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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자유여행

[납량특집] 무더위를 날려버릴 풍경: 3. 등골이 오싹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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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산타마을 로바니에미 풍경입니다. 이날은 2월이었는데도 기온이 영하 12도였고 그곳 기준으로는 따뜻한 겨울이라고 했습니다. 

자작나무의 하얀 몸통은 흰 눈과 무척 잘 어울립니다. 자작나무 숲 사이로 멀리 사람들이 사는 곳의 따뜻한 불빛이 살을 에이는 추위와 대비를 이룹니다.

문득 바보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바로 납량특집을 지금 살고 있는데 무슨 과거에 다녀 온 곳의 풍경을 보고 더위를 잊으려 하는지...

우리는 위험에 무감각합니다. 왜 우리는 중동을 여행하지 않는 것일까요? 전쟁 위험, 테러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중동이 대한민국보다 위험할까요? 세상에 몇 나라가 4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배치된 대포로 불바다를 만들어 버리겠다는 협박을 수시로 받을까요?

북한의 위협에 무감각하다보니 요즘은 그곳 수령의 인기가 우리나라 웬만한 정치 지도자 보다 높아진 것은 아닌가요?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못하면 누구를 향해 총을 쏠까요? 아무한테나? 총 맞는 놈의 50% 확률로 적이 맞기를 바라며? 좀 서늘한가요?

우리는 누구와 우위를 놓고 다투어야 합니까? 가상 적의 순위로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순서가 되야하지 않나요? 개인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적의 우선순위가 일본, 미국, 북한, 중국, 러시아는 아니지 않나요?

축구경기에서 늘 이기니까 일본이 우습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북한에 대해서는 꿀먹은 벙어리 노릇을 하고, 일본에 대해서는 대통령까지 나서 '극일'을 이야기합니까? 왜 '극 북한'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미국 조차도 두 군데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합니다.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북한 문제보다 대일 청구권이 더 급한가요? 더 급하다 하더라도 나라의 지도자는 전체적인 국익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반도체가 2018년 한 해에 거둔 순 이익이 최소 10조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핵심 자재가 없으면 올스톱입니다. 징용에 대한 배상이 10조원이 넘나요? 확실히? 그리고 그 돈 받는 사이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문 닫으면 내년부터는 누가 십조원을 우리에게 배상하나요?

'극일'을 이야기하는 정치인이 정말 '극일'을 위해 뭘했나요? 우리의 창피한 과거를 들추고, 국민을 친일과 반일로 나누고 선동하는게 극일인가요?  '극일'은 그렇게 하는게 아닙니다. 

세계시장을 석권하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지금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요? 바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입니다. 또 일본의 LCD산업은 어떻게 되었나요? 한마디로 풍비박산 났습니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요? 바로 삼성전자, LG전자 입니다. '극일'은 마음 속으로 외치는 겁니다. 일본보다 잘 되는 것만이 진정한 극일이 아닐까요? 이겨야할 일본같은 치열한 경쟁 상대가 있었기에 우리의 오늘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일본이 우리에게 한 짓이 용서할 수 있기 때문에 참는게 아닙니다. 노회한 정치인 김종필 씨가 한 말 중에 "인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행적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의 과거는 부끄럽습니다. 어쩌다 나라가 그 지경이 되어 다른 나라의 간식거리가 되었는지 한심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모두와 편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구한말의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과연 기우일까요? 

아직도 더우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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