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주변 환경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생명체다. 움직일 수 없는 탓에 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이고, 생존하려면 주변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
말 그대로 나무의 삶은 선택의 연속인 셈이다.
해를 향해 뻗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우듬지의 끝은 배의 돛대 꼭대기에서 주변을 감시하는
선원과 같다. 항해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발견하면 그 즉시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우듬지의 끝은 가지에 이르는 햇볕의 상태를 일분일초 예의 주시하다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낌새가 감지되면 미련 없이 방향을 바꾼다. 그 선택에 주저함은 없다.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곧바로 선택을 단행한다. 가만히 보면 선택이 가져올 결과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저 온 힘을 다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뿐이다. 하긴 결과를 예측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미래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는데 말이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더 큰 문제는 선택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 하는 것이다.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희생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한 번쯤 청계산의 소나무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소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았다. 방향을 바꾸어야 하면
미련 없이 바꾸었고, 그 결과 소나무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덕분에 사람들
눈에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지만 그럼 어떤가. 소나무가 왜 ㄷ자 모양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고 나면 그 지독하고도 무서운 결단력에 혀를 내두르게 될 뿐이다.
내일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오늘 이 순간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 온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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