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항해는 logbook이란 것을 적게 되어있다. 기상조건, 요트가 진행한 방향과 속도, 세일을 올렸는지 여부 등을 매시간 적게 되어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 앱이 이를 대신해 준다. 반환점을 돌아서 가는 길을 요트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 기록 영상을 이곳에 옮겨 본다.
항해 일지 - Kea 섬에서 파나기아까지
출발지: Kea 섬
도착지: 파나기아
항해 시간: 9시간
10:00
Kea 섬을 출발하여 항구를 빠져나와 북쪽으로 가다 한시간 정도 후에 세일을 올리고 바람 방향에 맞춰 북서쪽으로 항해했다. 바람은 약 10노트로 불고 있었으며, 하늘은 맑았다. 선내 상황은 좋았고, 일행 모두가 활기차다. 바람 방향을 고려하여 아티카 반도의 올림픽 마리나를 목표로 삼고 6노트의 속도로 달리다.
13:30
세시간 정도 순조롭게 항해 중이다. 바람은 약간 강해졌지만, 항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파도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행은 교대로 조타를 맡으며 올림픽 마리나에 가까워졌다. 원래 계획은 올림픽마리나에서 하루를 묵을까 했지만 너무 일찍 도착하는 것이 아쉬워 항해를 이어가기로 하고 tacking해서 진행 방향을 북서에서 북동으로 변경했다.
16:40
약 6시간 항해 후, 무어링 필드에 도착했다. 아주 평화롭다.
이곳에는 바다 중간에 배를 묶을 수 있는 부표가 있다. 부표는 바다 속 콘크리트 블록에 연결되어 배를 안전하게 정박시킬 수 있다. 선체와 장비를 점검하며 4-5개의 부표를 살펴보고 적당한 것을 선택했다.
그런데 혼자서도 할 수 있던 일을 크루와 호흡이 맞지 않아 실패를 거듭했다. 항적을 보면 한시간이나 헤메고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한 순간 배가 육지에 너무 근접해 좌초할 뻔했다. 크루를 대신해 부표에 줄 매는데 집중하느라 조류에 배가 육지쪽으로 밀리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너무 늦지 않게 발견하고 빠른 대응으로 좌초를 피했다. 일행 모두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으나,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17:30
무어링 필드를 떠나 다시 파나기아로 향했다.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며 모두가 안도했다. 바람은 여전히 북서쪽에서 불고 있었고, 우리는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갔다.
19:00
바람이 강해지면서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지만, 항로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피로가 서서히 몰려왔지만, 모두 파나기아에 도착할 희망을 안고 열심히 역할을 다했다. 서서히 석양이 물들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너무 어두워서 항구에 들어가면 정박에 애를 먹는다. 엔진 rpm을 높여 7노트까지 속도를 내며 달려갔다.
19:30
파나기아 만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행 모두가 긴 여정을 마칠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마지막 구간을 힘차게 항해했다.
19:45
드디어 파나기아 섬에 도착했다. 항해는 거의 10시간 소요되었으며, 중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이번 항해는 모두에게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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