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라스 Patras 또는 파트라는 그리스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이다. 올림피아에서 출발하면 대략 100킬로미터를 달려야 한다. 풍요로운 평야가 펼쳐진 길은 반도 남쪽의 험악한 산악지형에 비해 굴곡과 오르내림이 없다.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북동쪽 해안을 만나고, 거기서 다시 동북쪽으로 2-30분 해안을 달려 도착한다.
이태리에서 건너오는 정기 여객선들도 이곳에 닻을 내린다.
역사 또는 신화
파트라는 기원전 1200년경 발칸반도에서 남하해 온 도리아 인이 바다를 건너 펠로폰네소스 반도로 들어온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농촌 마을로 남아있다가 기원전 280년경 2차 아카이아 동맹의 주요 국가로 등장하였다.
그후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한 기원전 146년이후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이곳에 식민도시를 세워 그리스 지배의 교두보로 삼으면서 중요성이 커졌다.
파트라는 예수의 12제자 중 안드레아가 이곳에서 순교함으로써 기독교 성지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적
파트라 최고의 유적은 안드레아 성인의 교회일 것이다.
교회는 바다가 보이는 항구와 도심이 가까운 곳에 있는데 이태리에서 여객선을 타고 오면 청동색 쿠폴라가 우뚝한 교회가 순례객을 맞이한다.
순교한 예수의 제자가 잠든 교회치고는 규모가 소박하다.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있는 성당에 비하자면 1/5 규모나 될까 말까다. 하지만 교회에 들어서는 순간 성인의 흔적이 뿜어내는 아우라가 모든 이를 압도한다.
설교단이 있는 정면은 그리스 정교회 교회의 특징을 많이 보인다.
교회의 쿠폴라 (천정의 돔) 밑에는 나무로 만든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다. 수많은 초를 달게 만들어진 샹들리에는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짐작을 할 수 없다. 지금은 초를 대신하는 전구가 설치되어 있고 조각과 성인의 얼굴로 장식되어 있다.
복도 끝에 모셔진 X자 모양의 십자가가 눈길을 끈다.
유리로 덮힌 십자가 그 안에 안드레아 성인이 매달렸던 십자가 나무 조각이 보관되어 있었다.
성인의 십자가 유물은 교회에 들어서면서 왼편에 있다. 오른편으로 가는 통로에는 벽에 성인의 십자가 순교 모습의 그림이 당시의 상황을 보여준다.
십자가의 오른편엔 교회의 중앙 홀이 있고, 그 오른편에 신성한 분위기를 풍기는 제단이 서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참배를 한다.
제단 중앙엔 할로윈 호박 모양의 은색 물체가 있다. 그리고 그 물체의 꼭대기엔 아기 손바닥 만한 유리창이 있어 안을 볼 수 있다.
신자들은 그 창에 존경과 사랑, 그리고 경외심이 가득한 키스를 한다.
안드레아 성인의 두개골이 보존되어 있는 것이다.
신자들이 경외의 마음으로 키스를 하는 곳은 반원의 은 조각 중앙의 작은 유리창이었다. 그안을 들여다 본 순간 충격에 빠진다.
성인의 해골. 뼈의 접합 부분이 뚜렷이 보인다. 한 사람의 죽음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것일수도, 또는 이천년이 지난 다음에도 쉼없이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십자가와 성인의 두개골을 보고 나면 교회 안은 신자가 아닌 사람에게 조차 축복이 가득한 성스러운 곳으로 거듭난다.
진한 여운을 뒤로 하고 교회를 나서 언덕길을 오른다. 비잔틴 시대에 세운 파트라 성을 찾아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가는 길에 로마시절의 유적을 본다.
고대 그리스에 대한 호감은 그것을 정복하고 부순 로마에 대해 일말의 반감으로 이어져 흥미롭지는 않다.
천년이 훨씬 넘은 이 로마의 유적이 너무 평범해 보이는게 그리스 여행에서 자연히 갖게되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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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호령한 성채는 세월의 흐름 앞에 많은 부분이 무너져 내려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지만 아직도 전성기의 강고함을 상당부분 유지하고 있다.
성채 정문 모습
정문에서 본 성채의 전체적인 모습
망루로 올라가는 길.
망루 근처에서 본 성의 내부와 망루에 걸린 그리스 국기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
바다를 건너오는 여객선이 도시로 다가온다.
바다 건너편에 육지가 보인다. 발칸반도의 남쪽 끝 산이 험악하다. 나우팍토스가 있는 땅이다.
바람찬 망루를 떠나 성의 넓은 정원으로 갔다.
막강한 모습의 성벽은 놀랄만큼 잘 보존되고 있다. 베네치아의 영향력이 미친 덕일 것이다.
유적의 곳곳을 기억에 담듯 사진에 옮겨 놓는다.
여객선이 입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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