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을 다녀왔어도 베니스는 언제나 나를 매혹시키는 도시다. 아침 햇살이 대운하를 부드럽게 물들이며, 고요한 수면 위로 곤돌라들이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장면은 세상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우아함을 자아낸다.
이 고풍스러운 도시의 매력은 그저 눈에 보이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얕은 물결 속에 흐르는 베니스의 과거를 되짚어보면, 한때 이곳은 매혹과 향락의 중심지였다는 점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베니스는 16세기 말에서 18세기 초까지 “유럽의 유흥지”로 불리며 향락의 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이 도시에 살던 창녀들이 무려 2만 명에 달했다고 하니, 당시의 활기와 혼돈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10세기에 이미 실크로드 무역의 중심으로 유럽에서도 가장 강력한 도시 국가였던 베니스였으니 몇 달 만에 육지에 오른 선원들이 돈을 마구 뿌렸을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오늘날의 베니스는 그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지만, 그 속에 깃든 자유분방한 정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과거의 베니스가 여전히 사람들을 손짓하며, 그 시절의 흔적을 찾으려는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듯하다.
베니스에서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즐겨야 한다. 리알토 다리를 건너는 것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베니스의 심장을 가로지르는 순간이다. 이 다리는 단순히 시장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아니라, 베니스의 상업적 번영과 향락의 중심을 상징하는 곳이었다. 다리 아래로는 상인들이 북적였고, 베니스의 창녀들도 이곳을 드나들며 그들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곤돌라를 타고 대운하를 따라 천천히 흘러가 보라. 어둑한 물결 위에서 듣는 곤돌리에레의 노래는 베니스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 같다. 그 노랫소리는 마치 이 도시의 수많은 비밀과 욕망을 담아내는 듯,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베니스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은 그냥 도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느끼는’ 것이다. 창녀 2만 명이 넘던 도시, 음모와 욕망이 꿈틀거리던 도시, 그리고 오늘날엔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이 그 과거의 잔향을 찾으려 모이는 도시. 베니스는 지금도 우리를 향락으로 초대하고 있다. 다만, 그 초대는 조금 더 세련되고 우아한 방식으로 변했을 뿐이다.
베니스에 다녀 온 이야기들을 모아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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