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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비법

혼자떠나는 유럽여행 준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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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혼자 떠났던 폴란드 여행. 바르샤바의 왕궁근처 중앙광장엔 꽃으로 장식된 카페가 즐비하고 손님을 기다리는 마부가 한가로이 오후 햇살을 받으며 졸고 있었다.>

솔로 유럽여행 준비는 일주일 만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긴 겨우내 말려 놓은 곶감을 빼먹듯이 야금야금 완성을 향해 앞으로 나가는 재미를 즐겨야 한다. 사실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미래의 여행에 대한 생각이 다른 여행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모두 삼켜버린다. 따라서 자잘한 여행에 찔끔찔끔 가진 돈을 써버리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훨씬 경제적이다. 


장기 플랜을 세울 준비가 되었다면 제일 먼저 일 년 중 언제 여행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이때 추석이나 설날, 여름 휴가철 같은 극성수기는 피해야만 한다. 이런 때는 항공료와 숙박비가 평소의 두 배까지 또는 그 이상으로  비쌀 뿐 아니라 번잡함이 극에 달해 솔로 여행자에게는 최악의 시기이다. 최적의 시기는 목적지의 위도에 따라 정해지는데 가령 북유럽은 여름에도 거위털 파카를 챙겨가야 할 정도로 쌀쌀하기때문에 피서여행으로 적당하다. 여름에는 백야가 펼쳐져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국적 풍경을 만끽할 수도 있다. 한편, 겨울에는 낮이 서너 시간 밖에 안되고 영하 20도 이하인 날이 빈번하므로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피하는 것이 좋다. 


<사진설명: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피요르드 지형이다. 밤 열한시가 되니 비로소 사방이 약간 어두워지며 도시에는 조명이 밝혀진다. 백야!> 


유럽에서 겨울에 여행할 수 있는 곳은 그리스, 터키 해안지방, 이태리 남부, 프랑스 남부, 스페인 남부 정도에 국한된다. 

이곳들은 모두 지중해나 에게해에 접한 곳으로 겨울에도 여간해선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다만 여름에 비해서 비가 잦은 편이고 낮이 10시간 정도로 짧아진다. 비가 온다고 하지만 우리의 장마 같은 것은 없고 한 달이면 열흘 남짓 조용한 비가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분위기 있게 내리는 비는 솔로 여행의 정취를 더해주는 경우도 많으므로 방해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사진설명: 겨울에 찾았던 스페인 세고비아의 야경. 잔설이 곳곳에 있는 모습이 여름의 혹독한 더위와 대조적이다.>

북유럽을 제외하면 봄, 가을이 모든 유럽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시기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때는 방학기간도 아니라 배낭여행객도 없고, 현지인들도 자신들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사실 조금만 유명하다는 여행지는 성수기 동안 외부인의 수가 현지 주민의 수를 훨씬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그러한 시기에 보는 것이 과연 그곳의 진면목인지 의심되지 않을 수 없다. 

<사진설명: 그리스 로도스 섬의 5월은 햇살이 찬란하다. 십자군에 참여한 병원기사단이 최후를 맞은 성곽은 세월을 뛰어넘은 감동을 준다.>


여름은 한마디로 단정하기엔 장점과 단점 모두 너무 많다. 다만 내륙지방은 대륙성 기후인 관계로 여행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7월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곳이 대단히 많아서 우리 나라 같은 찌는듯한 무더위는 없다. 한낮의 기온은 40도에 육박하는 곳도 있지만 워낙 건조한 탓에 그늘에만 들어가면 서늘하게 쉴 수 있다. 

밤 역시 견딜만하거나 오히려 스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선선한 기후를 즐기며 피서를 하고 싶다면 스위스, 스칸디나비아, 발트 3국 등을 추천할 만하다. 작열하는 태양과 코발트빛 바다를 즐기려면 지중해안과 그리스가 단연 압권이다. 특히 삶의 에너지가 고갈되었거나 우울증이 염려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이곳의 여름 기후는 그런 부정적인 단어를 허용하지 않는다.

<사진설명: 그리스 미코노스 섬의 해변카페의 7월 풍경. 젊은이들로 활기넘치는 섬엔 600개도 넘는 교회가 있다.>


솔로 여행의 목적지를 정하는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대도시와 모두가 아는 관광명소를 피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에 대도시는 서울과 거의 같은 모습을 한 흉물에 불과하고, 단체 관광버스가 사람들을 끊임없이 토해내는 곳이다. 이런 곳은 치안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즈음같이 테러 공격이 잦은 시대에는 더욱 위험한 곳이다. 


꼭 보고 싶은 대도시가 있다면 그곳에서 기차로 한, 두 정거장 떨어진 운치 있는 소도시를 물색해서 머물 것을 권한다. 유럽 도시의 핵심은 중앙역이므로 기차로 이삼십분 달려 중앙역에 내리면 그 도시의 진수를 바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숙박비는 대도시의 반도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좋은 여행지를 찾는 것은 좋은 와인을 찾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비싸고 유명한 것보다 잘 알려지지 않아 싸면서도 뛰어난 맛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목적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게 된다. 더구나 목적지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현지를 상상해보게 마련인데, 이때부터 여행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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