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 도착하면서 얻은 발목 부상도 나를 멈추어 둘 수는 없었다.
타이 마사지로 조금 부기를 가라 앉히고 프라하 시내 구경을 나선다.
걸음을 뗄 때마다 삐인 발목이 아프다.
블타바 강을 중심으로 동쪽은 평지로 번화한 시가지가 펼쳐지고, 서쪽은 언덕이 시작되고 그 위에 프라하 성과 유명한 비투스 Vitus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돌 다리가 놓여 있는데 과거에는 방어를 위한 들어 올리는 다리가 있었을 것 같다.
비투스 성당 모습은 매우 검고 묵직하다. 가을 하늘에선 조금씩 빗방울까지 떨어지고 하늘은 잔뜩 흐렸다.
멀리서 전경을 바라보다 잠시 눈을 돌리니 고목이 늘어선 작은 광장에 낙엽이 떨어져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 주었다.
난 궁전을 보는 대신 옆 골목으로 빠져 국립 미술관으로 향했다.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영어 설명은 없었지만 상당한 규모의 collection이 인상깊었다. 특히 온통 검은, 바치 검은 비투스 성당의 모습과도 같은,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은, 벽면을 다 가리는 크기의 그림은 잊을 수 없는 명작이었다.
비투스 성당 스테인드 글래스를 보고 택시를 타고 카를교 근처로 내려왔다. 앞에 근사한 첨탑이 이곳이 프라하임을 웅변하고 있다. 그 아래 펼쳐진 노천 카페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카를교로 들어가는 데 블타바 강가에 차분하게 자리잡은 카페가 눈에 들어 온다. 엄청난크기의 나무아래 테이블은 마치 레고 같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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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타바 강 너머로 해가 떨어졌다. 무슨 목적에서인지 목책이 드문드문 서 있는데 물새들이 제 집 삼아 쉬고 있었다.
가을은 여행 성수기가 아닐텐데 카를교 위엔 사람이 북적거린다. 다리 난간엔 그림을 파는 사람도 많다. 마침 6인조 재즈밴드가 D. Brubeck 레퍼토리를 연주해 여행자의 마음을 흔든다.
아픈 발목때문에 다리의 반대편으로 가는 대신 가던 길로 돌아나왔다. 마침 미국인이 삼각대를 놓고 촬영에 열심이다. 옆에서 부러운 눈으로 보고 있으니 자기 삼각대를 사용하라며 shoe를 하나 빌려 준다. 왠 횡재냐! 2초의 노출 시간으로 삼각대 위에서 찍은 카를교와 프라하 성, 그리고 성 비투스 성당.
지하철 타러 가는 길은 블타바 강을 따라 걷는 기분좋은 산책길이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주차된 차 지붕을 삼각대 삼아 찍은 프라하의 모습.
해가 지고 마지막 빛마저 사라지려는 순간이다. 프라하에서의 첫 밤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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