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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샹그릴라! 그리스!/그리스여행기

[두번째 그리스여행]25 올림피아: 헤라 제우스 신전이 있는 고대 올림픽 개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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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지명 중에서 아테네 만큼이나 익숙한 올림피아는 올림픽 게임의 발상지다. 메세네에서는 약 50킬로미터 북쪽에 위치하는데, 산들 가운데 오목한 평야지대에 있다. 

올림피아 그리스 고대올림픽

꼬부랑 산길에 지친 여행자에게는 오랜만에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 목적지에 다가갈수록 녹음이 우거져 험준한 돌 산에 지친 눈을 쉬게하기에도 좋다. 

올림픽 게임은 피사Pissa라는 근처의 마을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사까지는 힘차게 뻗은 고속도로를 잠시 타야 하는데 코린트를 떠난 뒤 며칠 만에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는 안락함과 속도감을 만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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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안고 찾은 피사는 올림피아를 내려다 보는 언덕 위의 마을인데 팻말만 덩그라니 서 있을 뿐 변변한 유적은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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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또는 신화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이름은 전설적인 왕 펠롭스 Pelops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펠롭스는 지금의 터키인 아나톨리아 지방의 왕자였는데 피사의 공주 히포다미아에게 청혼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과의 전차 경주에서 이겨야만 공주와 결혼할 수 있고, 질 경우엔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2세기의 여행자 파우사니우스에 의하면 펠롭스는 열아홉번째 도전자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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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활한 펠롭스는 왕의 전차를 관리하는 미르틸로스를 꼬드겨 경기도중 바퀴가 빠지도록 만들고 경기에서 승리한다. 장인을 죽이고 히포다미아와 결혼한 펠롭스는 동시에 피사의 왕이 되는 일타쌍피의 행운을 누리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는지 장례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지금의 올림피아 평원에서 전차경기를 주최했다. 그리고 그것이 올림픽 게임의 기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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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제1회 올림픽이 시작된 해를 정확히 기원전776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시작부터 게임은 근처의 도시국가 엘리스 Elis가 주관했다고 한다. 오늘날의 올림픽처럼 고대 올림피아 게임도 4년마다 개최되었으며 모든 그리스의 도시국가가 참여하는 대축제로 발전했다. 특히 어떤 전쟁도 경기 기간에는 휴전을 하는 아름다운 전통까지 유지되어 듣는 사람의 감탄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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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으로 입장하는 터널은 메데아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올림픽 경기는 기원후 426년까지 1200년 동안 지속되었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입하면 통일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된 것이다. 로마 데오도시우스 2세는 그리스 민족의 단결이 로마제국에 위협이 된다고 느끼고 경기를 금지시킨다.

유적

고대 올림피아는 신전과 운동시설로 가득한 곳이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살았던 마을은 제일 가까운 것이 피사였는데 올림피아에서는 직선거리로도 1-2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평면도는 그런 사실을 잘 말해준다. 

 

 세상 어디서도 보기 힘든 헤라의 신전 Heraion과 제우스의 신전이 함께 하는 곳. 한편에는 보물창고 treasuries가 즐비하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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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힘있는 나라들은 각종 보물을 올림피아에 바치며 영광을 신께 돌리고 번영을 기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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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아주 쾌적하다. 올림피아를 휘감아 도는 수량이 풍부한 강을 건너는 다리부터 여름의 그리스에선 보기 드문 풍경이다. 모든 그리스 사람들이 이곳을 신의 축복이 깃든 땅이라고 느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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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분을 넓은 공원 같은 숲길을 지나면 먼저 박물관이 나오고 이어 유적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각종 건물의 흔적이 넓게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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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에 사용되었던 석재들이 한켠에 모여있는 곳은 과거의 영광스런 모습을 짐작하게 해준다. 어떤 이는 이곳에서 돌무더기만 보고 왔다고 불평하지만 내겐 석재하나, 부서진 돌 하나가 모두 자신의 과거를 속삭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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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에 치장했던 칠이 모두 벗겨져 속살을 드러낸 기둥의 모습. 아치의 윗부분은 땅에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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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에 지은 초기 기독교회의 내부는 작은 벽돌을 이용해 지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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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의 건축술이 이곳에서도 세월을 이겨내고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웅장한 석재는 아니지만 작은 벽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내구성은 마치 로마제국 문화의 특성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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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켈트족이나 게르만족보다 크지도 않았고 싸움을 잘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개인의 능력보다 조직의 힘으로 전쟁 귀신인 야만인을 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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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에서 보면 나즈막한 뒷 동산이 유적을 감싸듯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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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어 관광객은 발길이 뜸하고, 그림자는 길게 누워 운치가 있다. 제우스 신전으로 향하는 길에 빈 유모차. 또렷한 현실과 햇살 속에 신기루 같은 과거가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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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목욕탕이 있던 자리에는 탕의 형태를 띈 벽돌 구조물이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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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주경기장의 모습. 과거엔 관중석이 있었을 법 한데, 석재 한 점이 없는 잔디 둔덕이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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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우거져 아늑한 주변 환경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헤라의 신전은 이곳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신전인 만큼 기둥 장식도 둔탁하다. 남편 제우스의 바람기에 시달린 여신은 이곳에서 만큼은 평온한 얼굴로 인간에게 자애로운 어머니 역할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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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립2세 기념 사당에는 이오니아식 기둥  세 개가 남아 옛 영화를 증언하고 있다. 올림푸스산의 12신 대부분이 신전을 가지지 못한 이곳에 인간의 신전이 거대하다. 깡촌 출신으로 그리스를 제패한 사람의 오만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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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올림피아는 주변이 상당히 발달한 관광지로 숙박과 식당이 많다. 나그네가 방문했을 때도 국내 유명 여행사 표시를 단 대형 관광버스가  도착했는데, 바쁜 일정으로 모래바람 휩쓸듯 유적지를 수선스레 훑고 가는 왁자지껄함이 거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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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쇼핑가 뒤에 자리한 호텔은 수영장이 있어 대낮 더위를 피할 수 있다. 풀사이드로 식사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나그네는 그늘을 찾아 비치 파라솔을 펴는데 서양인들은 모두 일광욕을 즐긴다. 아마 겨울이 길고, 태양을 보기 힘든 북유럽 사람들인가 보다.

어둠이 내리면 낮 동안 숨죽이고 업드려 있던 시내가 불을 밝히고 살아난다. 여행지 답게 쇼핑가가 번화하고 관광객도 제법 많다. 저녁 식사를 위해 현지인들이 찾는 식당 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우연히도 trip advisor에서 추천하던 집이다. 넉넉한 표정의 60대 어머니가 내어 준 식사를 잘 먹고 나니 디저트로 수박과 메론 한접시까지 준다. 기대하지 않던 훈훈한 인심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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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도 시킬겸 산책하다 티셔츠가 멋져 들어가보니 XL밖에 없다는데 영 커보인다. 티를 입은 위에 겹쳐 입었는데도 크다. 여주인이 나더러 밥 많이 먹으면 될거란다.  아무래도 아닌것 같아 벗으려 하자 주인이 안에 입은 내 티셔츠 끝을 벗겨지지 않게 잡아주더니 카라까지 잘 펴준다.  

오랜만에 여인의 세심함을 느낀다. 집 떠난지 오래 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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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 군데 발견되는 돌무더기들. 삼천년 전부터 있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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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는 그리스의 다른 어느 곳보다 푸르고 아름다운 수풀 속에 감추어진 보석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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