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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샹그릴라! 그리스!/그리스여행기

[두번째 그리스여행]23 메세니아 고대유적: 스파르타 노예 헬로이타이 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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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네 Messene 또는 메세니아 Messenia는 마니 반도의 아기오 니콜라오스 마을에서 북서 방향으로 약 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데 스파르타에서 보면 서북쪽이 된다.

80킬로미터를 가는데 거의 두시간이 소요될 만큼 지형과 도로는 험하다. 

역사

도리아 인이 펠로폰네소스로 유입되던 기원전 1200년경, 아르고스, 스파르타, 메세네 등은 모두 도리아 인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원주민 펠라스고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피지배계급으로 전락했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메세네를 지배하던 도리아 인은 스파르타의 도리아인에게 정복당하고 노예신분으로 전락했는데, 스파르타의 노동력 근간을 이룬 헬로이타이 (또는 헬로트) 중 상당수가 메세네 인이었다고 한다. 

유적

기원전 8, 7, 4세기 세번에 걸친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철저히 짓밟히고 결국 많은 사람은 노예로, 운이 좋은 일부는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했던 투쟁의 역사가 잠든 메세네는 주변에 변변한 마을도 없다. 게다가 막상 메세네에 도착해보니 왜 스파르타가 굳이 침략을 해야했는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책에서 본 바로는 메세네가 스파르타보다 더 비옥하다고 했는데 주변에 산만 빼곡할 뿐이니...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그러다가 고대 메세네 유적을 보고 놀라움에 입이 떡 벌어진다. 엄청난 규모의 유적. 이들을 철저히 파괴하고, 지배한 스파르타에는 오늘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는데…  유적만 보아서는 누가 누구를 지배했는지 헷갈릴 정도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유적 입구를 지나면 완만한 내리막이 나타나고, 그 아래 완벽한 모습을 자랑하는 원형극장이 펼쳐진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크진 않지만 완벽한 모습의 극장은 마치 십여년 전에 완공한 것처럼 보인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원형극장의 입구는 거의 손상되지 않고 잘 보존되었다. 계단도 첫번째 만 깨어져 나갔을 뿐, 나머지는 멀쩡하다.


매표소의 여직원이 스타디움을 꼭 보라고 권했기에 땡볕에 약 오백미터의 내리막길을 걷는다. 그리고 또다시 놀라운 광경이 나타난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스타디움 삼면을 뺑돌아가며 둘러싼 스토아 (열주)의 규모는 아테네에서 본 것보다 몇배나 길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가까이 다가갈수록 스토아의 규모는 입이 딱 벌어진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마우솔리움 (특정 가문을 기리기 위한 사당)이 스타디움의 끝에 자리잡고 있어 다른 곳의 운동장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망해버린 나라를 지배하던 가족의 사당이 겪어야만 했던 시련을 잘 보여주는 모솔리움 뒤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지붕은 얼마나 전에 사라졌는지 짐작도 되지 않는 모솔리움 사당에는 펠로폰네소스의 여름에는 보기 힘든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열주가 늘어선 곳까지 내려와 지붕이 없어진 스토아의 복판에 서면, 뭉게구름이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스파르타에 정복당하기 전일까? 이렇게 아름다운 문화를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관중석 의자들이 없어진 부분엔 잔듸를 잘 가꾸어 야구장 외야 관중석같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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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푸근한 둔덕을 양 옆에 두고 운동장 중앙을 지나 마우솔리움에 가까이 가면 사당은 공중에 홀로 떠 있는 듯 보인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고개를 돌려 반대편을 보면 지나온 스타디움이 길게 뻗어있고 그 위로 높은 산이 버티고 있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메세네 사람들이 스파르타의 공격을 처절하게 버텨낸 이토메 산이다.  산 중턱엔 이토메 마을이 작게 보인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스타디움의 입구가 멀리 보이는 곳에 가면 반대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많은 건물의 토대가 펼쳐진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공중 화장실까지 완비하고 있는 관중석의 모습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출입문 안에서 바라 본 이토메 산의 모습.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스포츠 경기의 참가자와 시민들이 모두 드나들었을 운동장의 주 출입구는 신전 처럼 스토아가 서 있다. 출입문을 나서서 되돌아 본 모습.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다른 유적도 있었지만 나그네는 여간해서 스타디움을 떠날수가 없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내륙으로 들어온 탓인지 하늘에 구름까지 멋지게 펼쳐져 분위기는 지금껏 보아온 펠로폰네소스의 하늘이 아니다.  

돌아가는 길은 올때와 반대로 오르막이어서 무더위를 느낀다. 길 오른편의 넓은 유적터는 의술의 반신 아스클레피우스 신전이다. 상당한 규모의 병원이 있던 자리엔 묘한 모양의 토기 원반을 쌓아 만든 낮은 기둥이 인상적이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병원자리 윗쪽은 아고라다. 가게가 있던 자리에는 옛 기둥 밑동만  남았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그 사이 하늘을 덮고 있던 구름은 점점 검게 변하더니 굵은 빗방울이 하나 이마에 떨어진다. 그리스에 온 지 근 열흘만에 본 흐린 하늘이요, 빗방울이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감질나게 내리던 비도 십여분 후엔 모두 멈추고 하늘은 조금씩 다시 밝아진다. 그리곤 그리스를 떠날 때까지 빗방울은 다시 볼 수 없었다.


출입구 쪽으로 옛 시장인 아고라의 유적이 있다. 그 또한 스파르타의 유적보다 훨씬 크고 복잡한 모습을 띄고 있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메세네의 베버리 힐스 였을까. 가장 번화하던 거리에 세워진 기둥들만 과거의 화려함을 짐작하게 한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돌바퀴는 언제 쓰던 것이길래 분해해서 담을 만드는데 사용한 것일까.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이토메 산의 정상은 여기서도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의 땡볕은 세시간을 견딘 나그네의 의지를 약화시킨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입구 근방에 있는 묘지의 모습. 정교회 교회는 지어진 모양으로 보아 천년을 훌쩍 넘긴 것 같다. 만티네아에서 보았던 교회와도 비슷한 방식이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그리스에서 묘지는 감상적 느낌 보다는 세월의 무상함에 대한 담담한 관조를 하게 해 준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여행스케치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이토메 마을로 올라간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길을 따라 형성된 마을의 중심에 작은 주차장이 딸린 전망대가 있어 메세네를 내려다 보니 스타디움과 신전, 아고라가 까마득하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떠나는 길에 이토메 성벽의 잔해와 마주친다. 길은 성벽을 가르고 이어지고 있었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여간해서 볼 수 없는 빗방울이 창에 떨어진다. 스파르타에서 철저히 착취당했던 헬로트들의 눈물인가.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메세네의 유적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 거대한 유적은 스파르타에 비해 훨씬 윤택한 생활을 했던 이곳 사람들의 일상을 짐작하게 한다. 

그토록 빛나는 도시를 건설했건만 힘만 쓸 줄알는 스파르타의 노예가 되어 버린 것은 문약에 빠진 나라의 비극이다.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그리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열주 스토아의 모습

메세니아 그리스 고대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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