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의 가장 번화한 길은 에스플라나디 공원 양편의 상가가 밀집한 지역과 그 배후 지역이다. 저녁이 되면 에스플라나디 공원에 가로등이 켜지고 주변의 모습은 여름의 푸르름으로 가득했던 것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이제 거의 현지인들로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모습이다. 여름에 관광객으로 가득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싸고 거의 모든 사람이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포근한 겨울밤의 한적함을 느끼게 한다.
추운 겨울 공원의 바닥에는 며칠 전 내린 눈이 얼어 붙었고 위인의 동상은 항구를 바라보며 추위를 견디고 있다. 동상의 초록색이 더욱 동상걸린 사람의 피부를 보는 것 같다.
에스플라나디 공원의 바다쪽 끝에는 마켓광장이 있다. 지난번 왔던 여름에 그곳에 선 시장에서 맛있는 해산물 요리와 체리를 먹었던 곳이다. 그때의 경험은 오래동안 기분좋은 추억이 되었다.
바다가 보이는 시장광장의 벤치에서 맥주를 마시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련하다. 그때 이야기는 다음 링크에서
2018/10/10 - [유럽외 지역 여행/세계일주여행] - [세계일주 은혼여행]19 핀란드 헬싱키 유럽자유여행
오늘은 부두에 매어놓은 배가 모두 얼어붙어 있는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밤 바람이 너무 차지기 전에 발길을 돌려 호텔로 가는 길에 이곳의 명물 카페 Kappeli에 들렀다. 온실처럼 만든 건물은 여름의 녹음 속에서 아름다웠는데 , 겨울의 눈 쌓인 배경으로도 훌륭한 모습니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 창가 자리를 차지하고 저녁을 먹었다.
맛있는 메인과 디저트, 와인까지 마시고 천천히 공원을 걸어 호텔로 돌아갔다. 겨울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조용한 그리고 면도날처럼 청명한 찬 대기가 감싸는 산책은 잊을 수 없을만큼 인상적이었다.
걷다 돌아보니 아름다운 우스펜스키 성당이 마켓광장 너머 멀리 보인다. 화려하지 않은 아름다움. 앙상한 나무가지들이 빚어내는 순백의 겨울 풍경이 아름다웠다.
10분 정도를 걸었다. 호텔로 가기 위해서는 이제 공원을 벗어나야 한다. 둥그런 화단 가운데 동상이 서있는 곳이다. 북쪽 하늘이 연한 에메랄드 빛으로 변하며 훤하다. 오로라가 뜬 것이다. 시내의 불빛이 강해 흐릿한 것이 아쉬웠다.
내일 북쪽으로 가는 항공편을 타야하므로 짐은 풀 것도 없다. 우리는 기내용 가방에서 세면도구를 꺼내 샤워를 하고 피곤한 몸을 쉬게하였다.
이튿날 아침. 7시가 넘었는데도 이곳은 아직 완전히 밝아지지 않았다. M과 산책을 나서 어제 밤에 못갔던 원로원 광장 (senate square)으로 향했다. 넓은 광장의 한쪽은 넓은 계단이 있고 그 위에 헬싱키 대성당이 위용을 자랑하며 내려다 본다. 여름날에는 이 계단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앉아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곳이다. 오늘 아침에는 출근하는 사람들만 광장을 가로지른다. 대성당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그곳도 아직 잠에 빠져 있어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대성당의 돔 위에는 흰 눈이 쌓여 있었다.
원로원 광장을 가로질러 차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 마켓광장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잊지못할 풍경.
바다는 배가 다니는 좁은 수로만 남기고 모두 얼어붙었는데 그 수로로 배 한척이 출항하고 있었다. 일출로 붉게 물든 하늘에는 북구 특유의 낮은 구름이 깔려 있었다.
마침 일찍 일어난 갈매기 한마리가 배를 따라 가며 사냥을 한다.
조금씩 노출을 바꿔가며 내가 느끼는 풍경 그대로를 담아내려 애를 썼다. 그런 상황에선 언제나 그렇듯 재주없음을 아쉬워하며.
마켓광장의 한편에 old market hall이 있다. 붉은 벽돌과 흰 가로 줄이 톡특한 이곳은 오래된 시장 건물이다. 그 안에는 수많은 해산물 가게가 성업 중이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는지 아직 열지 않은 가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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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보았던 부두에 얼어 붙은 배는 식당으로 쓰는 곳이었다. 점심이 11.5유로라고 써있다. 그 오른쪽 뒤로 우스펜스키 성당이 보인다.
제법 길었던 아침 산책을 마치고 떠날 채비를 하러 호텔로 돌아간다. 가다가 다시 지나는 카페 카펠리의 입구.
헬싱키는 겨울에도 여름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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