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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 (Travel Journals)/유럽자유여행

트로기르 여행 가이드 |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스플리트 근교 당일치기

by 유럽탐험 2018.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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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기르 여행 가이드 |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스플리트 근교 당일치기

by 요트 세일러 교수 · 크로아티아 여행

스플리트에서 버스로 30분, 아드리아해의 작은 섬 위에 2,300년의 역사가 압축된 도시가 있습니다. 트로기르(Trogir).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작은 보석은, 고대 그리스부터 로마, 베네치아, 합스부르크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역사의 모든 층이 겹겹이 쌓여 있는 살아있는 건축 박물관입니다.

저는 요트로 스플리트에서 트로기르까지 세일링하며(약 1시간) 바다 위에서 이 중세 도시의 첫 모습을 만났습니다. 본토와 치오보 섬 사이에 끼인 작은 섬 위에 빼곡하게 들어선 돌 건물들, 성벽과 종탑, 그리고 항구에 정박한 요트들.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트로기르의 매력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트로기르의 역사: 2,300년의 타임캡슐

크로아티아 트로기르의 유명한 해변 산책로

트로기르의 역사는 기원전 3세기 그리스 식민지 트라구리온(Tragurion)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로마 제국, 비잔틴, 헝가리-크로아티아 왕국, 베네치아 공화국, 합스부르크 제국을 거치며 각 시대의 건축 양식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트로기르 크로아티아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역사적 층위가 하나의 작은 섬(면적 약 0.2km2) 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좁은 골목 안에 공존하며, 현재도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1997년 유네스코는 트로기르의 도시 구조를 "중부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로마네스크-고딕 도시 단지"로 평가하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습니다.

성 로브렌스 대성당: 로마네스크의 걸작

트로기르의 심장이자,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인 성 로브렌스 대성당(Katedrala Sv. Lovre)은 13세기에 건설이 시작되어 17세기에 완성되었습니다. 400년에 걸친 건축 기간 동안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양식이 하나의 건물에 혼합되었습니다.

트로기르 크로아티아

대성당의 백미는 서쪽 정문(Portal)입니다. 크로아티아 조각가 라도반(Radovan)이 1240년에 제작한 이 문은 달마시아 지역 로마네스크 조각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됩니다. 아담과 이브의 조각상이 문 양쪽을 장식하고 있으며, 성경의 장면들, 계절의 노동, 동물과 괴물 등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12세기 유럽의 조각 기술이 이 정도 수준에 달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세밀합니다.

대성당 내부에서는 성 이반 트로기르스키 예배당(Chapel of Blessed John of Trogir)이 볼거리입니다. 15세기 르네상스 양식으로 건설되었으며, 니콜라 피렌티나츠(Nikola Firentinac)의 조각과 이반 두크노비치(Ivan Duknovic)의 부조가 조화를 이루는 걸작입니다.

종탑: 47미터 높이의 종탑에 올라가면(입장료 약 €4) 트로기르 전체와 주변 바다의 360도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계단이 좁고 가파르지만 반드시 올라가 볼 가치가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스플리트까지 보입니다.

카메를렝고 요새: 트로기르 최고의 일몰 명소

트로기르 서쪽 끝에 위치한 카메를렝고 요새(Kamerlengo Fortress)는 15세기 베네치아인들이 건설한 해안 요새입니다. 삼각형 평면에 둥근 탑이 세 개 있는 독특한 구조로, 성벽 위를 걸으며 아드리아해와 치오보 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트로기르 크로아티아

카메를렝고 요새가 진정으로 빛나는 시간은 일몰 때입니다. 성벽 위에서 바라보는 아드리아해의 석양은 트로기르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태양이 바다 수평선으로 내려앉으며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요새의 돌벽이 황금빛으로 변하는 순간은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감동을 줍니다.

여름에는 요새 안뜰에서 야외 영화 상영과 콘서트가 열리기도 합니다. 입장료는 약 €5이며, 일몰 1시간 전에 도착하여 좋은 자리를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트로기르 구시가지 걷기: 골목의 매력

트로기르의 진짜 매력은 골목 산책에 있습니다. 차가 들어올 수 없는 좁은 돌바닥 골목을 걷다 보면, 르네상스 양식의 저택 대문에 새겨진 가문의 문장, 로마네스크 양식의 작은 교회, 빨래가 널린 주민들의 창문, 그리고 갑자기 열리는 작은 광장이 끊임없이 나타납니다.

