치를 차지하려는 다툼으로 해석한다. 

헬렌은 스파르타의 왕비다. 그녀의 남편은 메넬라오스이고, 그의 형은 아가멤논이다. 일리아드 첫 페이지에 아킬레스와 여자문제로 다투는 바로 그 왕이다. 그리고 그가 다스리는 나라가 미케네다. 

미케네를 세운 사람들은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아카이아 인으로 기원전 2000년경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들어와 정착했다. 초기엔 농업에 기반한 초라한 생활을 했지만 무력을 숭상하던 그들은 크레타와 접촉하면서 해적질과 지중해 무역을 하게 된다. 

기원전 1450년 경, 미케네는 크레타 섬에 상륙해 평화를 사랑하던 미노아 문명을 짓밟아 멸망시켰다. 그 후 도리아 인이 밀려오는 기원전 1200년 경 까지 그리스를 지배했다. 

미케네 문명은 미노아 문명의 우아함이나 화려함을 갖추지 못했다. 회화는 생동감을 잃었고, 도기에 사용되는 문양도 퇴보했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다. 무력에 의존하는 미케네 인들이 점령한 곳마다 튼튼한 방어 성벽을 발견할 수 있는데, 모든 궁전에 성벽 하나 없는 크레타의 문명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크레타 사람들은 그리스 말을 쓰지 않았다.

트로이 전쟁 때, 아가멤논을 사령관으로 한 그리스 연합군은 육로로 아테네가 있는 아티카 지방에 집결해, 바다길로 원정을 떠났다. 십년에  걸친 전쟁을 이기고 아가멤논은 전리품으로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와 함께 돌아와 왕비 ‘크뤼템네스트라Clytemnestra’와 상봉한다. 그 며칠 뒤, 왕비는 정을 통하던 시동생과 공모해 아가멤논을 도끼로 살해한다. 

유적

미케네 유적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신화 속에서 듣던 얘기가 현실로 나타나는 경험이다.

미케네 그리스

악녀 클뤼템네스트라의 무덤이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무덤의 입구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돌을 쌓아 만들었다.

미케네 그리스

온갖 부장품과 함께 남편을 죽인 악녀의 시신이 수천년 동안 누워있었던 곳에서 역사와 신화는 카오스 상태에 든다.

무덤에서 받은 충격으로 나머지 유적들은 오히려 평범해져 버린다. 

미케네 그리스


미케네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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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무덤 옆에는 지붕이 무너진 아이기스투스의 무덤이 있다. 

미케네 그리스

아가멤논의 동생이면서 클뤼템네스트라의 정부로 형을 죽이고 미케네를 지배했던 왕.


아가멤논을 죽이고 정권을 유지한 덕일 것이다. 오히려 살해당한 일리아드의 주인공 아가멤논의 무덤을 확실치 않다. 무덤 내부는 원형이고 중앙이 뾰족하다.


미케네의 상징인 사자 두마리가 지키고 있는 정문은 이곳이 얼마나 튼튼한 요새인지 한 눈에 알 수 있게 한다. 

미케네 그리스

정문을 지나 오르는 길 옆으로 엄청난 크기의 돌로 쌓은 벽이 아직도 건재하다. 지나는 사람들이 장난감처럼 보일 정도이니 신화 속 거인들이 쌓았다고 할 만하다.

미케네 그리스

요새의 정상근처에 도착하자 공터 멀리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쌓인 풍경이 드러난다. 이 깊은 산 속에 있는 평야를 저 산들 너머에서는 알 수 없다. 미케네는 확실히 방어에 적합한 위치였다.

미케네 그리스

갈 ‘지’자로 난 요새 내부의 길을 따라 7월의 살인적인 태양을 견디며 사람들이 오르 내리고 있다. 바싹 마른 대지는 언제 비가 왔었는지 알 수가 없고, 거의 사천년 전의 유적을 내려다 보는 여행자도 나무그늘조차 없는 돌산에서 살갗을 그을린다. 

정상에 서면 그나마 작은 나무 한그루가 그늘을 드리운다. 그리고 그 뒤로 엄청난 높이의 뒷 산이 험악한 민 낯을 드러내고 있다. 

미케네 그리스

페르시아 전쟁에서는 테르모필라에 전투와 플라테이아 전투에 파병하기도 했지만, 기원전 468년 아르고스 군사들에게 점령되고 성벽은 파괴되었다. 


미케네 그리스

요새같은 미케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 오면 산 비탈을 내려가는 계단 끝에 상당한 규모의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더위에 지친 답사객에게 그늘과 선선한 에어컨 바람을 선사하는 오아시스. 주변엔 나무도 제법 심어 놓아 훨씬 견디기가 수월하다. 

박물관에 만들어 놓은 모형을 보니 무덤들은 모두 성벽의 외부에 있었다. 보물이 무더기로 쏟아졌다는 원형무덤.

미케네 그리스

와인을 곁들인 저녁 식사는 파라솔 밑에서 양갈비로 했다. 그리스 여행에서 가장 즐기는 요리는 문어와 양갈비 램 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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