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로비니에미 구경하다 주차장에 돌아가니 50유로 주차티켓이 차 앞에 꼽혀있었다. 주차장 중에도 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있었던 것. 한가한 시골마을이라고 무시한 댓가를 혹독히 치렀다. 벌금내느라 우체국까지 찾아서 물어물어 돈을 낭비한다.
로바니에미를 떠나 더 북쪽으로 가는 날이다. 우리 계획은 렌터카를 기차역에 반납하고 근처의 시외버스 터미날로 가 버스를 타는 것이다.
9:50경 산타와 사진 찍고 출발. 우선 버스터미날에 짐과 m을 내려 놓고, 혼자 기차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주유하느라 십여분 헤메고 도착한 역에는 key drop 만 있다. 차를 놓고 걸어서 버스터미날까지 7분 가량 걸어갔다. 다행히 기온이 영하 5도 정도로 춥지 않았다. 영하 20도 정도가 보통이라는데...
버스 출발하고 보니 공항을 들러서 간다. 역에다 렌터카 반납하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공항에서 픽업했으니 공항에 반납하면 될 걸. 모르니 그렇다. 그리고 버스는 산타 빌리지 앞에서도 사람을 태운다.
이바로까지 오는 길은 백킬로로 달리는 눈쌓인 길.
내가 탄 버스와 마주 오는 트레일러 트럭이 충돌할 것 처럼 무섭다. 편도 1차선 도로에서 그것도 눈이 덮인 길을... 그러나 이곳 사람들에겐 일상인듯 당차게 달린다.
주변의 침엽수 자작나무 탁 트인 호수 까지 어우러져 3시간이 넘는 여행이 지겨운 줄을 몰랐다. 버스에서 내려 터미널 옆의 렌터카 사무실에서 차를 픽업해 호텔로 간다.
이발로는 이발로 강 옆에 발달한 마을로 세계 유명 자동차 및 타이어 회사의 혹한기 테스트장이 있는 곳이다. 우리의 한국타이어도 이곳에 시험장을 가지고 있다.
이 마을에서 북쪽으로 십오분 정도를 가면 이나리 호수가 있다. 호텔 리셉션에 거의 도착했는데 순록들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다.
이나리 호수가에 자리한 오늘 숙소. 이틀밤을 묵을 곳.
그리고 무엇보다 현지인들의 오두막과 같은 느낌이다.
로바니에미의 오두막보다 오래 된 것이긴 해도 침실이 두개에 거실도 넓다. 우리는 방 하나에는 짐을 넣고 다른 방에서 자기로 했다. 커튼을 제치니 침엽수들이 눈을 이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나무집이라 더욱 아늑하고 포근했다.
거실에는 열사람은 앉을 만큼의 소파와 의자가 놓여 있고 벽난로도 있다. 벽난로 뒷편이 침실이 있는 공간이고, 오른편으로는 부엌과 식탁이 있다.
Yoyo Ma의 mission을 튼다.
M은 저녁 식전에 잠시 잠에 빠져 들고 난 여행은 떠나온 후 처음으로 편안한 행복함으로 가득하다.
집 안에 사우나가 있다. 핀란드 사우나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특별히 숙소로 정한 것이었기에 난 바로 사우나를 시작했다. 창밖의 설경을 보며 사우나를 즐긴 것은 좋은 추억이 되었다.
휴식을 마치고 외출하려는데 길가에 순록이 혼자 서 있다.
이나리 호수를 보려고 차를 주차하고 얼어붙은 호수로 갔다. M은 위험하다며 차 앞에서 자꾸 돌아오라고 성화다. 길은 온통 눈으로 덮혀있고 타이어가 지나간 곳만 회색이다. 춥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나리 호반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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