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정오에 체크아웃하고 잉그레스 백화점에서 쇼핑을 했다. 가죽 제품이 많이 싸다. 두고 온 가족을 생각하며 선물을 하나씩 산다. 아직 시간이 제법 많다.
톨레도가 기차로 30분이면 닿는데...
어쩐지 몸이 내키지 않는다. 어지간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 두려워 길을 나설텐데 발길은 기차대신 공항행 셔틀버스로 향한다. 무리한 여행일정 때문에 몸은 쉬어야만 한다고 아우성이다.
마드리드 공항 비즈니스 라운지.
한가한 곳에 자리를 잡고 일감을 펼쳐 놓는다. 현업으로 돌아가야 하는 지금. 아쉬워할 여유도 없이 숙제가 바쁘다.
잠깐 사이에 잠에 빠진다. 꿈인듯 생시인듯 며칠 동안의 순간들이 머리를 스친다.
도착 이튿날 새벽, 바르셀로나의 성당 앞에서 마주 친 젊은이 그리고 키작은 사이프러스 나무...
넋 놓고 공원벤치에서 쳐다보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첨탑 끝과 가을 하늘의 청명...
바르셀로나 콜롬부스 동상 밑을 장식하고 있는 천사들의 모습...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에서 느꼈던 세월의 무상함, 그리고 구름이 가로지른 가을 하늘...
무엇이 이토록 많은 노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화려하기 짝이 없는 왕비의 방.
결코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은 파라돌 발코니에서 본 지중해 풍경... 어떤 아름다움도 자연이 주는 감동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듯하다.
성문처럼 육중한 나무문이 있던 파라돌의 객실.
땀에 젖은 티셔츠가 순식간에 마르던 말라가의 햇살이 퍼지는 파라돌 발코니와 멀리 말라가 항의 오후...
리스본.... 리스본...
망중한을 즐기던 포르투갈의 비치. 에스투릴. 그리고 행복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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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바다위의 요트 모습. 8노트는 낼 수 있는 바람이 부는 오후.
플라멩코 공연. 시작을 알리는 현란한 기타 연주 그리고 사랑, 슬픔, 분노를 모두 쏟아내는 무희들의 압도적 무대의 기억...
인디언의 격언에 사람은 가끔 몸을 쉬게 해야 한다고 한다. 너무 바쁘게 움직이면 우리의 정신은 머물곳을 몰라 엉뚱한 곳에서 헤메다가 우리가 몸을 쉬면 자기 자리를 찾아 들어오기 때문이란다.
잠깐의 달콤한 낮잠을 자는 사이에 내 정신은 나를 찾아 돌아왔을까?
나는 다시 일에 묻힌다. 일주일의 여행 기억은 나의 비상약으로 내 맘에 머물 것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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