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북부 라플란드의 산타마을 로바니에미의 아침은 고요하다. 이런 고요함은 경험해 보는 것도 행운이며 우리가 서울에서 얼마나 시끄럽게 살아가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밤이 긴 북구의 겨울은 아침 7시가 넘어도 그다지 밝지 않고 창밖으로 눈을 잔뜩 이고 있는 나무들의 풍경을 보며 잠에서 깨어났다. 아침 산책을 나갔다가 밥을 먹으러 가기로 하고 우리는 숙소를 나섰다. 집 앞에 세워둔 크리스마스 트리의 조명이 여명이 밝아오는 속에 더욱 아름답게 사방을 비추고 있었다.
어제 밤에도 갔었던 메인 리셉션 건물로 가다 보니 그곳의 대형 트리도 아직 조명이 켜져 있어 더욱 아름답다.
낮 동안에는 관광객을 받을 것 같은 공원 입구는 눈사태 속에 묻힌것 같은 상태로 우리를 맞이 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M이 문 안으로 들어가 이곳 관리인 흉내를 내고 있다.
공원입구를 지나 계속 걷다 보니 울창한 자작나무 숲이 나타나고 그 뒤편 배경으로 단독 주택들이 늘어서 있다.
눈 밭에 서서 건물 안에서 퍼져나오는 따뜻한 백열전구 불빛을 바라보니 마치 내가 장발장이라도 된 듯 포근함이 그립다.
또 다른 북극권 표지판이 나타났다.
나무들의 모습은 마치 태고를 사는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걱정했던 것보다 기온이 훨씬 높아 기분좋은 산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눈 풍경과 대비되는 태양의 해변을 여행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바꿔보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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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이나 다녔을까. 슬슬 춥고 배가 고프다. 우리는 아침을 서브하는 식당으로 갔다.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보니 벽난로가 있는 실내 풍경보다 훨씬 멋지다.
눈세상이 너무 좋아 밥을 먹고 우리의 방갈로로 갈 때도 멀리 돌아서 걸어갔다. 인적없는 눈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방갈로 단지 근처에 다리들이 놓였는데 눈으로 덮여 어디가 하천인지 구별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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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레인 조차 코를 눈 속에 묻고 늦잠을 자고 있고 그 뒤로 흰 솜으로 잔뜩 장식을 한 크리스마트 트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었다.
5층 높이는 되어보이는 자작나무의 중간까지 눈이 쌓여 있는 앞에서 M을 세우고 인증샷을 찍었다.
우리 방갈로에 거의 왔지만 길은 원시림 같이 나무로 가득하다. 그 사이를 M이 걷고 있다.
아침 산책을 길게 한 후에 뒤늦은 샤워를 하고 로바니에미 시내구경을 하러 나갈 채비를 갖추었다. 산타마을을 떠나기전 핀란드 정부가 공인한 산타가 있는 우체국에 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산타 한국에도 초청을 받아 왔었다고 반갑게 맞이해 준다.
로바니에미 시에는 마침 겨울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10톤은 되어보이는 십여대의 트럭 위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녀가 가득 타고 돌아다닌다. 사람들은 길가에서 그 모습을 보는데 차에 탄 아이들이 사탕을 던져준다.
우리를 본 어떤 여학생이 사탕을 던져주어 맛나게 먹기도 했다.
도시의 중심가는 차가 다니지 않는 200미터 정도되는 거리였는데 길에는 노점상들도 간간이 눈에 뜨였다. 특이한 노점상으 순록의 뿔과 털을 파는 곳이었다. 우리는 작은 털 방석과 순록 뿔이 달린 작은 종을 샀다.
사람들 시선을 끌기 위해 눈 밭에 놓아 둔 커다란 순록 뿔이 흰 배경 위에 위용을 자랑한다.
점심으로 먹은 순록 고기 요리에는 꽁보리밥이 같이 나와 마치 우리 강원도의 토속음식 같았다. 다만 소스가 크림소스라 맛이 서양적이긴 했다.
식사와 커피까지 마시며 아늑한 카페에서 창 밖의 도시 풍경을 감상하며 노닥거리는 동안 옆자리에는 뭔가에 열중하는 홀로 여행객이 있었다.
다시 산타 마을로 돌아왔을 때는 다시 트리에 조명이 켜질만큼 어둑해진 오후였다.
우리 숙소의 창틀에 놓인 화분에도 눈이 소복하다.
방에는 현관과 같은 방향과 현관과 수직한 방향으로 하나씩 두개의 창이 있었다. 다른 창으로 내다 본 모습.
저녁 식사를 하러 가기 전, 내일 출발을 위해 짐 정리를 하며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어지러운 테이블 위는 짐을 정리할 때면 피할 수 없는 풍경이다.
창밖은 시시각각 어두워진다.
휴식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친절한 웨이트리스가 창가 자리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유리에 비친 조명과 바깥의 설경이 또 다른 명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장난기가 발동한 우리는 나이도 잊은채 루돌프 인증샷 찍는 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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