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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여행

[지중해 에게해 크루즈 여행] 시실리 메시나와 타오르미나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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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을 초토화시킨 페스트가 처음 들어 온 메시나는 조용한 항구도시였다.

그러나 그 작은 도시에서 보이는 에트나 화산은 결코 작지 않았다. 작은 폭발로 저런 구름이 솟아 오른다. 새벽에 스트롬볼리 섬의 화산을 배에서 보았는데 그때 본 폭발과는 차원이 다르다. 제우스가 저 산으로 눌러 놓았다는 튀폰이 올림푸스 산의 모든 신을 떨게 했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리는 호젓하게 기차로 타오르미나를 다녀오기로 계획했기에 한가한 시내를 걸어 기차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보이는 메시나 대성당의 모습 그리고 그 아래에 보이는 작은 그리고 낡은 아파트가 대조를 이룬다.

역에 도착해 기차 시간표를 보니 두시간 이나 여유가 있다. 역은 이런 도시에선 항상 도심에 있기 마련.


기차표를 산 후 중심가의 쇼핑센터와 공원을 구경하러 갔다. 한 5분 정도를 걸었을 뿐인데 내리쬐는 태양에 벌써 덥다.

그래서 그런지 길에는 다니는 사람도 크루즈에서 내린 몇사람 뺴고는 없다.

역 주변에 광장에 녹음이 우거졌는데 사람들은 그 안 나무그늘에 모여 있었다.


Sicily 시실리 시칠리아 이태리



Sicily 시실리 시칠리아 이태리

그 중에서도 한 나무 아래 벤치에는 중년쯤 된 사내들이 사이좋게 한잔 하며 놀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기꺼이 포즈를 취하며 아는체를 한다. 친구와 함께하는 낮 술이 즐거운 사람들이었다.

쇼핑가에서 구경을 제법하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공원에 가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기차에 올랐다.

기차는 놀랍게 냉방이 되지 않아 무척 더웠다. 게다가 사람들까지 자리를 가득 채운것으로 모자라 복도까지 가득하다.

땀을 흘리며 천천히 달리는 완행열차를 원망하는데 차창 밖의 화산 지형은 아주 험해 좋은 구경거리가 되었다.

듬성듬성 지나가는 작은 마을의 집들은 초라하게 오랜 가난을 이고 있었다. 한쪽이 산이면 다른 쪽은 바다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전쟁이 있었던 이 섬의 앞바다는 모든 역사를 담고 천진하게 푸르다.

Sicily 시실리 시칠리아 이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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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미나 역에 내렸다. 그런데 작은 역은 바닷가에 있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고대 유적은 여기서 한참 산을 올라야 한단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sitting duck이 된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이다.

나와 아내는 아까부터 역 앞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택시 두대 중 한대에 가서 요금을 물었다. 20유로.

언덕 한 3,4분 오르는데 그만큼을 요구한다. 마피아의 섬이라더니 깡패가 따로 없다. 아예 돈을 뺏겠다는 것과 뭐가 다를까.

그러나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없다는 걸 잘 아는 우리는 그 택시를 타고 말았다.

유적이 있는 곳은 상점과 음식점이 빼곡히 들어 찬 중앙로와 원형극장으로 가는 길 주변의 카페 등으로 번화하고 사람도 북적거린다.

날은 더운데 사람까지 많으니 열기가 이글거린다.

중앙로의 쇼핑가를 대충 훑어 보고 카페에서 이곳 명물인 레몬 샤벳과 카놀리를 먹으며 쉬어야만 했다.

Sicily 시실리 시칠리아 이태리

오르막 길을 올라 원형극장에 들어가려니 8유로의 입장료를 내란다. 다시 한번 불평이 터져나온다.

다 쓰러져가는 원형극장 보는 것 치고 너무 비싸다. 택시에서 받은 선입견 때문에 더욱 바가지에 짜증이 났다.

훗날 시실리를 자세히 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느 곳도 타오르미나 같이 바가지가 성행하는 곳은 없었다.

사실 이날 우리는 다시 시실리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까지 했으니까.

입장료 16유로를 내고 들어가니 안이 난장판이다.

무슨 공연 준비를 하는지 중앙의 공터에는 상스런 플라스틱 의자 수백개가 줄지어 깔려 있었다.

Sicily 시실리 시칠리아 이태리

나는 낸 입장료를 아까워하며 서 있다가 고발 정신을 발휘해 그 광경을 사진에 담았다.

그래도 우연치 않게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원형극장의 일부를 찍을 수 있었다.

Sicily 시실리 시칠리아 이태리

타오르미나의 제일 큰 자랑거리에서 실망을 하자 더위에 짜증이 나던 우리는 더 보고 싶은 의욕을 상실했다. 

그래도 아쉬워 기념사진도 서로 찍어 주었다.

미래의 어느날, 우리는 이 사진을 보며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할 것이니까...

역으로 돌아갈 때는 택시가 꼴보기 싫어 4유로 정도 내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 왔다. 그런데 내려온 곳에서 역으로 가는 방법이 없다.

택시 외에는... 20유로. 어차피 이렇게 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Sicily 시실리 시칠리아 이태리

돌아오는 길의 기차는 갈 때보다 낡았는데 승객도 적고 냉방도 약하나마 되어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메시나에 도착해 보니 오른편으로 부두가 보이고 우리가 타고 온 크루즈가 보였다.

편의점에서 더위를 식힐 겸 콜라를 사 단숨에 들이킨 우리는 타오르미나에서의 악몽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택시를 타기로 했다.

15유로. 코 앞에 가는데...

Sicily 시실리 시칠리아 이태리

여기 택시는 미터가 있기는 한 지 모르겠다. 막무가내로 15유로를 고집한다.

우리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택시 기사에게 본 때를 보여주고 싶은 오기가 발동해 걸어갔다.

우리는 이곳에서 단 한번이라도 이곳 사람들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에 맞서고 싶었다.

낭패한 얼굴을 한 택시기사를 보고 통쾌하다. "사람아, 그러게 10유로 부를 때 가지!"

활화산이 곳곳에서 폭발하는 터프한 시실리 그리고 납득하기 힘든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시실리 와인의 거친 매력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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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미나를 다녀오기로

하고 한가한 시내를 지나

역으로 갔다. 타오르미나를 다녀오기로

하고 한가한 시내를 지나

으로 갔다.

또 튀폰의 분노를 보다.

까칠하시네..

이곳 사람들은 튀폰의 못된

투정엔 신경도 안 쓰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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