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항상 아쉬움을 남기게 마련이지만 벨리즈 처럼 아쉬웠던 곳도 없다. 지난 번 칸쿤에 왔을 때, 유럽여행 가이드는 일주일이나 그곳 부근을 돌아다녔지만 투룸 Tulum 까지 밖에 가지 못했다.
여행이라면 어지간히 자신이 있는 내게도 벨리즈는 교통편이 좋지 못해 M과 같이 갈 자신이 없었다. 차를 몰고 다니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배로 바로 들어간다.
밤 사이 항해를 계속한 배는 아침에 소리없이 벨리즈에 도착했다. 그런데 배로 오기에도 쉽지 않은 곳인지 코즈멜과는 달리 항구에 배를 대지 못하고 바다 한가운데 세운 채 작은 배로 승객들을 육지로 상륙시킨다.
우리는 무인도 체험 기항지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가이드를 만나 안내에 따라 모선에서 무인도로 가는 작은 배로 옮겨타고 30분 가량 달려갔다. 이게 한국에서 타던 여객선 정도 크기의 배다. 파도에 흔들리며 달리는 배를 타고서야 크루즈 쉽이 얼마나 안락한지 새삼 느낀다.
보트의 정면에 섬이라기 보다 모래톱이란 명칭이 어울릴 육지가 나타났다. 톰 행크스가 배구공과 친구하던 무인도는 이곳에 비하면 대륙이다. 팜 트리 대여섯 그루 서 있을 자리 밖에 없는... 같이 배를 타고 온 20명 정도가 상륙했을 뿐인데 섬이 북적거린다.
한시간 정도 가이드를 따라 스노클리을 하고 일찍 지친 M과 바다에서 나와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꿈을 꾸는 듯하게 느껴지던 풍경.
벨리즈의 수도 이름은 벨리즈시티였다.
무인도에서 돌아와 이 도시에 갔지만 면세점에도 티셔츠와 해적 기념품만 가득할 뿐 눈길을 줄만한 것이 없다. 항구는 보세구역이였는데 외부로 나가는 담장과 철문 아래로 현지 사람들이 작은 항아리만한 조개껍질을 들이밀며 장사를 하고 있었다. 탐나는 것도 있었지만 짐 부피가 늘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M의 충고대로 기념 티셔츠 한장으로 대신하였다.
우리 선실에 돌아와 보니 바로 옆에 지중해 크루즈에서 탔던 배가 정박해 있다. 반가워 자세히 보니 배 크기와 소속회사는 같았지만 배 이름은 달랐다. 지중해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었다.
data-matched-content-ui-type="image_stacked" data-matched-content-rows-num="4,2" data-matched-content-columns-num="1,2"배는 벨리즈를 떠난다. 사람들은 지는 해가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피곤을 풀려고 사우나에 갔다. 한가한 실내는 한 쪽 벽 전체가 바다로 향한 창문이다. 지겨운 줄 모르고 사우나를 했다. 혼자 만의 공간에서. 목욕재개하고 오늘도 정찬 디너를 먹으러 다이닝 홀로 향했다. 짧은 크루즈의 반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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