 

추천 산책 루트:

  • 북문(Land Gate)으로 입장 → 성 로브렌스 대성당 광장
  • 대성당 뒤편 골목 탐험 → 시청사(City Hall/Loggia)
  • 남쪽 해안 산책로(리바/Riva) → 카메를렝고 요새
  • 치오보 섬 방향 다리 건너기 → 다리 위에서 구시가지 전경 촬영

전체 구시가지를 천천히 돌아보는 데 약 2~3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골목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 트로기르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입니다.

크로아티아 트로기르 해변 산책로 풍경

리바 해변 산책로와 항구

구시가지 남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리바(Riva) 산책로는 트로기르의 사교 중심지입니다. 야자수 아래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항구에는 요트와 어선이 정박해 있어 지중해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넘칩니다.

트로기르 여행 가이드 |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스플리트 근교 당일치기 사진 5

아침에는 현지인들이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고, 낮에는 관광객들이 산책하며, 저녁에는 가족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거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 저녁의 리바는 도시 전체가 야외 살롱이 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리바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약 €2~3으로, 두브로브니크나 스플리트보다 저렴합니다. 해산물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도 1인 €20~35

크로아티아 트로기르 중앙광장의 카페 옆 로마 유적

수준으로 합리적입니다.

트로기르 맛집: 흑리조또와 해산물의 향연

트로기르는 작은 도시지만 달마시아 미식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흑리조또(Crni Rizot): 오징어 먹물로 만든 검은 리조또는 달마시아 해안 도시의 시그니처 요리입니다. 입술과 이가 검게 물들지만, 깊고 풍부한 해산물 풍미는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습니다. 트로기르의 코노바 트로기르(Konoba Trogir)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구운 생선(Grilled Fish): 아드리아해에서 갓 잡은 도미, 농어, 전어 등을 올리브 오일과 마늘로 간단하게 구운 요리입니다. 소박하지만 신선한 재료가 만드는 맛은 어떤 복잡한 요리보다 강렬합니다.

파슈티차다(Pasticada): 소고기를 와인, 자두, 향신료에 재워 수시간 끓인 달마시아 전통 스튜입니다. 뇨키(Gnocchi)와 함께 제공되며, 크리스마스와 축제 때 주로 먹는 특별한 요리이지만 레스토랑에서는 연중 맛볼 수 있습니다.

추천 맛집:

  • 코노바 트로기르: 구시가지 골목 안 전통 달마시아 타베르나. 해산물과 흑리조또가 일품.
  • 레스토랑 알카(Alka): 리바 산책로 위치. 바다를 보며 식사. 가격 대비 품질 우수.
  • 코노바 TRS: 본토 쪽에 위치한 숨은 맛집. 현지인 비율이 높아 분위기 좋음.

치오보 섬: 다리 하나로 연결된 해변 천국

트로기르 구시가지에서 다리를 하나 건너면 치오보(Ciovo) 섬입니다. 이 섬은 트로기르 여행의 숨겨진 보너스입니다. 관광객 대부분이 구시가지에만 머물고 치오보 섬까지는 가지 않지만, 이 섬에는 트로기르 주변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들이 있습니다.

오크루그 고르니(Okrug Gornji): 치오보 섬 남쪽의 인기 해변으로, '코판카비차(Copacabana)'라는 별명으로도 불립니다. 자갈과 콘크리트 해변이 길게 이어져 있으며, 비치 바, 레스토랑, 워터스포츠 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마바르시티차(Mavarstica): 치오보 섬 남서쪽의 작은 만으로, 소나무 숲 사이의 한적한 자갈 해변입니다. 접근이 다소 불편하지만(도보 또는 보트) 투명한 물과 고요함이 매력입니다.

트로기르에서 치오보 섬까지는 도보로 다리를 건너 약 5분이면 도착하며, 섬 내 해변까지는 렌트카나 자전거로 이동하면 편리합니다.

