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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로컬 길로 접어들어 강 줄기가 사뭇 굵어진 론 강을 건널 때만해도 유럽여행 가이드 앞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몰랐다. 차에서 불쾌한 냄새도 많이 나기 시작했다.
구도심으로 통하는 중앙로만 해도 견딜만 했다. 그런데 안으로 갈수록 길은 좁아지고 모든 길이 one way로 변하고 부터는 진땀을 뺀다.
어찌하다 내가 묵을 호텔을 가까이에서 보고 지났는데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삼십분이 걸렸다.
호텔은 생각보다 나빳지만 위치 하나는 좋았다. 짐을던져놓고 걸어서 교황청으로 쓰인 궁전을 보러 갔다.
여름을 만끽하는 프로방스 사람들의 오픈 카페가 교황청 앞 광장을 차지하고 있다.
우연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기러기 떼가 대형을 맞춰 가을이 오는 하늘을 날고 있다. 아직 좀 이르지 않은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선선한 바람을 가르고 나르는 기러기를 보니 여행자의 마음이 스산해진다.
교황청 직원 출입구가 있는 건물. 기쁨보다는 슬픔이, 영광보다는 굴욕이 아로새겨져있는 무미건조한 벽돌건물이 무심하다.
발길을 돌려 번화가로 나오니 진입로를 따라 레스토랑과 카페가 저녁 식사 손님을 맞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아비뇽에 몇개 없는 별 다섯개 호텔의 정면. 내가 묵은 호텔은 이 건물 뒤로 보인다. 겉모습이 속 사정 보다 조금 더 좋았던 호텔이었다. 역시 구도심의 호텔은 가격대비 성능이 떨어진다.
아비뇽 구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강력한 성벽. 이 벽이 당시 교황청 방어를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교황을 가둔 감옥의 담장이었을까?
저녁에 일찍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래도 새벽에 여지없이 눈이 떠지고 론 강을 향해 산책을 나갔다. 이슬이 내린 잔디밭은 몇발짝만 걸어도 바지 단이 다 젖는다.
유명한 론강의 끊어진 다리가 여명을 뒤로하고 아침을 맞는다.
반복되는 론강의 범람때문에 보수를 포기하고 내버려 둔다는 다리. 자연의 힘 앞에서는 교황님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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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강을 따라 뻗어있는 강변도로가 왕복 4차선으로 이곳에선 넓은 길이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차가 서서히 길을 채우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유럽의 성채들이 돌산위에 지어지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돌산의 지형을 그대로 살려 그 위에 강력한 성을, 그리고 터널을 만든 것은 처음 본다. 저 터널로 들어가면 엄청난 지하주차장으로 이어진다.
교황청의 아침 표정.
어제 서있던 곳을 오늘 아침엔 내려다 본다.
오전 구경을 마치고 교황청 지하의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출발하려는데 악취때문에 숨을 쉴 수 없다.
출발을 미루고 차를 샅샅이 뒤졌다.
그랬더니 몽트뢰에서 신발을 사고 벗어 둔 구두가 원흉이다.
언제 밟았는지 dog shit이 뒷 굽에 한 덩어리 붙어 말라가고 있다.
몽트뢰의 밤에 그렇게 싸돌아다녔는데 아마 Freddy Mercury의 작별 선물이었나 보다.
신발을 버리고 출발. 겨우 숨 쉴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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