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뭉친 '담'이 심해 걷는게 불편한 M을 생각해 여행일정을 바꾸었다.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 cesky krumlov는 가지 않기로 했다. 상의 끝에 한것은 아니고 M이 자는 사이에... 물어보나 마나 그녀는 일정을 따라가자고 할거다. 프라하에서 이틀을 보내고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이틀밤을 보내려고 했는데 취소한다. 그리고 프라하에서 2박을 4박 여정으로...
이제까지 여행의 템포를 늦추기만 했지 완전히 쉬도록 해주지 못했다. 자칫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여행은 이제 겨우 시작인데... 아예 프라하에선 아무것도 못하더라도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체스키 크룸로프의 아름다움을 못보는 것도 아쉽지만 너무 늦은 취소이기에 호텔 숙박료를 다 날리게 생겼다. 그래도 어쩌랴... 게다가 프라하에 예약한 호텔을 연장하려니 만실이라 안된단다. 다행히 수십미터 떨어진 호텔에 방을 잡을 수 있었다. 호텔방은 병실이 되고.... 여행은 말을 잃고...
여인이 잠든 이른 새벽, 호텔에서 자전거를 빌려 드레스덴의 신도시를 구경하다. 호텔에서 북쪽으로 약 2킬로떨어진 성 마틴 교회를 가는 길에 대로변에 제대로된 나무 침대를 놓고 곤히 잠든 사람들을 보았다. 물론 침대 주변으론 술병이 나뒹굴고....
성당으로 가면서 길가에 중국음식점이 보인다. 아마 테이크 아웃 전문인것 같다. 세계 어딜가나 중국집이 있다더니...
드디어 도착한 성 마틴 성당. 놀랄만큼 아름다운 교회다. 새벽에 자전거로 달려온 보람을 느낀다. 아쉽게도 아침 이른 시간이라 내부는 볼 수 없었지만...
교회 정면에서 본 입구의 모습도 창문은 물론 장식까지 아치형으로 되어 부드러운 통일성으로 아름다웠다.
대부분의 성당이 십자가 형상을 갖도록 길쭉한 모양인데 비해 이 교회는 다양한 입체가 정사각형 또는 원형으로 조합되어 더욱 독특하다.
노란 꽃이 교회 정원에 피어 사진에 흥미를 더해준다.
우아한 아름다움에 빠져 교회 주변을 서성거리게 된다.
내리막을 달려 돌아간다. 그리고 멀어지는 교회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에 담는다.
신도시라고 해서 우리의 동탄이나 분당같은 곳을 생각하면 오산이었다. 집들은 지은지 백년이 넘은 것도 있어 보이는데 모두 주거용 건물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neustadt에 사는 것 같다.
한동안의 오르막을 가는데 좀 힘도 들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앨베강을 따라 난 길의 한적함을 만끽하다.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 본 유서깊은 관공서 건물 앞의 모습
구도심 극장 광장 근처의 건물들은 다시 보아도 아름답다. 아침 빛이 좋다.
이곳도 추운 겨울이 긴 지방이라 여름이면 노천카페를 많이 연다.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는 어느새 깨끗이 치워져 있고 다시 하루를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화분에 핀 야생화들이 유난히 예쁘게 보이는 아침이다.
아름다운 이 도시를 M은 잘 보지 못해 아쉬웠다.
식당 여직원이 일찌감치 자리를 정리 정돈하고 있다.
어딘가로 이어지는 내부 아치문 너머에도 조용히 하루를 시작하는 카페가 있고 그 옆으로 한 남자가 조깅을 하고 있다.
M이 깨어날 시간이 되어 자전거 여행을 마무리하고 호텔로 돌아갔다.
11:20에 westin에서 check out하고 기차역으로 택시로 이동했는데 토요일이라 너무 일찍 도착. 한시간 이상 기다려 기차를 타고 프라하로 가다.
역 구내에 철로가 끝나는 곳에 그 부근을 축소해 놓은 정교한 모델이 있었다.
축구경기가 있는걸까? 같은 옷을 차려입은 남자들이 역 주위에 몰려다닌다. 주말을 즐기는 이곳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대합실 벤치에서 기차가 도착하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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