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스탄불.
묵었던 호텔에 다시 첵인을 하였다. 처음 방보다는 아야 소피아가 조금 더 잘 보인다.
오후엔 가죽 재킷을 하나 사려고 조사해 온 가게로 가려는데 호텔 리셉션의 직원이 호텔이 보장하는 가게를 추천한다.
유럽여행 가이드와 일행이 가겠다고 하니 방에서 기다리면 데리러 온단다. 그리고 삼십분 정도 후,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구시가를 나와 바닷가 길로 3-4킬로를 달리더니 제법 고급스럽게 꾸민 가게에 도착한다.
그러나 거기까지... 안에서 본 물건은 가격만 최상품 수준일 뿐 품질은 최상품과는 거리가 멀었다. 친절을 가장해 폭리를 취하려는 천박한 상술이 약간 불쾌하다.
그들의 정성이 가상해서라도 하나쯤 사려 했지만 lady M이 시답지 않은 craftmanship을 용서할 리가 없다. 야무지시다. 아무튼 다시 호텔로 가는 대신 grand bazaar로 갔다.
겨울이 끝나가는 계절이라 최고 품질의 무스탕 재킷을 싸게 살 수 있었다. 나오다 길가의 가죽집에서 장갑이나 살까 했더니 품질이 조악해서 그만두었다. 가게에 따라 물건의 질이 천지차이다.
어느덧 저녁. 러시아워라 택시가 움직이질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호텔 근처 유명하다는 케밥집에 도착.
식사를 마치고 그동안 제법 지나다녀 익숙해진 아흐메트 광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호텔로 돌아갔다.
길의 끝은 아흐메트 광장, 중간쯤 오른 편에 우리의 호텔.
새벽에 눈이 떠지더니 잠이 기어코 깬다. 어제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더니 새벽 두시에 깼다 다시 한숨을 자고 깨도 여섯시다.
마침 창밖으로 여명 속에 아야소피아가 구름 낀 하늘을이고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짐을 마저 싸고 샤워와 아침을 먹고 나니 산책을 가고 싶다. m과 톱카피 궁전의 정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오늘이 떠나는 날인 줄 아는지 하늘은 잔뜩 흐리고 바람이 거칠다.
이스탄불의 다른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조용한 술탄 아흐메트 지역의 토요일 아침은 더욱 조용하다.
그래도 삶은 이어지는 법이고 투어 역시 휴일이 없다. 한국 사람, 중국 사람, 일본 사람을 싣고 온 버스들이 분주하다.
궁전 기념품 숍에서 쇼핑. 수채화로 그린 엽서와 티셔츠를 기념으로 샀다.
나의 책상 위에 붙어 있는 엽서
호텔에 돌아와서 작은 가방을 침대에 올려놓고 다리를 뻗친 채 떠나기 전 잠시 휴식...
이스탄불에서 사흘 밤을 자고 보니 떠나는 게 안타깝다. 하루를 묶고 떠나는 여행에서는 느끼기 힘든 익숙한 것과 이별하는 아쉬움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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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복잡하고, 약간은 얄밉고, 그리고 지나 간 역사는 서글픈 이스탄불.
멀게는 아르고 호를 탄 제이슨과 영웅들이 황금 양털을 찾기 위해 지나갔던 곳.
서기 오백 년부터 천년을 지켰다는 성벽이 건재한 모습으로 아직도 너무나 많이 남아 있는 곳.
이제 아마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아 더 아쉬움이 남는 건지 모르겠다.
10:25
약속한 리무진이 오분 먼저 도착한다.
익숙한 호텔과도 이별.
체증이 없는 이스탄불은 호텔에서 공항까지 2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륙.
이제 유럽의 다른 끝인 이베리아 반도를 향해 떠난다.
항로를 보니 이륙 삼십분도 안되어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원정을 떠나기 전 정복했던 다뉴브강 하류, 불가리아의 산맥 위를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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