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고대 원형극장, 베네치안 성채 | 코스 섬에서 당일치기
그곳에 있던 것이 지금도 있다는 것이 중요할 수 있지만,
없기 때문에 우리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당시를 느껴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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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에서 보드룸으로 — 30분의 국경 넘기
아침 일찍 밥을 먹고 8시에 코스 항구에 도착해 그리스 출국 수속을 했습니다.
코앞에 보이는 땅이 터키령입니다. 하지만 출국과 입국 수속을 해야만 합니다. 두 나라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아 2차 대전 때까지도 총부리를 서로 겨누었습니다.
쾌속선은 약 200명 정도 태울 수 있는 크기. 항해시간은 불과 30분.
코스 섬을 떠난 배가 터키를 향해 힘차게 달립니다. 배의 항적이 배의 크기에 비해 상당합니다. 기차에서 끝 칸에서 멀어지는 철길을 바라보는 것이 좋고, 배에서도 항적을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지만...
| 항목 | 정보 |
| 출발 | 코스(Kos) 항구, 그리스 |
| 도착 | 보드룸(Bodrum) 항구, 터키 |
| 소요시간 | 약 30분 (쾌속선) |
| 가격 | 편도 20-30유로 / 왕복 30-50유로 |
주의: 여권 필수. 그리스 출국 + 터키 입국 수속 각각 필요. 터키는 한국 여권 무비자 90일.
보드룸 첫인상 — 세일보트 마스트 너머의 고대 유적
한동안 달리던 배가 속도를 늦추며 항구로 접근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항구라 작을 것이라 짐작했는데, 크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많은 배가 항구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내 마

음을 설레게 하는 세일보트들의 마스트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 뒤편 육지에 건물의 흔적이 보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 유적입니다.
이 순간 깨달았습니다. 보드룸은 터키 땅이지만 — 고대에는 그리스 도시였습니다.
보드룸의 고대 이름은 할리카르나소스(Halicarnassus).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Herodotus)의 출생지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마우솔레움이 서 있던 도시입니다. 오늘날에는 터키의 "생트로페"로 불리며, 지중해 최고의 요트 허브 중 하나입니다.
보드룸 성 (성 베드로 성채) — 십자군이 남긴 요새

마음은 그리스 유적으로 먼저 가고 싶었지만, 배에서 내린 곳에서 가까운 방어 성채를 먼저 구경했습니다.
| 항목 | 정보 |
| 정식 명칭 | 보드룸 성 / 성 베드로 성채 (Castle of St. Peter) |
| 건축 | 성요한기사단(병원기사단), 1402-1437 |
| 현재 용도 | 보드룸 수중고고학 박물관 (세계 최대 규모) |
| 입장료 | 약 110터키 리라 (2024년 기준) |
| 특징 | 로도스의 콜로서스 잔해 일부가 건축 자재로 사용됨 |
| 포토 포인트 | 망루에서 에게 해 + 항구 전경 |
성은 높은 곳에 망루가 있게 마련이라 입장 후에는 계속 오르막을 오릅니다. 작은 정원 공간에서 꽃과 벤치 옆으로 쉬었습니다.
가파른 마지막 계단을 올라가니 — 어마어마한 크기의 터키 국기가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세찬 바다 바람이 그 큰 깃발을 힘차게 걷어차고 있었습니다.
망루 밖을 내다보니 에게 해가 아름답고, 작은 보트가 항해를 마치고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성 안에는 목이 날아간 그리스 조각이 서 있습니다. 터키는 고대 그리스의 유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많은 돈을 벌지만, 보존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곳이기도 합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성채 구경을 마치고 이번 여행의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 마우솔레움(Mausoleum at Halicarnassus).

