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Chora" 코라 또는 호라는 일반적으로 섬의 중심 마을이나 수도를 의미한다. 그리스의 많은 섬에는 'Chora'라고 불리는 마을이 있는데, 이는 종종 섬의 주요 거주지이자 행정 중심지이다. 이러한 마을들은 보통 섬의 중부나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해적이나 외부 침입으로부터 섬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 Chora는 전통적인 그리스 건축 양식, 좁은 골목, 하얀 건물, 파란 지붕 등 섬 특유의 매력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밧씨에서 버스를 타고 섬 반대편의 호라 마을로 가는 길은 해안을 따라 달리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색을 볼 수 있다. 옛날 언젠가 사람들이 살았을 법한 토지 구획의 형태가 사라진 사람들에 대한 상상을 부추기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안드로스 섬의 Chora 마을은 그리스의 전통과 역사가 녹아있는 곳이다. 아침 일찍 마을을 찾았을 때, 햇살이 골목과 하얀 집들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었다. 파란색 창문과 문이 곳곳에 배치된 하얀 건물들은 지중해의 색채를 한껏 드러내고 있었고, 좁은 골목을 따라 걷는 동안 오래된 섬의 숨결이 느껴졌다.
마을 중심을 지나 작은 언덕을 오르니, Chora의 요새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를 향해 우뚝 서 있는 요새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굳건히 서 있었다. 거친 돌과 세월에 풍화된 벽면은 과거 이곳을 지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다. 그 위에 서서 바라본 바다의 풍경은 압도적이었다. 파란 바다가 수평선까지 펼쳐져 있고, 그 위로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을 안겨주었다.
요새를 내려와 마을로 다시 들어서니, 작은 상점들과 카페들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서 있었다. Chora의 사람들은 친근하고 따뜻했다. 그들의 환영 속에서 나는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마을의 끝에 다다랐다. 거기에는 작은 교회가 하나 서 있었는데, 고요한 분위기와 함께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Chora를 답사하는 동안, 그곳의 고요한 아름다움과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로움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요새의 거친 돌과 마을의 부드러운 색채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나는 안드로스 섬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 안드로스 섬은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트레킹 코스로도 유명하다. 우리 일행은 그 중 하나를 골라 트레킹에 나섰다. 아무도 없는 오솔길을 따라 두시간 남짓을 걸어가는 그 길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바다가 펼쳐진다. 까마득히 먼 곳에 자리한 교회의 모습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풍경을 선사한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그리스, 키클라데스, 에게해 가슴이 행복감으로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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