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를 뒤로 하고 유럽여행 가이드와 파트너를 태운 배는 서남쪽으로 항해한다. 첫 기항지는 멕시코의 코즈멜 Cozumel이다.
이번 항해에서 우리들이 머무는 선실은 10층 파노라바 덱크의 발코니 선실이다.(그림 속 화살표) 야외 수영장이 있는 층이고 부페 식당보다 한 층 위였다. 방을 나서 왼쪽으로 가면 외부로 나가는 자동문이 있어 수영장으로 통한다. 한 층을 더 올라가면 헬스클럽과 사우나가 있어 무척 편리한 위치였다.
배 멀미를 하는 M을 위해 바다가 잔잔해야 한다. 7월의 지중해 뺨치게 잔잔한 바다. 쾌적한 여정을 예고한다. 이 바다가 7,8월에는 무시무시한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곳이다. 하지만 겨울엔 얌전한 새색시로 내숭을 떤다.
크루즈를 타기 전에 뉴욕과 하바나 그리고 마이애미까지 다녀 오느라 피로가 누적되었다. 편하게 항해하는 배는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요람같다. 숙면을 취하기에 딱이다. 이튿날은 기항지에 들르지 않고 항해만 하는 sea day니까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워도 좋다.
아침에 먼저 눈을 뜬 나는 iPad만 들고 같은 층의 open deck의 조깅트랙을 산책하였다.
산책을 마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의 고물 쪽 카페에 가서 거대한 항적이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잡고 읽던 책을 마저 본다. 옆 테이블엔 중년 백인 여성이 무언가 일을 하고 있었다. 서로 결례되는 일 없이 각자 하고자 하는 일을 방해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도 외국여행의 매력이다. 서울에선 어깨를 부딪쳐야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항상 부대껴야 하는지.
늦은 아침을 부페식당에서 먹었다. 음식은 전에 타 본 Celebrity 크루즈 보다 더 다양한 것처럼 느껴진다. 셀레브리티는 정통 부페이 치중하는 편이라면 카니발은 조금 더 젊은 취향의 다양성이 돋보였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식탁이 낭만을 더한다.
나아가는 배 앞을 바라보며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하면 어느 곳에서도 느끼기 힘든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다.
크루즈 쉽의 메인 엘리베이터 홀은 정말 인상적이다.
낮 동안에 타기도 한 미끄럼 틀. 꼭대기는 3층 높이는 되는데 양쪽이 바다로 탁 트여 지상의 워터파크 보다 스릴이 더하다.
맥주, 칵테일 등을 사다 마신 바.
한참을 앉아서 노닥거리던 러브시트. 앞에는 멀리 수평선이 펼쳐진다.
6시에 full course dinner를 먹고 이어서 극장에서 서커스 공연을 보았다.
카리브 해에 석양이 지고 있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크루즈 만의 특별한 경험을 한다.
공연이 끝나고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다이퀴리를 마시던 로비 층에 있는 바.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소파가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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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늦으면 수영장 위에는 대형 스크린이 켜진다. 영화가 주로 상영 되는데 비치 의자를 놓고 보다 들어가 잠이 들었다.
우리 선실 담당 메이드 제인이 우리가 자도록 turn down 서비스를 하고 간 것 같다. 수건으로 강아지 한마리를 만들어 내 선글래스를 씌워 놓았다. 소풍같은 하루가 저문다.
이제 잔잔한 바다를 밤새달려갈 동안 꿀맛같은 잠에 빠져들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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