| 항목 | 정보 |
| 정식 명칭 |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Mausoleum at Halicarnassus) |
| 건축자 | 카리아 왕국의 여왕 아르테미시아 2세 |
| 건축 이유 | 남편 마우솔로스 왕의 죽음을 애도하여 건립 |
| 건축 시기 | BC 353-350 |
| 높이 | 약 45미터 (15층 건물 높이) |
| 파괴 | 12-15세기 지진으로 점차 붕괴 |
| 유산 | "Mausoleum(영묘)"이라는 영어 단어의 어원 |
| 현재 | 완벽한 폐허. 기초부와 일부 조각만 남음 |
죽은 왕비를 그리워하며 불가사의한 규모의 묘지를 지었다는 전설 — 타지마할보다 2,000년을 앞선 감동적인 사랑의 서사시를 기대하며 유적지에 입장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제대로 서 있는 것이라곤 없는 폐허. 박물관 안에 그려진 그림이 아니고는 도저히 이곳에 무엇이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완벽한 폐허였습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현황
| 불가사의 | 위치 | 현재 상태 |
| 기자의 대피라미드 | 이집트 카이로 | 현존 (유일하게 남은 불가사의) |
| 바빌론의 공중정원 | 이라크 바빌론 | 완전 소멸 |
| 올림피아의 제우스 상 | 그리스 올림피아 | 완전 소멸 |
| 에페소스 아르테미스 신전 | 터키 셀축 | 기둥 1개만 남음 |
| 할리카르나소스 마우솔레움 | 터키 보드룸 | 기초부만 남음 ← 이번 여행 |
| 로도스의 콜로서스 | 그리스 로도스 | 완전 소멸 ← 이전 여행 |
| 알렉산드리아 등대 |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 완전 소멸 |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두 가지를 이번 여행에서 보았습니다. 아니, 보지는 못했고 그들이 있던 곳을 가 보았습니다. 흔적조차 찾기 힘든 그 현장의 모습은 당시에는 좀 시시하게 느껴졌지만 — 두고두고 내가 고대 유적을 찾아다니게 된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고대 원형극장 — 뙤약볕 속 언덕 위의 감동
이제 고대 그리스의 원형극장을 찾아갑니다. 바다에서 볼 때는 지척인 것 같은데, 뙤약볕 속에 오르는 언덕길은 다리를 무겁게 만들고 온몸이 땀에 젖습니다.

어느 정도 올라갔을 때 집들이 사라지고 앞에 유적이 펼쳐집니다. 뒤를 돌아보니 항구와 아까 다녀온 방어 성채가 뿌옇게 보입니다.
| 항목 | 정보 |
| 정식 명칭 | 할리카르나소스 고대 극장 (Ancient Theatre of Halicarnassus) |
| 건축 시기 | BC 4세기 (마우솔로스 왕 시대) |
| 수용 인원 | 약 10,000명 |
| 특징 | 항구를 바라보는 전형적 그리스 극장 배치 |
| 입장료 | 무료 |
오를 곳이 남아 있는 꼴을 못 보는 나는 갈 수 없을 때까지 올라갔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곳에서 공연도 보고, 민회를 열기도 하고, 개선식을 했을 것입니다. 그들이 모이는 원형극장은 언제나 — 항구 쪽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만치 커플이 계단을 다 오르더니 여자가 지친 듯 한숨을 내쉬며 땀을 닦습니다. 2,400년 전에도 이 계단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보드룸 골목길 — 그리스와 터키가 만나는 곳
원형극장을 떠나 항구로 향했습니다. 오늘 다시 그리스로 돌아가야 하므로.
이곳이 터키 땅이라고는 하지만 집의 색은 대동소이합니다. 하얀 벽에 푸른 문, 그리고 붉은 꽃이 핀 초록의 식물이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슬람의 땅임을 선언하듯 이슬람 사원의 미나렛(종탑)이 골목길에서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내려오다 습관처럼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들과 포장된 도로, 곳곳에 흉물스레 튀어나온 전기줄까지 — 로도스에서 보았던 풍경과는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같은 에게 해를 바라보는 두 나라. 같은 흰 벽과 푸른 문. 하지만 그 너머의 삶은 — 사뭇 다릅니다.
없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다
5,000년을 거슬러 올라갔던 여행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이번 그리스-터키 여행에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두 곳을 다녀왔습니다.
로도스의 콜로서스 — 사슴 동상만 남은 곳.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 완벽한 폐허.
