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우스항을 출발한 우리 배는 석양을 등 뒤에 받으며 아름다운 에게해를 건너 터키 땅으로 간다.
오딧세우스의 바다. 제이슨이 아르고호로 항해했던 바로 그 바다를 건넌다. 아름다운 이 바다에서 역사와 신화는 구분을 잃어버리고.
쿠사다시 항 입구에 요새였을 작은 섬이 아침 햇살과 함께 우릴 맞이한다.
배가 항구로 접근하며 보이는 산하는 황량한 듯 돌 사이로 낮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길가엔 터키인의 아버지 케말 파샤의 동상이 서있다. 우리는 배에서 내려 예약한 가이드를 만났다. 이슬람 국가는 여러모로 낯설어 우리끼리 다니긴 부담스럽다.
차로 삼십분 가량을 달려 에페소스 로마 유적에 도착했다.
로마시대 3대 도시에 들었다던 명성을 도저히 믿을 수 없게 사람하나 살지 않는 완벽한 폐허. 그 위에 관광객이 북적거리고 그들을 상대로 물건을 팔려는 장사치의 호객소리가 소란스럽다.
약한 오르막길의 정점에 도달하니 길은 직선으로 내리막이 되고 그 끝에 유명한 에페소스 도서관 건물이 보인다.
길의 양편에 빼곡한 건물들의 유적이 인상적이다. 장식이 모두 벗겨진 아치도 한때는 화려하게 장식되었던 신전의 일부였을 것이다.
어떤 용도로 쓰인 건물인지 불분명한 곳에 잘 보존된 고대 로마의 공중 화장실 모습이다. 귀족들은 이곳에 걸터앉아 많은 고민을 나누어 가졌던 모양이다.
가이드가 꼭 찍어야 한다는 주장을 못이기고 도서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다.
사진을 찍으며 왔던 길을 보니 우리 뒤로 단체 관광객들이 무리지어 내리막을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는 유명한 에페소스 도서관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갔다. 빈 공간으로 남겨진 도서관은 군데군데 돌계단이 있었고 우리는 그곳에서 한동안
밖을 내다보았다.
도서관 밖에 사이프러스 나무가 코발트색 하늘과 어우러져 있다.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 그러나 지식 수백마디보다 무너진 영화의 흔적이 뿜어내는 역사의 덧없음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도서관 안에서 밖의 폐허를 바라보다.사다시 시내로 돌아와 마
을과
도서관의화려한 facade. 창문 안은 무너져 하늘이 그대로 보인다.
도서관에 이르는 내리막길 왼편에 부자 동네가 있다. 그곳은 보도 전체가 정교한 모자이크다.
화려함의 극치였을 것이지만 지금은 그 길의 끝에 고양이 한마리 뿐이다.
길은 도서관 앞에서 오른편으로 이어진다.
전성기엔 항구가 매우 가까웠다는데 지금은 수킬로를 가야 바다를 만난다.
main street는 엄청난 규모의 원형극장을 뒤로 하고 항구로 뻗는다.
사람들은 모두 더위를 무릅쓰고 더 가 보지만 항구가 있었다는 곳엔 풀만 무성하다. 관광객을 위한 고대 로마 집정관의 행렬이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걷고 있었다.
로마의 영광은 이렇게 재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지만 그런 배려를 해준 터키 정부가 고맙게 생각되었다.
아폴로의 여동생 아르테미스를 모시는 신전 중 최대 규모였다는 신전터.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부르던 신전터에는 기둥 하나와 돌무더기만 남아 있다. 까칠한 그녀의 성격때문 일까?
저만치 뒤로 요새와 이슬람 사원, 기독교 교회가 몰려 있다.
누구에게든 기도하지 않곤 못견디는 인간의 나약함이여...
쿠사다시 시내로 돌아와 마을과 상점들을 구경하고 부두로 돌아오니 바다와 하늘색이 아름답다.
배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때까지 더위를 식히며 수영장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먹고 잔디밭에 산책을 오니 조명과 함께 노을이 아름답다. 멀리 터키 땅을 뒤로 하고 배는 로도스를 향해 남하한다.
수영장 앞 스테이지는 댄스파티 준비가 한창이다. 화려한 조명이 명멸하고 파티가 흥겨운 라이브 밴드 음악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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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마시며 사람들 노는걸 구경.
오늘 밤은 바람이 좀 세다. 그러나 배는 상관없다는 듯 차분히 항해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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