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1시에 인천공항을 출발한 A380 항공기가 일곱시간 째 순항 중이다. 최신형 항공기술 덕택에 뉴욕까지 논스톱으로 1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알라스카의 앵커리지를 경유해 17시간을 타고 다니던 때와 비교하면 참 좋아졌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좌석 역시 내 다리를 다 뻗어도 앞좌석 등받이에 닿지 않을만큼 넓직하니 호강이다. 스물 대여섯 먹던 시절 아내와 나는 참 겁도 없이 미국행을 감행했다. 공부를 하겠다는 열정이 대단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아 더욱 기가 찬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우리가 운이 좋았구나 하는 점을 느낀다.
그동안 우리는 참 긴 세월을 서로를 지키고 위하며 살아왔다. 그 긴세월 동안 힘든 적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 이번 여행은 우리의 젊은 시절을 되새기는 순례 여행이다.
오래된 것일 수록 추억을 꺼내들면 마음은 평정을 잃고 조금 먹먹해진다. 추억은 언제나 그리움이다.
뉴욕은 나와 M이 이십대의 가난한 대학원생 시절을 보낸 곳이다. 그런데도 한번 떠나 온 후엔 다시 가보지 못했다. 학회 때문에 미국의 여러 다른 도시와 유럽 천지를 싸돌아 다녔으면서도.
아마 더럽고 위험한 당시 뉴욕의 인상 때문일 것이다. 유럽여행 가이드 입장에서는 좋은 도시들도 지천인데...
뉴욕의 관문 JFK 국제공항에 도착해 약간 지루한 입국 수속을 마친 우리는 택시로 맨하탄 그랜드 센트럴 역 옆의 Hyatt Hotel로 향했다.
겨울이라 하늘은 잿빛이고 바람은 제법 살을 파고 든다. 이 계절이 가장 뉴욕다운 계절이라는 생각을 하며 뉴욕의 거리를 본다. 20년도 넘게 보지 못한 곳인데도 낯설지는 않다. 그리고 전보다 좋아졌다. 우리가 뉴욕을 떠나던 해 즈음에는 길가에 타이어를 모두 털리고 벽돌위에 네 바퀴가 올려져 있는 승용차가 보이곤 했다. 우범자들이 주차한 차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서울처럼 깔끔한 도심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잘 정비된 도시를 보았다. 사람들의 입소문이 사실인 모양이다.
[세계의 요리, 식당] - 카페 디저트 맛난 미국여행 - 뉴욕 맨하탄 록펠러센터 아이스링크
호텔 앞은 예전처럼 사람들로 번잡하다. 익숙한 뉴욕의 도도함과 까칠함이 반갑다. 무슨 회의가 있는지 사람들로 붐비는 로비에 비해 check-in은 유쾌할 만큼 빠르게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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