둘 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 바로 그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그곳에 있던 것이 지금도 있다는 것이 중요할 수 있지만,
없기 때문에 우리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당시를 느껴볼 수 있는 것이다.
36미터 높이의 청동 거상이 이 항구에 서 있었다고 — 상상하는 것.
45미터 높이의 대리석 영묘가 이 언덕에 빛나고 있었다고 — 상상하는 것.
그 상상이 — 완성된 복원보다 더 강렬합니다.
피라미드를 제외한 6개의 불가사의가 모두 사라진 것은, 어쩌면 — 우리에게 상상하라는 신들의 초대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초대를 받아들인 순간 — 나는 두고두고 고대 유적을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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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룸 실용 가이드
코스에서 보드룸 당일치기 일정
08:00 코스 항구 출국수속 → 08:30 쾌속선 출발 → 09:00 보드룸 도착/입국수속 → 09:30 보드룸 성 → 11:00 마우솔레움 유적 → 12:00 점심 (항구 근처 케밥) → 13:30 원형극장 → 15:00 골목길 산책/쇼핑 → 16:30 항구로 이동 → 17:00 귀국 쾌속선
보드룸 필수 방문지
1. 보드룸 성 (성 베드로 성채) — 수중고고학 박물관 포함. 약 110리라. 1-2시간.
2. 마우솔레움 유적 — 세계 7대 불가사의. 약 60리라. 30분-1시간.
3. 고대 원형극장 — 무료. 항구 전경 조망. 30분-1시간. 오르막 주의.
4. 보드룸 마리나 — 지중해 최고의 요트 허브. 카페에서 세일보트 감상.
5. 보드룸 바자르 — 가죽, 향신료, 터키 카펫. 흥정 필수.
보드룸 vs 로도스 비교
| 항목 | 보드룸 (터키) | 로도스 (그리스) |
| 7대 불가사의 | 마우솔레움 (폐허) | 콜로서스 (소멸) |
| 성채 | 성 베드로 성채 (기사단) | 기사단장 궁전 + 성벽 |
| 구시가지 | 골목 산책 가능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 물가 | 그리스보다 30-50% 저렴 | 유럽 수준 |
| 분위기 | 터키+그리스 혼합 | 순수 그리스 |
| 추천 | 당일치기 또는 1박 | 2-3일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코스에서 보드룸 당일치기가 가능한가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전 8-9시에 출발하면 오후 5시까지 주요 유적을 다 볼 수 있습니다. 페리는 하루 여러 편 운행합니다.
Q: 터키에서 유로를 쓸 수 있나요?
관광지 상점과 식당 대부분에서 유로를 받습니다. 하지만 환율이 불리하므로 ATM에서 터키 리라를 뽑는 것을 추천합니다.
Q: 마우솔레움에 볼 것이 있나요?
솔직히 현장은 완벽한 폐허입니다. 하지만 소규모 박물관에 복원 모형과 설명이 있고, 대영박물관(런던)에 원본 조각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상상하는 여행"으로 접근하면 감동적입니다.
Q: 보드룸에서 다른 곳도 갈 수 있나요?
에페소스(차 3시간), 디디마 아폴론 신전(차 1.5시간), 파묵칼레(차 3시간) 등이 가능하지만 당일치기는 어렵습니다. 1박 이상 추천.
Q: 보드룸은 안전한가요?
매우 안전합니다. 보드룸은 터키의 고급 휴양지로, 유럽 관광객이 매우 많습니다. 밤에도 항구 주변은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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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룸 핵심 정보
| 항목 | 정보 |
| 고대 이름 | 할리카르나소스 (Halicarnassus) |
| 위치 | 터키 남서부 에게 해 연안 |
| 코스에서 | 쾌속선 30분 |
| 유명 인물 | 헤로도토스 (역사의 아버지) 출생지 |
| 7대 불가사의 | 마우솔레움 (BC 353, 현재 폐허) |
| 필수 방문 | 보드룸 성, 마우솔레움, 원형극장 |
| 물가 | 그리스보다 30-50% 저렴 |
| 통화 | 터키 리라 (유로도 대부분 수용) |
| 추천 체류 | 당일치기 또는 1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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