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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Digest2020. 2. 23. 13:58

대부분의 나무는 누가 외진 곳에 일부러 가져다 심거나 씨앗이 빈 들에 떨어진 경우를 제외하곤 저 혼자 자라는 법이 없다. 어릴 적부터 숲에서 주변 나무들과 어울리며 어떻게 해야 큰 나무가 되는지를 배우면서 몸집을 불려 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개박달나무는 작정이라도 한 듯 능선의 바위틈에서 저 혼자 평생을 산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함께 버텨 줄 나무가 없기에 줄기는 꼬여 있기 일쑤고 몸집도 크게 키우지 못한다. 

스스로 떨군 낙엽을 양분 삼아 추위를 이겨 내는 숲속 나무들과 달리, 홀로 사는 개박달나무는 심한 바람 덕에 제 몸에서 나온 낙엽마저 가져다 쓸 수 없다. 그래서 개박달나무는 위로 높이 자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대신 뿌리를 깊게 내린다.

모든 나무가 햇볕을 필요로 하지만 개박달나무는 집착에 가까우리만큼 많은 햇볕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함께 자랄 친구들, 부드러운 토양, 적당한 습기 등 사는 데 필요한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높은 바위에서 홀로 자라기로 결심한다. 그래야 사시사철 방해물 없이 마음껏 햇볕을 독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진 바닷바람을 견디며 척박한 바위에 앉아 제자리를 지키는 보리밥나무. 하지만 그 모습이 결코 초라해 보이지는 않는다. 보리밥나무는 절벽 위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운명을 탓하지 않으며 큰 나무를 시샘하지도 않는다. 거친 해풍에 큰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나가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킬 따름이다. 마치 품을 떠난 자식이 언제고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우리 어머니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