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여행지란 어떤 곳일까요? 화려한 호텔, 멋진 식당, 최고의 명품이 넘쳐나는 쇼핑? 이런 것도 분명 사람들을 유혹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여행을 하다보면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래서 조용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을 발견합니다. 사람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보석같은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어떤 대도시보다 강렬합니다. 특히 홀로 여행을 떠난 사람에게는 이런 곳을 찾는 것이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그런 면에서 그리스는 곳곳에 아름다운 바닷가 작은 마을이 여행자의 마음을 보듬어 줍니다.
이에라페트라에 갔을 때,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받은 인상은 천사라는 이름의 식당의 모습입니다.
L'angolo 주소: Akti Markopoulou 37, Ierapetra
바닷가 산책길을 사이에 두고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는데 조잡한 흰 테이블과 칠이 군데군데 벗겨진 의자가 이상하게 아름다워 보입니다. 누구라도 어서 앉으라고 초대하는 것 같습니다.
번화한 식당가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이태리 레스토랑.
해가 한 풀 기세가 꺽이면 더욱 그 진가를 발하는 식당이기도 합니다. 낮에는 더위를 식히는 맥주 한잔이, 저녁에는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사하라의 바람의 즐기는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립니다.
하우스 와인을 시키면 이렇게 귀여운 디캔터에 담아서 가져옵니다.
이 식당에서 그릴은 피자를 구워내는데 주로 사용됩니다. 장작불에 구워진 시골풍의 푸짐한 모습은 보기만 해도 침이 고입니다.
여행이 마지막으로 가면 마음은 서울에 두고 온 사람들 생각으로 간절해집니다. 와인 한잔으로 무장해제된 여행자에게 주위에서 들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속삭임, 웃음소리는 마음을 후비는 흉기가 됩니다. 그러한 때 조용히 흔들리는 보트가 잠자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됩니다. 보름이 갓 지난 달이 부서지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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