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공연은 제법 괜찮았다. 고풍스런 성 니콜라스 교회 안에서 듣는 연주는 신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바하의 푸가는...
그래도 앉아 있는 것이 불편할까 끝까지 다 보지는 못하고 나와야 했다.
사람은 완전하지 않다. (나를 변호하기 좋은 서두이다.)
아무리 오래 지낸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lady M이 아프다고 했을 때도 나는 그것의 심각성을 모르고 내가 제공 가능한 마사지와 사우나 정도로 좋아지기를 바랬다.
하지만 lady M이 우울해 하기까지 하자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녁을 먹고 lady M이 쉬는 동안 인터넷으로 철저히 찾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놀랍게도 인간의 골반은 뼈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었다. 아주 움직임이 적은 근육이 있었고 거기에 생긴 문제가 통증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이튿날 아침 난 호텔직원에게 heating pad를 살 수 있는 곳을 물어 가게 문을 열자마자 사 왔다. 다행히 호텔이 도심에 있어 10분 도보 거리에 가게가 있었다.
그리고 사태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오전 내내 heating pad를 대고 누워있자 근육경련이 풀리며 부드럽단다. 물론 매트리스 밑의 옷걸이도 큰 도움이 되었다.
정오 경, 우린 호텔을 check out하고 바로 길 건너에 있는 Barcelo Hotel로 옮겼다. 방은 넓지만 호텔의 격은 이전 것만 못하다. 어쩌랴 비상 사태인데...
짐을 대충 놓고 어제 마사지 받은 타이 마사지 숍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정말 좋아진 lady M이 도시 구경에 의욕을 보인다. 아! 신난다! 우린 택시를 타고 궁전과 비투스 성당이 있는 언덕 위로 향했다.
궁전 입구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저 옆에 길로 가면 국립미술관이 있는데...
가보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걷는 걸 최소화해야지... 혼자 왔을 때 본 지금은 작가 이름도 잊은 검은 배경의 인상적인 그림이 보고싶지만...
비투스 성당 옆으로 난 길에는 오픈 카페가 있는데 1300년 경부터 존재 했다고 써있다. 성당 정면은 초광각으로나 다 담을 수 있을 만큼 높다.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비투스 성당의 스테인드 글래스가 아름답다.
멀리서는 빛과 색의 조화로 아름답다면 가까이서는 그 정교한 서술에 놀란다.
눈을 돌려 보는 곳마다 인간의 신에게로 향한 염원을 느낄 수 있다. 최고의 아름다움을 바쳐 신을 기쁘게 하고 싶다는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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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단 역시 웅장하고 숭고하다. 햇빛이 유리창을 통해 신의 은총처럼 찬란하게 빛난다.
북적거리는 성당을 나가는 길에 마지막 몇 장을 찍고 있는 나를 M이 카메라에 담았다.
무리하지 않으려고 성당 바깥의 카페에서 필스너 우르켈을 마신다. 여긴 흑맥주가 있다. 햇살은 매우 뜨겁다. 겨우 여행다운 여행을 다시 시작한다.
성당을 떠나 강 쪽으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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