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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기차는 여행을 계획할 때 마다 번번히 속는다.
하루 종일 구경을 하고, 밤에 기차를 타고 숙면을 취하면 이튿날 아침에 새로운 목적지에내리는 것. 시간도 절약하고 숙박비도 절약하는 절묘한 신의 한수!
일정이 짧은 여행자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바르샤바에서 프라하 야간 침대차를 예약했다. 사실 혼자 쓰는 침대 칸은 100유로를 넘게 받기 때문에 싸다고만 할 수도 없다.
좁은대로 세수를 하고 잘 준비를 마치니 11시가 넘었다. 2층 칸을 선택해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 번 야간 침대칸 탔을 때 일들이.
우선 소음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잠을 조용히 잘 만큼은 아니고 진동도 없다고는 하지만못느낄 정도는 결코 아니다. 선 잠.
옆에 코고는 사람마저 있다면 아마 절망이겠지. 6인실인 쿠세트에서 자고 다니는 젊은이들은 어떨까? 비행기에서 쓰던 noise canceling headphone을 끼고서야 조각 잠을 잘 수 있었다. 언제나 시간 아끼기 위해 이 짓을 포기할 수 있을지...
오전 7시 경 블타바 강을 건너는지 철교를 지나간다. 그리고 잠시 후 종착역 안내가 나오더니 기차가 멈추어 선다.
옷을 입고 한 손엔 백팩, 다른 손엔 기내용 캐리어를 들고 나선다.
몸이 몹시 무겁다.
그리고 플랫폼에 내리다 다리를 접지른다. 유난히 높았던 기차에서 내디딘 보도가 경사가 져 있던 것. 그나마 그냥 넘어졌으면 덜 했을 걸.
넘어가는 몸을 반동을 주며 다시 일어서는 통에 발목에 엄청난 하중이 걸리며 인대가 늘어나 버렸다.
혼자 하는 여행의 위험이 그대로 드러났다. 백팩을 매고 캐리어를 끌고 어떻게 택시를 타고 호텔에 갔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펐던 것만 기억한다.
구 도심에서 지하철로 세 정거장 떨어진 곳에 지어진 현대식 호텔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리고 호텔 안에 타이 마사지 서비스까지 있다.
호텔 방에서 내려다 본 프라하의 모습. 붉은 지붕이 바다 위로 방송탑이...
방에 들어와 내다 본 붉은 지붕의 모습에 매료되어 아픈 것도 무릅쓰고 몇장...
그리고 타이 마사지로 직행.
옥상층에 있는 수영장.
놀랍게도 중년의 태국 여성이 솜씨좋게 마사지를 해 준다. 한시간 넘게 발목 근처를 푼 덕에 그래고 약간은 부드러워졌다. 죽으란 법은 없는 법인가 보다. 그래도 수영은 포기...
호텔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택시로 구시가로 달린다. 호텔에서 지하철이 연결되지만 다리가 아파 엄두도 낼 수없다. 마침 내가 탄 택시 위로 열기구가 비행을 하고 있었다.
학수고대하던 프라하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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