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아름답다.
어설픈 여행자의 섯부른 판단으로는 파리보다 아름답다고 느꼈다. 도시의 규모나 다양성으로는 파리가 훨씬 훌륭한 도시임에 틀림이 없지만 파리의 샹제리제는 어쩐지 천박한 느낌이었고, 도시의 곳곳은 부랑자들로 오염되어 유쾌하지 않은 도시였기에...
람브라스 거리에서 출발하는 hop-on, hop-off 버스를 타고 몬주익 언덕의 올림픽 스타티움에 도착하니 햇살은 따갑고 기념 조각상이 눈부시다.
미로의 미술관을 구경하고 다시 버스에 오른다. 그의 작품 blue를 좋아해왔지만 원작을 보고는 그 크기에 새삼 압도당했다.
평지로 내려온 버스는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데 마리나 옆에 근사한 카페들이 눈길을 끌고 모래사장엔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는 여름이 아쉬운 듯 일광욕을 즐기고 있어 버스에서 내렸다. 가까이 가니 모래가 고운 백사장은 누드비치인지 남여 젊은이들이 가슴을 풀어 헤치고 있다. 초가을의 태양아래 썬탠을 즐기고 바다는 비취색이다.
한동안 쏘다니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시킨다. side로 올리브를 시키니 접시 한가득 담아낸다. 천천히 점심을 먹으며 태양과 바다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혼자 하는 여행의 여유로움은 이런 순간에 잘 드러나게 마련인데 오늘은 어쩐지 약간 쓸쓸함이 묻어 난다. 아직 여행의 시작인데 그리움이 생기기엔 이르건만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이 조금은 힘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세상 유명한 바르셀로나의 분수쇼를 볼까 했지만 분수광장은 낮이라 아름다운 매직쇼는 볼 수 없다.
가우디.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왔다.
놀라운 영감의 가우디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왔지만 실제로 본 그의 작품 앞에서 할 말을 잃고 만다. 아름답고 무섭고 괴기스러우면서 사랑스런 모든 것이 어우러진 성당.
여행자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길 건너에 자리한 공원 벤치에 앉아 근 한시간을 성당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마치 이곳을 떠나면 자칫 여기서 본 것이 모두 기억에서 지워질까봐...
활기찬 람브라스 거리를 지나 에스파냐 광장으로 그리고 구엘 공원으로 간다. 가우디의 또다른 작품세계를 만나러...
일곱난장이의 집이라고 해야할지 스머프 집이라 해야할지 모를 아름다운 공원입구 건물. 아들을 데리고 온 아빠의 다정한 모습.
사람들 쉬는 벤치 하나도 만만한 것이 없다.
길가를 장식한 가로수는 돌기둥 위에 심어진 선인장으로 대신했다.
구엘공원의 명물 '가우디의 벤치'가 있는 넓은 운동장 밑은 이런 기둥들로 들어찬 공간이다. 그 천정에는 타일을 붙인 모자이크가 군데군데 아름답고 마침 한 flute 연주자가 여행자들에게 연주를 선사하고 있었다.
저녁 무렵이다.
공원을 떠나며 도마뱀이 있는 계단을 지나간다.
돌아보면 하나하나 소중한 아름다움이 가득한 공간. 바르셀로나가 아름다운 건 가우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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