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밤 자고 나니 발목이 더 부은 것 같다. 그렇다고 상트 페테르부르크 만큼 기대했던 프라하 여행을 소홀히 할 수 는 없는 일.
난 버스를 타고 프라하의 곳곳을 보여주는 투어를 예약하고 호텔에서 가이드를 만나 투어 버스를 탔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소련이 판치던 시절 '프라하의 봄' 운동의 시작이 되었던 옛 시청 건물이었다. 지금은 박물관인데 이곳에서 민주주의를 꿈꾸는 체코슬로바키아 지식인과 청년들이 소련에 반기를 든 것이다.
안타깝게 소련군의 탱크 앞에 무력화되고 KGB의 폭정에 한참을 더 시달려야 했던 역사적 아픔이 느껴진다.
블타바 강을 따라 달리다 본 아르누보 형식의 집. 마치 쓰러질 것 같다.
구 시가 중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천문시계. 종탑에 올라가 프라하 시내의 붉은 지붕을내려다 보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내 발목때문에 밑에서 어슬렁 거리다.
얀 후스.
루터보다 훨씬 앞서 로마 교황에 반기를 든. 그리고 교활한 교황의 계략에 걸려 로마에서 화형을 당한 사람이다. 프라하 사람인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는 거대한 동상이 중앙광장에 자리하고 있고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그 옆에서 아픈 다리를 쉬어 간다.
여행자도 아픈 다리를 오픈 카페에서 쉬게 한다. 필스너 우르켈 한잔과 함께.
기막힌 맥주 맛에 웨이트리스에게 칭찬을 하니 당연하다는 듯 체코 맥주가 세계 최고란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기온은 지나는 사람들 구경을 하며 노천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최고였다.
구경을 하러 다니다 보헤미아 크리스탈 전문점으로 가는 길에 본 박물관이 있는 거리. 프라하 최고의 번화가인데 양쪽 건물에 삼성, LG등 한국 기업의 광고가 즐비하다.
오페라 하우스 가는 길에 가운데에 선 노천 시장.
보헤미안들이 오는 겨울에 대비해 마지막 쇼핑에 한창이다.
크리스탈 가게에는 아름다운 세공품이 차고 넘친다. 세계 최고의 품질이라고...
난 보라색이 도는 작은 화병을 하나 기념품으로 산다. 돌아가 만나게 될 그리운 사람을 위해.
명품 부티크가 있는 길을 따라 가니 다시 중앙광장이 나온다. 왼편의 성당에서 파이프 올간 소리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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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여행을 마감하며 저녁 식사 후 맥주를 마시고 공항가는 택시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택시 기사가 흔드는 통에 잠에서 깬다. 언제 잠들었나 알 수도 없다.
극도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국적기에 탑승한다. 그리고 얼마 후 맹렬한 속도로 활주로를 달리던 항공기가 이륙 직전 갑자기 속도를 줄이고 멈춘다. 이착륙이 위험하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당하니 황당하고 두려웠다.
그리고 부품이 교체될 때까지 두시간을 기다렸다. 다시 이륙할 때는 여느 때와 달리 나도 제법 긴장이 되었었다.
러시아를 시작으로 민스크와 바르샤바를 거쳐 프라하까지 계속 서쪽으로 이동한 일주일간의 여행은 이렇게 색다르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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