스플리트에서 트로기르 가는 방법

트로기르는 스플리트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근교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 버스: 스플리트 시내버스 37번, 약 30~45분, 편도 약 €3. 배차 간격 20~30분으로 빈번합니다. 에어컨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여름에는 참고하세요.
  • 택시/우버: 약 20~30분, €25~35. 편리하지만 가격이 높습니다.
  • 렌트카: 스플리트 공항이 트로기르에서 약 5km 거리에 있으므로, 공항에서 렌트카를 빌려 트로기르를 먼저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세일링: 스플리트에서 트로기르까지 요트로 약 1시간. 해안선을 따라 세일링하며 도착하는 트로기르의 풍경은 잊을 수 없습니다.

트로기르 반나절 코스(3~4시간)

스플리트에서 당일치기로 트로기르를 방문한다면 반나절이면 핵심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추천 일정:

  • 09:30 스플리트 출발 (37번 버스)
  • 10:15 트로기르 도착 → 북문으로 입장
  • 10:30 성 로브렌스 대성당 관람 + 종탑 등반
  • 11:15 구시가지 골목 산책
  • 12:00 리바 산책로에서 커피 또는 점심
  • 13:00 카메를렝고 요새 관람
  • 13:45 치오보 섬 다리 건너기 + 전경 사진
  • 14:00 트로기르 출발 → 14:45 스플리트 도착

시간이 더 있다면 오후에 치오보 섬 해변에서 수영을 하거나, 저녁까지 머물며 카메를렝고 요새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세일러 팁: 트로기르 마리나와 크로아티아 세일링의 출발점

트로기르는 크로아티아 세일링의 핵심 거점 중 하나입니다. ACI 마리나 트로기르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크고 잘 정비된 마리나 중 하나로, 수백 척의 요트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ACI 마리나 트로기르:

  • 위치: 구시가지에서 도보 10분, 치오보 섬 다리 건너편
  • 시설: 수전, 전기, 샤워, 세탁, 연료, 크레인, 수리 시설 완비
  • 정박 요금: 12미터 요트 기준 1박 약 €60~100 (성수기)
  • 차터 회사: Sunsail, The Moorings, Nava 등 다수의 차터 회사가 트로기르를 기지로 운영

크로아티아에서 요트를 처음 차터하는 분이라면 트로기르를 출발점으로 추천합니다. 트로기르를 기점으로 남쪽의 스플리트, 흐바르, 비스, 코르출라를 돌아오는 1주일 코스가 가장 인기 있으며, 달마시아 해안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트로기르 해협(Trogirski Kanal)을 통과할 때는 본토와 치오보 섬 사이의 좁은 수로에 주의해야 합니다. 수심은 충분하지만 페리와 소형 선박의 왕래가 빈번하므로 속도를 줄이고 경계를 늦추지 마세요.

트로기르 여행 실용 정보

최적 방문 시기: 5~6월, 9~10월. 성수기(7~8월)에는 관광객이 많고 기온이 35도를 넘기도 합니다. 5월과 10월은 날씨가 쾌적하고 관광객이 적어 최적입니다.

예산(반나절 기준):

  • 스플리트 왕복 교통: €6
  • 대성당 + 종탑: €6~8
  • 카메를렝고 요새: €5
  • 식사 + 커피: €15~25
  • 반나절 총 예산: €30~45

주의사항: 구시가지 내 돌바닥은 비 올 때 미끄러우니 편한 신발을 신으세요. 한여름에는 그늘이 적으므로 모자와 물을 꼭 챙기세요.

마무리: 작지만 완벽한 도시, 트로기르

트로기르는 작습니다. 구시가지 끝에서 끝까지 도보로 15분이면 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섬 위에 2,300년의 역사가, 유네스코가 인정한 건축적 가치가, 그리고 지중해의 모든 매력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스플리트에서 버스로 30분, 반나절이면 충분한 이 여행은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가장 가성비 높은 선택 중 하나입니다. 두브로브니크의 인파에 지치고, 스플리트에서 여유 시간이 생겼다면, 트로기르로 떠나보세요. 작지만 완벽한, 잊을 수 없는 도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언젠가 요트를 타고 달마시아 해안을 세일링할 기회가 생긴다면, 트로기르는 그 항해의 가장 완벽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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