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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샹그릴라! 그리스!/그리스여행기

[두번째 그리스여행]28 메소롱기: 레판토 해전이 벌어진 바다 인근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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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

펠로폰네소스 반도 북동부는 반도의 다른 곳과 달리 평야지대가  대부분인데 어쩐 일인지  하늘 표정도 다른 곳과는 사뭇 다르다. 반도의 남쪽은 여름동안 구름 한점없는 날이 대부분이다. 비도 거의 없는 메마른 산악지형이 펼쳐진다. 

몇 방울의 비를 맞은 중부의 메세네 근처부터 하늘에 구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림피아 이북에선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있는 하늘을 볼 수 있다. 북쪽은 살림살이도 조금 나아지는지 자동차의 종류가 한결 고급스러워지며 벤츠까지 보인다. 

인천공항을 가는 길에 만나는 인천대교와 비슷하게 생긴 다리를 건너 펠로폰네소스를 떠난다.  

메소롱기는 파트라 (또는 파트라스) 북서쪽 바다 건너편에 위치한 도시이다.

서양과 동양의 대해전인 레판토 해전이 이 앞바다에서 일어났다. 1453년 이후 오토만 투르크는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고 승승장구 하고 있었다. 에게해의 로도스 섬같은 기독교 세계의 거점들을 모두 정복했고 이들의 세력은 비엔나를 위협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바다에서의 주도권도 거의 이슬람 세력에 넘어갈 위기에 처한 스페인과 베니스는 270여척의 함선으로 비슷한 수의 이슬람과 일전을 벌인다. 바로 레판토 해전이 1571년에 벌어진 것이다. 역사적인 서양의 승리로 이슬람은 제해권을 잃고 서양 세계는 숨통을 텄다. 

오늘 그 바다는 잔잔하기만 하다. 

메솔롱기에는 바닷가를 따라 방조제 길이 수십킬로는 뻗어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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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되면 이곳은 마치 꿈 속의 마을 같이 변한다. 여정이 길어진 나그네에게는 데자뷰같은 현상도 일어나며, 차를 타고 길을 잃는 경험을 한다. 자꾸 같은 곳으로 돌아가 버린다거나 뜻하지 않게 바다를 가르는 방조제 위를 달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호텔 내부는 조용하다. 낮에 첵인 할 때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야릇한 스산함을 느낀다.

그리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스산함에 밤잠을 설쳤다. 다른 곳에선 이런 환경이 호젓해 좋아했으면서. 

레판토 해전의 망령들이 서성거리는 것 같은 메소롱기의 아름다운 밤은 젊은이들의 웃음 소리로 조금 밝아진다. 

바다로 둘러싸이 마을의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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