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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니 고생, 죽자니 청춘

탄핵정국이 무색하게 한국 증권시장은 왜 미쳐서 날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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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이 여행후기나 쓰고, 그리스 신화에서 교훈을 얻으며 살고 싶었다. 그러나 이 나라는 그 안에 사는 국민이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세상은 다시 한번 피바람이 부는 곳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세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미쳐 날뛰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의 증권시장이다. 

지난 금요일 아침 한국 증시에 '적삼병'이 출현했다는 뉴스보도가 있었다.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이 시점에 적삼병이라니...

적삼병은 증시가 사흘 연속 견고한 상승을 하면 주가 그래프 상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대표적인 상승장의 전조로 알려져 있다. 의문은 지금이 대세 상승장이 시작될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다시 언급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지만 우리는 사면초가, 풍전등화의 상황이다. 점잖게 표현하자.

정치적 불안정성: 최근 탄핵 사태로 인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외국에서는 한국의 성장율을 계속 낮춰잡고 있다.

수출 부진: 주요 수출 품목의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 수요 감소로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부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미분양 증가로 부동산 시장의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가 상승할 수 있나? 혹시 세계경제가 장미빛이어서 동반상승 중인 것일까? 대표적인 외국 증시 동향은 어떤가?

미국 증시: S&P 500 지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 0.15% 하락.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0.41% 하락.

일본 증시: 닛케이 225 지수는 0.80% 하락.

이런 판국에 한국증시만 오른다. 그런 논리라면 최근 독재정권이 붕괴한 시리아 증권시장도 올랐을 것이다.

그럼 누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을까? 

지난 12/4부터 13일 까지 외국인은 1조3427억원 순매도, 개인은 1조8466억 순매도 했다. 그런데 기관은 2조521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이 상승을 주도한 것이다.

기관투자자는 누구인가?

1. 금융기관

은행, 증권사, 보험사 금융업을 영위하는 기관

2. 연기금 공제회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과 같은 연기금

3. 자산운용사

펀드나 투자 신탁 등을 통해 투자금을 모아 다양한 자산(주식, 채권 ) 투자하는 회사들, 미래에셋, 삼성자산운용 등.

4. 투자신탁 펀드

뮤추얼 펀드, 헤지펀드 등을 운영하는 기관

5. 공기업 대기업

이들 중에서 가장 큰 손은 국민연금으로 약145조원을 국내 증권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를 짐작케 하는 것은 국내에서 가장 큰 증권투자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총자산이 84조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기관투자가들이 한국증시에서 헛발질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이 운용하는 돈은 국민의 돈이다. 그런데 번번히 헛발질하는 통에 국민의 돈이 사라지는 것이다. 

더 배가 아픈것은 팔고 이나라를 떠나는 외국인들이 증시가 상승하는 바람에 손해를 최소화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떨어져도 팔고 나갈 판에 증시가 상승하니 이보다 좋은 꽃놀이 패가 어디 있으랴.

요즘같은 세상에 관제금융이란 것이 있을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증권시장의 움직임은 시장논리로는 설명이 되지 않으니 난감할 뿐이다.

만에 하나라도 대통령실에 계신 사리분별이 안되는 양반같은 사람이 경제 부처 어딘가에 있어서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 증시폭락을 방지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면 자중하길 바란다. 아니면 최소한 적삼병이 나타날 정도로 열심히 전화를 돌리지 않았으면 한다. 

언제나 이 땅에 상식이 도도히 흐르게 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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