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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니 고생, 죽자니 청춘

[살자니 고생, 죽자니 청춘] 1. 난세, 난세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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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세상은 생겨날 때 부터 난세였다. 아니 말세였다는 것이 더 익숙한 표현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하려 하신 말씀이 "세상의 종말이 가까웠으니 회개하라"는 것이었지 않는가. 상황이 그렇다 보니 말세는 일상이 되고, 우리는 그것에 둔감해 진다. 따지고 보면 누구든 죽으면 그의 세상은 끝나버리니까 모두에게 말세는 대략 5-60년 남은 것이기도 하다.

짧지만은 않은 시간동안 이 세상을 살면서 참 많은 것을 겪었다. 특히 대한민국에 태어난 덕에, 그리고 미국 유학을 마치고 굳이 귀국한 탓에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상급자 코스의 난세를 살아왔다. 북새통 같은 삶은 개인적으로는 젊음의 추진력으로, 국가적으로는 날로 상승하는 위상을 보상삼아 그럭저럭 견딜만 했다. 

그런데 요즘은 20여년을 공과대학에서 강의하며 바라보았던 젊음들이 너무 불쌍하게 보인다. 그들이 살아 내야 할 세상이 지난 30여 년하고 다를 것처럼 예상되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가 정상에 도달할 때, 거의 정지 상태에 이르는 순간의 느낌이랄까.  이런 시기에 선생이 해야할 일은 젊음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정말 추락이 불가피하다면 안전띠라도 조일 수 있도록.

로마 카피톨리오 언덕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복 받은 세대는 앞으로는 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불합리한 얘기는 삼가하고 객관적인 사실만 따져보자.

언론에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권 이라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본다. 세상에 170개 나라가 있다고 가정하면 우리 위로는 9개 나라, 밑으로는 160개 나라가 있다는 뜻이다. 아주 건조한 질문을 해 보자. 이 상황에서 등수가 오를 가능성과 떨어질 가능성은 어떻게 되는가. 무식하게 생각해도 떨어질 확률이 오른 확률의 16배라고 할 수 있다. 

백척간두. 낭떠러지에 서 있는 상황에서 바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이 이러하지 아니한가?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벽돌쌓기 게임을 생각해 보자. 하나의 벽돌만 쌓은 것이 무너질 것이나 있나? 그러나 쌓여 갈 수록 붕괴의 가능성은 증가한다. 160개의 벽돌이 쌓인 경우라면 붕괴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자연계의 현상이 지수함수 (exponential function)와 잘 맞는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계산해 보면 무너질 확률은 약 94.3%에 이른다. 생존 확률이 5.7%에 불과한 것이다. 지수함수는 그 값이 0에 가까울 수록 감소하는 기울기 역시 0에 가까우므로 실제보다 훨씬 긍정적인 결과값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무너질 확률이 생존확률의 16.6배를 넘는다.

수술을 할 때, 성공율을 따지게 된다. 그런데 성공확률이 5.7%라면 아무도 그 수술은 하지 않을 것이다. 죽을 것이 거의 확실하니까 차라리 수술비 아껴 고기나 사먹고 마는게 보다 좋은 선택이다. 

세계에서 등수가 오르려면 어떤 노력이 들어가냐 하는가를 따져보자.

우리 위에 9개 나라가 있다고 생각하면 참 답답하다. 하나같이 강대국 뿐이다. 우선   서방 선진 7개국인 G7국가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일본이다. 여기에 중국, 러시아 만 더해져도 이미 9개 나라가 꽉 찬다. 스위스와 네덜란드 같은 부자나라는 이름도 올리지 않았으니 순위를 올리는 것은 보통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오만 방자하게 캐나다와 이태리는 우리보다 못하다고 쳐도 우리가 이겨보겠다고 덤벼 볼 수 있는 나라는 영국 정도 아닐까.

올라가는 것은 힘들다. 떨어지는 것은 엔트로피의 법칙과도 잘 맞는 자연스런 일이다. 그런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기 위해서는 집약된 힘이 필요하다. 그것이 오늘을 사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아프게 자각해야 하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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